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중일 100대 기업] 중국 최초 은행…금융 국제화 ‘선두 주자’

8위 중국은행

중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외환은행과 성격이 비슷한 상업은행이다. 중국의 5대 상업은행 중 공상은행과 건설은행에 이어 규모 3위에 해당하지만 국제화 수준은 가장 앞선다. 또 전체 자산에서 고수익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가장 높아 수익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행은 중국 최초의 은행이다. 아편전쟁 후 외국 은행들이 중국에 들어와 국제 외환 업무와 지폐 발행 등을 독점하자 중국의 지식인들은 1905년 베이징에 중국 최초의 은행인 후부(戶部)은행을 설립한다.

이 은행은 1908년에 이름을 다칭(大淸)은행으로 바꾸고 청나라의 중앙은행 역할을 했다. 다칭은행은 1911년까지 중국의 주요 도시와 무역항 등에 35개의 지점을 설립해 중국 내 최대 은행이 됐다. 청나라가 무너진 후 다칭은행은 중국은행으로 이름을 바꿔 국민당 정부에서 1949년까지 중앙은행 역할을 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이후에는 국가 외환 무역 전문 은행으로 바뀌었으며 지난 2004년에는 중국 내 처음으로 주식회사 형태의 은행으로 탈바꿈했다. 또 2006년 6월과 7월에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각각 상장돼 홍콩과 내륙지역에 동시 상장된 첫 번째 중국 상업은행이 됐다.


중국은행의 최대 주주는 국부 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산하의 중앙후이진투자공사로 67.53%의 지분을 갖고 있다. 후이진공사는 중국 국영 은행들의 지분을 관리하고 있는 투자회사다.

중국은행은 산하에 홍콩의 3대 상업은행의 하나인 중국은행홍콩을 비롯해 투자은행인 중은국제, 보험회사인 중은보험 등의 금융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발권은행 역할을 하고 있다.

고수익 자산 비중 높아

중국은행은 중국 내 은행 중에서 해외 자산이 가장 많을 정도로 국제화 수준이 가장 앞서 있다. 전체 수입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22%나 된다. 미국과 유럽 등의 글로벌 은행들의 평균 수준인 35%에 비해서는 떨어지지만 중국 5대 은행의 평균 6%에 비하면 훨씬 높다.

현재 중국 대륙과 홍콩 마카오 등 29개 국가에서 상업은행과 기업금융 그리고 개인 금융, 금융시장 서비스 업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샤오강 중국은행 행장은 “해외 인민폐 업무를 특히 중시하고 해외 상품의 전문화 수준도 높일 계획”이라며 “해외 진출 기업과 주민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현지의 주류 사회에 진입하겠다는 전략을 충실히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국은행은 아세안 지역의 은행 인수를 검토하는 등 해외 은행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중국은행은 국내에도 가장 먼저 진출했다. 지난 1992년 한중 수교의 해에 서울 대표 사무소 설립으로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중국은행은 1994년 1월 지점을 개설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안산·대구·구로 등에 지점을 두고 있다.

중국은행은 중국의 강력한 경제 성장세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자회사를 포함한 이 회사의 세후 이익은 829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7.48%나 증가했다. 중국은행만으로는 이익금이 792억 위안으로 27.7% 늘었다.

더욱이 영업수익에서 비이자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30%가 넘어 수익 기반이 다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순이안 궈위안증권 연구원은 “중국은행은 그동안 저금리자산을 줄이고 고수익 자산 비중을 높이는 적극적인 자산구조조정을 실시해 왔다”며 “수익 자산 중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8월 말 현재 57.4%로 높은 편이어서 향후 영업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태완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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