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명품 시장의 화려한 변신] ‘클래식·체크무늬·캐시미어’가 대세

아이템별 명품 트렌드

최근 패션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남성 패션 트렌드는 ①클래식 라인 ②과감한 체크무늬 ③캐시미어 소재 ④갈색 구두다. 최근 남성들이 또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슈트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캐주얼이다.

비즈니스 캐주얼을 도입한 대기업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남자들의 옷차림도 슈트 일색에서 벗어나고 있는데, 문제는 비즈니스 캐주얼은 웬만한 패션 감각을 갖추지 않으면 쉽게 소화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삼성그룹이 비즈니스 캐주얼을 도입하던 초창기, 삼성 임직원들은 ‘사내 할인’되는 제일모직 브랜드로 일제히 달려가 전면에 디스플레이된 재킷·바지·셔츠 등을 닥치는 대로 샀다.

주말 쇼핑 후 월요일 아침, 엘리베이터에 탄 임원·부장·과장이 모두 똑같은 옷을 입고 왔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전해지기도 한다. 정형화된 옷 입기에 익숙해진 때문에 캐주얼을 슈트 입듯이 했기 때문이었다.

캐주얼이 슈트보다 더 입기 쉬울 것 같지만, 촌스럽지 않게 입기가 쉽지 않다. 아이템별로 3~4가지의 서로 다른 색상과 패턴을 가진 옷을 사서 배합해야 하는데, 이것을 ‘믹스 앤드 매치(Mix & Match)’라고 한다. 이제 남성들도 옷장에 서너 벌씩의 ‘출근복’을 갖추고 매일 똑같이 않도록 많은 ‘경우의 수’를 연구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 비즈니스 캐주얼이 도입되면서 국내 남성 패션 업체들은 즐거운 웃음을 짓고 있다. 비즈니스 캐주얼이 도입됐다고는 하지만 슈트를 입어야 할 때는 분명히 있다. 기존의 슈트 시장은 그대로인데 남성 캐주얼 시장은 몇 배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백화점마다 남성 전용 매장을 속속 개장하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① 클래식 라인

‘클래식’ 라인은 ‘트렌디’의 상대적 개념이다. 흔히 떠올리는 남성 복식의 기본적인 형태가 클래식이다. 한때 기본적인 스타일에 변형을 준 여러 가지 스타일의 슈트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지만 다시 대세는 클래식이다.

클래식 중에서도 흔히 말하는 ‘이태리’ 스타일을 정통으로 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유행은 옷과 피부 사이가 많이 떨어져 있지 않은 타이트한 옷차림이 대세다. 일본 남자들처럼 아예 바지조차 다리에 딱 달라붙게 입지는 못하더라도 헐렁한 슈트는 멀리 해야 할 대상이다.

남성복 매장에서는 똑같은 손님도 예전에 입던 것보다 한 치수 작은 것을 달라고 요청한다고 전해진다. 또 사이즈 자체도 100, 105처럼 정형화되지 않고 97, 103, 106처럼 치수를 낮추고 있다.

② 과감한 체크무늬

최근 남성복 브로슈어나 패션 잡지를 보면 과감한 체크무늬 재킷이 자주 보이고 있다. 예전처럼 미세하게 선을 넣은 체크무늬가 아니라 과감하게 눈에 확 띄는 체크무늬다.

체크무늬가 크고 눈에 띌수록 캐주얼한 느낌이 들고, 잔잔하고 차분한 체크무늬는 포멀하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③ 캐시미어 소재

소재가 고급스러워지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옷을 고를 때 가장 먼저 신경 쓰는 것이 첫째 스타일, 둘째 색상이라면 소재는 마지막 선택 요소다. 옷을 많이 입어 볼수록 소재에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이미 여성들은 캐시미어나 실크의 소재가 주는 차이를 잘 알고 있고, 많은 여성복들이 이를 적용하고 있다.

예전에 그 차이를 몰랐던 남성들도 요즘은 캐시미어 소재를 많이 찾고 있다. 캐시미어는 재킷·니트·머플러 등 다양한 아이템에 적용될 수 있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에 정착되고 있다.

캐시미어가 각광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실루엣 때문이다. 최근 사이즈를 작게 입는 경향도 캐시미어 유행에 한몫했다.

비싼 만큼 얇으면서도 따뜻하기 때문에 겨울철 실루엣을 망치지 않고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 모 소재 니트처럼 두껍게 입어 둔하게 보였다면 캐시미어는 입지 않은 듯 보이면서도 보온성을 겸비할 수 있는 것.

④ 갈색 구두

이제 갈색 구두의 판매량이 검정 구두를 넘어섰다는 것이 MD들의 중론이다. 더욱이 비즈니스 캐주얼 도입으로 검정 구두의 입지가 많이 줄어들었다.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을 때 아이템별로 2~3가지 종류를 갖추다 보니 구두 또한 모양과 색상이 다양해졌다. 여성들을 예로 들면 대개 ‘옷→구두→가방’ 순으로 가짓수가 많아진다고 한다.

⑤ 보타이

보타이(bow tie: 일명 나비 넥타이)를 맨 남성들이 늘고 있다. 턱시도뿐만 아니라 일반 사무실에서도 멋스런 보타이를 맨 남성들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나이대도 20대에서 30, 40대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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