국내 뉴스
2010년 각종 재테크 상품군의 연간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자문형 랩, 원금 비보장형 장외 파생 상품, 금순(順)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삼성증권이 각종 재테크 상품군의 수익률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자문형 랩은 평균 55.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삼성증권이 판매한 자문형 랩 상품 중 설정액 100억 원 이상인 랩의 수익률을 가중평균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0년 8월 기준 랩어카운트 투자금액은 32조3280억 원이다. 2010년 연말까지 40조 원 가까운 자금이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활약으로 랩어카운트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하는 ‘올해 히트 상품’ 중 서비스 및 기타 분야 톱10에 슈퍼스타K, 소셜 미디어 등과 함께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등 원금 비보장형 장외 파생 상품이 37.8%로 2위를 차지했다. 이 수익률도 삼성증권이 2010년 판매한 상품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금값 역시 2010년 동안 26.7% 상승해 수익률 3위의 재테크 수단으로 분석됐다.
각국 대표 지수 상승률로 주식 직접투자 수익률을 따져 보니 동남아 증시가 20.1%로 가장 높았고 국내 증시는 20.0%(코스피 기준)로 뒤를 이었다. 반면 코스닥에 투자했다면 3.0%의 손실을 봤을 것이다.
연간 수익률 55% 달해
펀드 시장에도 차세대 펀드 바람이 불면서 주식형 펀드 중심에서 벗어나 ‘춘추전국’ 양상이 펼쳐졌다.
우선 자문형 랩의 대항마로 출시된 자문형 펀드가 눈길을 끌었다. 일반 주식형 펀드가 보통 50~100개 종목에 투자한다면 자문형 펀드는 20여 개에 집중 투자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한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18.2%로 코스피지수 상승률에 못 미쳤다. 그나마 국내 혼합형(8.3%), 국내 채권형(6.6%), 해외 주식형(6.8%)보다는 양호했다. 테마별 펀드 수익률을 보면 명품 관련 기업들의 주식에 투자하는 럭셔리 펀드가 45.4%로 자문형 랩 수익률에 육박했고 삼성그룹주펀드(30.1%), 녹생성장펀드(28.7%) 등도 두각을 나타냈다.
강남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메자닌(Mezzanine) 펀드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메자닌 펀드는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 관련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채권 펀드 수익률에 주식 수익률을 얹어 순수 채권형 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한다.
국내 회사채(7.5%)와 국고채(6.5%), 1년 만기 정기예금(5.2%)에 돈을 묻어둔 투자자들은 한 자릿수 수익률에 만족해야 했다.
2009년 말 부동산 가격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판단으로 아파트를 산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의 아픔을 겪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당 가격은 2010년 0.4% 하락했고 서울 지역 아파트는 2.5% 떨어졌다. ‘부동산 불패 신화’의 강남 아파트는 3.3% 하락했다.
2010년 재테크 시장을 화려하게 이끈 랩어카운트와 금 등 실물 투자 상품은 2011년 새해에도 가장 기대되는 유망 상품이다. 랩어카운트는 2011년에 ‘진검 승부’의 장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을 비롯한 원자재 상품 또한 눈여겨볼 재테크 키워드다.
전문가들은 새해 인플레이션(inflation)을 시장의 주요한 화두로 본다. 더욱이 본격적인 경기 회복에 따라 수요가 늘어날 천연자원 중 구리(모든 산업재에 들어가기 때문)를 주목하라고 귀띔했다. 각종 이상기후와 농지 축소의 영향으로 농산물 투자 전망도 밝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표적인 실물 자산인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바닥을 찍었다’는 부동산에 대한 재주목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단, 본격적인 경기 회복은 하반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