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홀수 해마다 강세…주가도 ‘저평가’

‘2011년 삼성전자를 좋게 보는 10가지 이유’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신영증권 이승우·홍순혁 애널리스트가 펴낸 ‘2011년 삼성전자를 좋게 보는 10가지 이유’를 선정했다. 시가총액 120조 원에 달하는 삼성전자는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10%가량을 차지한다. 결국 최근 논의되는 한국 증시의 재평가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재평가되지 않고는 힘들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의견은 ‘매수’를 유지하며 목표 주가는 종전 96만 원에서 103만 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3조900억 원으로 3분기 4조8600억 원 대비 큰 폭 하락이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점진적인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2011년 연간 예상 실적은 매출액 161조5000억 원, 영업이익 16조6000억 원, 순이익 14조9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2011년 삼성전자의 성장에 대해서는 크게 10가지 이유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첫째, 해외 D램 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가면서 2011년 연초 이후부터는 D램 가격 하락세가 둔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4월 초 3달러를 웃돌던 DDR3 가격은 7개월 만에 50% 이상 폭락하며 1달러40센트를 밑돌고 있다. 이 정도 가격 수준에서는 원가 경쟁력이 높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제외한 모든 업체들이 요술을 부리지 않는 한 적자를 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얼마 전 감산을 발표한 엘피다에 이어 다른 대만 업체들도 추가적인 감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의 감산 효과가 나타나는 약 3개월 뒤부터는 D램 가격의 하락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모바일 컴퓨팅 기기의 수요 증가로 낸드(NAND)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 수요는 2010년 2억6600만 대에서 2011년에는 4억 대 이상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평균 저장 용량도 8.1GB에서 14.4GB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태블릿 PC 역시 올해 약 1500만 대에서 5700만 대로 4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에 쓰이는 낸드 수요는 올해 21억6000만GB에서 60억3000만GB로 점프하고, 태블릿용 낸드 수요도 올해 4.2GB에서 2011년에는 약 20억GB까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서버 분야에서 그린 컴퓨팅을 위한 저전력 D램과 SSD 수요의 증가로 삼성전자의 수혜가 예상된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운용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의 DDR3 솔루션을 사용하면 시스템의 메모리 사용 전력을 최대 84%까지 절감해 운용비용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 이에 따라 2011년 서버의 전력 소모를 낮추기 위한 저전력 반도체 수요가 확대될 것이고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솔루션을 갖춘 삼성전자의 수혜가 예상된다.

저전력 서버 솔루션 ‘주목’

넷째,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앞으로 공급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D램 업체들의 현금 보유액은 매우 적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의 설비 투자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 갤럭시S와 갤럭시탭의 성공으로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세계 100대 브랜드 중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194억9000만 달러로 19위를 차지했다.

높은 브랜드 가치는 B2C 시장에서 신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삼성은 휴대전화에서 쌓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선진국 프리미엄 TV 분야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며, 심지어 유럽 노트북 시장에서도 그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여섯째, 삼성전자의 실적은 4분기를 저점으로 분기 실적 사이클이 상승세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실적이라는 펀더멘털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분기 영업이익이 저점이라는 것은 그 무엇보다 주가 상승을 위한 좋은 시그널로 해석된다.

일곱째, 주력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과 점유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 D램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휴대전화 부문에서도 삼성전자는 노키아와의 간격을 계속 좁히고 있다.

더욱이 주요 스마트폰 업체 중 삼성전자의 출하량 증가율이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또 세계 최대 TV 시장인 미국에서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최상위 프리미엄급 제품에서는 그 격차가 두드러진다.

여덟째, 주가는 2004년 이후 코스피 대비 40%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한 것으로 파악돼 추가 약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이후 약 80개월 동안 코스피지수는 두 배 이상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은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보여줬던 실적과 시장 지배력, 엄청난 경쟁력 차이 등을 감안하면 적어도 삼성전자 주가가 코스피 대비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

아홉째, 삼성전자의 주가는 역사적으로 홀수 해에 강세를 보일 때가 많았다.

열째, 지난 11년간의 누적 이익이 세계 주요 IT 제조업체 중 1위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밸류에이션이 가장 저평가돼 있다. 2000년 이후 삼성전자는 2010년까지 776억 달러의 순이익을 거둬 인텔과 휴렉팩커드(HP) 등 세계적인 IT 강자들에조차 장기간의 이익 창출에서 앞서고 있다.

반면 현재 시가총액은 11년간 누적 순이익의 1.42배로 인텔(1.72배)·HP(1.84배)·TSMC(1.93배)·혼하이(2.45배) 등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바이오 분야, 타 기업 인수할 듯

한편 기존 사업과 함께 신성장 동력 사업도 주목해야 한다. 삼성그룹은 지난 5월 태양전지, 자동차용 2차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및 제약, 의료 기기 등 다섯 개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지정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태양전지, 바이오 및 제약과 의료기기에 깊이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삼성전자는 태양전지 사업에 2020년까지 6조 원을 투자할 계획을 수립했으며 10년 후부터 연간 10조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9년 기준으로 셀 생산능력이 1GW를 넘는 태양전지 제조업체는 썬택 2개사뿐이지만 2010년과 2011년 기준 많은 업체들이 증설에 나서 2011년에는 GW급 설비는 갖춰야 세계 톱10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영증권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2020년까지 6조 원을 투자한다면 삼성전자의 태양전지 셀 생산능력은 8~10GW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오 및 제약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삼성의료원과 협업해 2조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의료기기 부문에서는 2020년까지 총 1조2000억 원을 투입해 2020년까지 총 11조8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네임 밸류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존 산업과의 연관성이 적고 노하우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은 한 제약사의 핵심 임원을 영입하려다가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으며 세종시에 입주시킬 의료기기 공장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결국 삼성이 이 분야에서 국내 및 해외 업체들에 대한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학 석사. 대우경제연구소. 리캐피탈. 메리츠증권. 신영증권 반도체 및 IT애널리스트(현).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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