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히든 챔피언'] ‘딴따라’에서 한국의 ‘디즈니’로 변신

에스엠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대해 많은 투자자들이 아직도 곱지 않은 시각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에스엠은 여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나 과거의 에스엠과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에스엠의 콘텐츠 개발력은 1996년에 1집 앨범을 발매한 원조 아이돌 H.O.T.로부터 SES, 플라이 투 더 스카이, 신화,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f(x) 등을 거치면서 검증되고 있다. 에스엠은 2011년에도 신인 남성 아이돌 그룹들을 데뷔시킬 예정이고 앞으로도 많은 아티스트 배출을 준비하고 있다.

에스엠이 2007년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것은 온라인 음원 유통 등 무리한 사업 확장에 따른 것도 있다. 하지만 당시는 1년에 음반을 발매할 수 있는 가수 라인업이 1~2팀에 불과했고 콤팩트 디스크(CD) 등 음반 시장이 붕괴되면서 매출을 발생시킬 시장이 축소된 것이 더 중요한 요인이었다.

반면 에스엠의 기업 체질은 2009년부터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음반 판매와 음원 등 여타 매출액 발생이 가능한 대형 아티스트만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6개 팀이 되면서 거의 1~2개월마다 신규 앨범이 하나 이상씩 발매될 정도가 됐다.

무엇보다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를 통해 일본이라는 거대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번 소녀시대의 일본 진출 성공에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소녀시대의 성공적인 일본 데뷔는 유튜브·트위터·페이스북 등 새로운 디지털 환경이 준 선물이기 때문이다. 보아와 동방신기는 밑바닥부터 2~3년이 걸려 일본에서 정상급 가수가 되었지만 소녀시대는 유튜브를 통해 미리 형성된 팬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일본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PC에서 수요 ‘폭발’

국내외에서 아이폰·캘럭시S 등 스마트폰 보급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고 아이패드에 이어 좀더 작은 태블릿 PC인 갤럭시탭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이미 스마트 TV를 출시했고, 구글TV에 이어 애플TV도 출시될 예정이다.

이러한 주변기기의 급격한 스마트화는 더 많은 동영상 수요를 창출할 것이고 유튜브·트위터·페이스북 등의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1위의 음악 기업인 에스엠은 폭 넓은 신한류의 확산이 일본 이외의 나라에서도 많은 사업 기회를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2010년 4분기에도 동방신기의 로열티 수입 감소에 대한 우려와 달리 견조한 실적 흐름을 기록할 전망이다. 4분기부터 소녀시대의 일본 매출액이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1년에서 2012년까지 이어지는 실적 변수들이 확인되고 있다.

소녀시대가 일본 데뷔와 동시에 출시한 첫 번째 싱글 앨범 ‘지니(Genie)’가 15만 장 이상 판매된 가운데 두 번째 싱글 앨범 ‘지(Gee)’ 선주문이 15만 장 이상인 것으로 보도됐다. 소녀시대는 연내에 세 번째 일본 싱글과 2011년 상반기에 첫 번째 일본 정규 앨범을 발매할 것으로 보인다.

또 소녀시대에 이어 샤이니,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2인 등이 2011년에 속속 일본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더욱이 동방신기 이후에 진출하는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의 로열티 배분 비율은 동방신기와 비교해 배증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1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52억 원과 457억 원으로 예상된다.

‘매수’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 3만 원을 제시한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적정 밸류에이션 기준은 개별 기업별로 상이하고 기업의 흥행 상황이나 새로운 디바이스나 유통 경로 출현과 쇠퇴 등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 정도에 따라 큰 격차를 기록하고 있다.

디즈니는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며 현재는 미디어 기업에 가까운 매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디즈니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라이언킹’과 ‘토이스토리’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1986년에서 1998년 사이에 시가총액이 23배 증가했다. 우리는 디즈니가 성장기에 시장 주가수익률(PER)보다 2~3배 높은 PER로 거래됐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왜냐하면 에스엠은 지금 성장기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1968년생. 93년 동국대 경영학과 졸업. 95년 유화증권 리서치센터. 2000년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2005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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