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제주항공 마닐라·세부 노선 취항

저비용 항공사 본격 국제선 대결

제주항공(대표 김종철)이 일본 시장의 성공적인 안착을 발판으로 11월 24일과 25일 잇따라 필리핀 마닐라와 세부 노선 취항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올겨울에 동남아 여행을 준비하는 소비자의 ‘셈’이 복잡해졌다. 이와 함께 동북아와 동남아 항공사 간의 고객 유치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동남아 여행은 국내 기존 항공사와 상대적으로 값싼 동남아 항공사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은 물론 동남아 국적의 저비용 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이 연이어 노선을 개설하면서 이에 따른 일정과 비용에 대한 여행자의 선택권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국적의 LCC 가운데 동남아 정기 노선 첫 취항은 저비용 항공사의 맏형 격인 제주항공이 지난 2009년 4월부터 인천~태국(방콕) 노선에 이어 올 들어 지난 10월 27일 인천~홍콩 노선에 취항했고 11월 24일 인천~필리핀(마닐라), 11월 25일 부산~필리핀(세부) 노선 등을 잇달아 개설했다. 이로써 제주항공은 4개국 7개 도시 8개 정기 노선을 개설하며 국적 LCC 가운데 가장 많은 국제선 취항 항공사가 됐다.

진에어는 지난 10월 26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이 단독 운항하던 인천~필리핀(클락) 노선 운항을 시작했고 11월 29일부터 인천~마카오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부산을 기점으로 국제선을 확대하고 있는 에어부산은 12월 23일 부산~필리핀(세부) 노선에 이어 내년 1월 27일에는 부산~타이베이 노선에 취항할 계획이다.

추가비용 부담 꼼꼼히 챙겨야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 LCC의 거센 공세에 맞서 에어아시아X·세부퍼시픽·에어마카오 등 대표적인 동남아 LCC들도 동북아 시장을 잡기 위한 신규 취항 및 증편 등을 서두르고 있다.

인천~마닐라 노선에 주 7회 운항 중인 세부퍼시픽은 내년 초 운항 횟수를 주 14회로 2배나 늘린다. 세부퍼시픽은 인천 외에도 부산~세부 노선에 주 4회 운항하고 있어 신규 취항하는 제주항공 및 에어부산과 3각 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또한 아시아 최대 LCC로 불리는 에어아시아X는 11월 1일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 신규 취항을 통해 동북아 시장에 첫 진출했으며, 세부퍼시픽과 에어마카오는 대규모 증편을 계획하고 있는 등 동아시아 주요 노선에서 동북아와 동남아 LCC 간에 하늘길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홍콩 및 마카오 노선은 지난 10월 27일 제주항공이 인천~홍콩 노선에 취항한데 이어 진에어가 11월 29일 인천~마카오 노선에 신규 취항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더욱이 마카오 노선은 진에어가 뛰어들자 그동안 단독 취항해 왔던 에어마카오가 12월부터 운항 횟수를 현재 주 7회에서 11회로 늘리면서 고객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또 부산~타이베이 노선은 내년 1월 27일 에어부산이 취항할 예정이어서 그동안 부산~가오슝과 대구~타이베이 등 부정기편 운항을 통해 영남권에서 기반을 다져온 부흥항공과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편 LCC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일정과 운임 등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LCC는 기존 항공사 대비 30% 이상 저렴한 운임을 기본으로 책정하고 여기에 10만 원대의 왕복 항공권 등 파격적인 할인 이벤트를 수시로 진행하고 있어 동남아 여행에 따른 부담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달 초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에 신규 취항하며 편도 6만 원짜리 특가 이벤트를 진행했던 에어아시아X나 세부퍼시픽 등 일부 동남아 LCC는 위탁 수하물과 기내식 등에 대해서도 추가비용을 부과하기 때문에 꼼꼼한 비교가 필수적이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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