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중일 100대 기업] 유·무선 절대 강자…자회사만 300여 개

5위 NTT

NTT는 일본 최대 통신 업체다. 동시에 NTT그룹의 지주회사다. 원래는 정부 공사였는데 민영화됐다. 1985년 시장 개방, 경쟁 유도 등 신자유주의적인 미국의 압력에 전매공사·국철 등과 함께 민영화가 결정됐다.

이전까지 통신사업은 정부의 독점사업이었다. 민영화 이후에도 독점 구조는 쉽게 깨지지 않고 있다. 100년 이상 구축해 온 독점 파워가 그만큼 견고했다. 이에 따라 1999년 재차 지주회사 밑에 기능별로 회사를 분할·재편하기도 했지만 효과는 별로였다. 지역 전화를 독점한 가운데 휴대전화·장거리전화 등에서의 시장점유율이 높다.

전신은 일본전신전화공사(전전공사)다. 1868년 전신 사업의 정부 운영이 결정되면서 1869년 도쿄·요코하마 전신 서비스가 시작된 게 원류다. 이후 1952년 특수법인으로 공사가 설립됐다. 최대 주주는 정부(재무대신)로 33.71%를 보유했다(2010년 10월). ‘NTT법’에 의해 정부가 전체 주식의 3분의 1을 보유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지주회사답게 자회사는 물론 손자회사가 수백 개에 이른다. 유력 자회사만 300개에 육박한다. 지주회사는 5대 사업회사로 구분된다. 지역통신사업(동일본·서일본전신전화), 장거리·국제통신사업(NTT커뮤니케이션), 이동통신사업(NTT도코모), 데이터통신사업(NTT데이터), 기타(부동산·금융 등) 등으로 나뉜다. NTT데이터는 지원 파트 자회사만 158개에 달한다.


주력은 NTT도코모다.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 최대 플레이어다. 무선 인터넷 아이모드로 대성공을 거두며 시장점유율 50%를 웃도는 독점기업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갤럭시S)의 일본 공급사이자 KT 2대 주주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회사다. 11월 말 현재 주가는 3800엔대로 4000엔 돌파에 임박했다. 2007년 상반기 땐 6000엔대를 웃도는 강세를 보였다. 종업원(연결)은 20만3473명이다.

엔고 수혜 힘입어 해외 진출 가속페달

2009년 매출(10조1813억 엔)과 당기순이익(4922억 엔)은 전년(각각 10조4163억 엔, 5386억 엔)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과거 5년간 매출 10조 엔대와 순이익 5000억 엔대의 안정적인 실적을 지켜왔다는 결론이다.

세부적인 매출 비중(2009년)은 이동통신 사업(4조2844억 엔)과 지역 통신 사업(3조9643억 엔)이 양축을 차지한다. 반면 최대 수익 기반은 영업이익 8284억 엔을 기록한 NTT도코모의 이동통신 사업이다.

반면 지역 통신 사업의 수익 기여도(821억 엔)는 기대 이하다. 기기별 계약 추이를 보면 확실히 이동통신이 대세로 분석된다. 고정 전화 가입자는 2005년 4691만 대에서 2009년 3323만 대로 줄어든 반면 휴대전화는 같은 기간 5114만 대에서 5608만 대로 증가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위기와 기회의 공존 상태로 이해된다. 내수 침체 불안 속에서도 수익 기반 기대도 높기 때문이다. 미래 지향적인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지난 2008년엔 중기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서비스 창조 그룹을 목표로 한다는 게 핵심 요지다. 고품질의 유연한 차세대 네트워크를 비롯한 브로드밴드 접근 기반을 구축해 최고의 관련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엔고 수혜에 힘입어 해외 부문의 인수·합병(M&A)에도 공을 들인다.

축소되고 있는 내수 기반만으로는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의 발로가 엔고 기회와 맞아떨어진 결과다. 실제 지난 7월엔 남아공 기업(디멘션데이터)을 2900억 엔에 인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TT의 앞날이 무난하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경쟁 격화가 우려된다. 경기 침체로 기업의 설비 투자가 감소·정체되는 가운데 네트워크의 IP화와 브로드밴드·유비쿼터스화가 심화되고 있다.

전영수 게이오대 경제학부 방문교수 change4d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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