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핵심 경제 이슈 10] 중국발 물가 상승…한국 경제 ‘위협 요소’ 부상

(4) 차이나플레이션

우리 경제 전반에 차이나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차이나플레이션은 중국(China)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중국발 인플레이션을 말한다.

중국은 그동안 낮은 임금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저가 상품을 공급하며 물가 안정에 기여해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임금과 식품, 부동산 가격 등이 뛰면서 중국의 수출 제품 값도 오르고 있어 우리나라처럼 중국산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의 물가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 7월 이후 28개월 만에 최고치인 5.1%를 기록했다. 더욱이 식료품 가격 상승률은 전체 물가 상승률의 두 배가 넘는 11.7%에 달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11월 수입 물가도 2009년 같은 달보다 8.2% 상승,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12월 13일 “중국의 임금 및 물가 오름세 확대가 수입 물가를 통해 국내 물가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입액 중 중국 비중 1위

<YONHAP PHOTO-1009> Customers queue to weigh meat at a supermarket in Hefei, Anhui province November 17, 2010. Chinese Premier Wen Jiabao has said his government is preparing steps to tame price rises, adding his voice to official efforts to reassure consumers irked by a rapid rise in the price of food. REUTERS/Stringer (CHINA - Tags: BUSINESS FOOD IMAGES OF THE DAY)/2010-11-17 12:56:53/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중국의 물가 상승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상품의 비중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까지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입액은 582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2.4% 급증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의 약 17%에 해당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입액 가운데 중국의 비중은 단일 국가로는 가장 크며 중국산 제품이 제3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것까지 합하면 그 비중은 더 높아진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 연구위원은 ‘차이나플레이션’과 관련해 “세계 교역 시장에서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중국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을 수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의 세계 수출 시장점유율이 13%대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직간접적으로 글로벌 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수입 물가는 제품에 따라 1~6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2011년 상반기에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이런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설탕과 밀가루는 물론 상수도·지하철 요금 등 주요 생활물가 전반에 걸쳐 가격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기업들도 인상 요인이 있는 제품의 가격을 2011년 초에 한꺼번에 올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2.9%로 예상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올해 상반기에는 3.7%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한국은행으로서는 물가 관리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중국의 물가 상승은 중국의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입 국가를 다변화하는 등 물가 관리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현실로 나타나자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CSI)에서 향후 물가를 전망하는 지수는 지난해 11월 141로 지난해 초에 비해 6포인트 올랐다.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물가 상승을 예측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인플레 기대 심리가 빠르게 번지면 소비 심리도 동반 위축돼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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