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공신들의 공부법 궁금하시죠?”

조남호 스터디코드 대표

스터디코드는 공부 방법을 가르치고 컨설팅하는 업체다. 공부법만으로 어떻게 사업 모델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조 대표가 공부법에 관심을 가진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다.

“대입 전국 수석 합격자들이 늘 ‘교과서만으로 공부했어요’라고 얘기하는데, 똑같은 교과서로 누구는 전국 1등을 하고 누구는 대입에서 탈락하는 차이가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입 수석 합격자의 수기를 닥치는 대로 읽으며 그 차이를 분석하는 엉뚱한 공부를 시작했죠.”

조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한 이후 자신이 입시에서 성공했던 방식으로 가르친 6명의 수험생들이 서울대에 들어가자 이들과 의기투합해 서울대생 3122명을 심층 면접하고 그들의 공부법을 연구했다.

스터디코드의 기본 개념은 이렇다. “우등생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부의 기본은 ‘시험공부’가 아니라 평소의 ‘기반 학습’입니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무작정 정보량을 늘리는 ‘무개념 학습’이 아니라 정보를 선별해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우는 ‘스마트 스터디’를 잘하는 겁니다.” 서울대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4만 건의 데이터는 스터디코드 사업의 기반이 됐다.

그러나 사업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수익 모델이 필요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조 대표는 네이버(NHN) 초창기 때 글로벌 IT전략팀에서 일하고 온라인 교육 업체 이투스에서 교육 콘텐츠 제작을 맡으며 사업의 모델을 그려갔다.

이러다 보니 2004~ 2005년에는 주간에 NHN, 주말에 이투스, 야간에 스터디코드 일을 하는 ‘스리 잡(three job)’을 병행해야 했다. NHN과 이투스에서 받은 봉급을 모두 스터디코드에 쏟아 붓던 때였다.

‘누가 공부법을 돈 내고 들으려고 하겠느냐’는 주위의 의구심 속에서도 2007년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2007년 3억 원, 2008년 9억 원, 2009년 16억 원, 2010년 22억 원(예상)으로 매년 2배 가까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스터디코드는 현재 본점을 포함해 3개 강의장(교대역·대치동·청담동)에서 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고 온라인 유료회원 1만 2000여 명을 확보하고 있다. 한편 스터디코드는 태블릿 PC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1대1 공부관리를 받을 수 있는 '코드7' 서비스를 개발해 회원 300명에게 시범서비스 중이다. “지금까지는 성장보다 연구·개발에 초점을 뒀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될 겁니다”라는 스터디코드는 4년 내 전국 지점 150개, 유료 회원 5만 명, 매출 7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메가스터디’를 능가하는 종합 교육 그룹을 만들겠다”는 것이 조 대표의 포부다. “1타 강사 위주의 기존 학원 강의는 ‘강사 중심주의’입니다. ‘강의는 참 좋다. 그런데 내 성적은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 학생들의 생각입니다. 그러나 스터디코드는 ‘학생 중심주의’입니다.”

조 대표는 학원에 가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학생·학부모의 심리를 이용한 학원의 상술에 대해서도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내친 김에 학원을 직접 평가하고 정보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원들이 명예훼손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영화 평론가들이 영화를 혹평하면 감독이 평론가를 명예훼손이라고 고소합니까. 학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학원을 잘 이용하자는 것입니다”라고 반문했다.

약력 : 1979년생.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2000~2005년 NHN 글로벌 IT전략팀. 2004~2006년 이투스 콘텐츠개발팀. 2000년 스터디코드 대표(현).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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