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리드’, 전혀 지루하지 않은 관 속 90분

더 이상 ‘새로운’ 영화가 있을까. 세계 영화계에는 여전히 새로운 스타들이 등장하고 기존의 흥행 기록을 깨는 영화들이 변함없이 등장하지만 그것이 전적으로 어떤 ‘영화적’ 갈증을 해소해 주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베리드’는 영화에 여전히 ‘아이디어’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화는 상영 시간 내내 좁은 관 안에만 머무른다.

이라크에서 근무하는 미국인 트럭 운전사 폴 콘로이(라이언 레널즈 분)는 습격을 받고 난 다음 눈을 떠보니 자신이 어딘가에 묻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진 것이라곤 라이터와 칼, 그리고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휴대전화뿐이다. 그는 오직 휴대전화 하나만으로 필사적인 탈출 작전을 시도한다. 아내·친구·911·국방부·회사 등 닥치는 대로 연락을 ‘때리는’ 것이다.

콘로이에게 주어진 시간은 산소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90여 분 정도다. 영화는 마치 ‘현대사회에서 휴대전화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처럼 콘로이의 통화를 뒤쫓는다.

집으로 전화하니 자동 응답기만 울어대고 정부에 전화하니 긴박한 상황과 별개로 다른 부서로 연결하며 회사는 비정하게 어떻게든 자기네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강조다. 하지만 분노해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산소만큼이나 배터리도 떨어져 간다. 관객으로 하여금 주인공과 동일시하게 만드는 흡인력은 상당하다. ‘도대체 나라면 어떻게 할까.’ 마치 스스로가 같은 상황에 처한 것처럼 극도의 서스펜스가 휘몰아친다.

마치 배우 개런티 정도밖에 들지 않았을 것 같은 ‘베리드’는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공개돼 이제는 할리우드의 거장이 된 크리스토퍼 놀란(‘다크 나이트’, ‘인셉션’)의 인상적인 데뷔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그만큼 독보적인 아이디어로 빛나는 이 영화는 단 1m도 움직이지 않으면서 극도의 공포와 스릴러를 끌어낸다. 휴대전화 하나에만 의지해 호흡을 헐떡이며 사투를 벌이는 라이언 레널즈의 명연기는 단연 발군이다.

그 와중에도 관 속으로 기어들어온 뱀과 싸우기도 하니, 심지어 그는 부자연스러운 몸으로 액션 연기까지 펼치는 셈이다. 그렇게 마치 1인칭 모노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구성임에도 전혀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그의 절박함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리드’는 독창적인 장르 영화 그 이상의 충실한 ‘반전(反轉)영화’다. 구조 대원들이 달려오면서 펼쳐지는 충격적인 반전은 단연 올해의 라스트신 중 하나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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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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