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올해의 CEO] 젊은 삼성 이끄는 ‘파이어니어’

제조업 부문_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올 3분기 국내외 사업장을 합한 연결 기준으로 매출 40조2300억 원, 영업이익 4조8600억 원, 순이익 4조4600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지난 10월 밝혔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성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2.1%, 영업이익은 15.2% 증가한 규모다. 매출은 사상 최대 규모이고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이 같은 호실적은 어려운 글로벌 환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체질을 더욱 탄탄하게 키워낸 최지성 부회장의 공이 크다는 게 대내외적 평가다. 실제로 지난 12월 3일 단행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최 부회장은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대표이사에 오른 지 1년 만에, 또 사장에 오른 지 7년 만에 국내 최대 기업의 단독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것이다.

“내년 30조 투자할 것”

최 부회장 취임 후 이뤄진 대규모 조직 개편을 통해 삼성전자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부품(DS)과 세트(DMC) 부문으로 나뉘었던 조직을 개편, 독립 사업부 체제로 전환하면서 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 것.

이에 따라 TV 사업의 글로벌 1위 위상 확보 및 휴대전화 사업의 1위 도약 기반을 마련했고 반도체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하는 등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성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 부회장은 앞으로 신규 사업의 성장 기반을 공고하게 다져 나가는 한편 사장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게 될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함께 ‘젊은 삼성’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최 부회장의 가장 큰 강점은 반도체·휴대전화·TV 등 주요 제품을 두루 거쳤다는 것이다. 문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숱한 엔지니어들을 제쳤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인지 관련 일화가 유독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198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1인 소장으로 재직할 시절의 얘기다. 1000페이지 분량의 원어 기술 교재를 달달 외운 것은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회자되는 일화다.

프랑크푸르트에 부임한 첫해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직접 팔고 다녔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지금까지 따라다니는 ‘디지털 보부상’, ‘독일 병정’ 등의 수식어도 이때 생긴 것이다.

2011년 최 부회장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가 내년도에 약 30조 원을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 예상 투자 규모인 20조 원 대비 50%가량 증가한 사상 최대 규모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의료 기기 제조회사인 메디슨을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사업 역량을 초음파 진단기기 분야에 접목해 신성장 동력인 헬스 케어 사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약력 : 1951년생. 서울고. 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92년 삼성전자 메모리수출담당 사업부장. 93년 회장비서실 이사. 2000년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사업부장 부사장. 2005년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2009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2010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현).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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