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새롭고 다채롭게’…변신 또 변신

성공하는 점포 탐구 - ‘황금족발’

어느 지역이나 지인이 찾아오면 손잡고 가는 대표 맛집들이 있게 마련이다. ‘황금족발’은 안양 1번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지역 명물이다. 매일 뜨끈한 족발을 삶아 놓으면 팔려나가기 바쁘니 동네에선 줄 서서 먹는 대박집으로 통한다는데 과연 맛집은 맛집이다.

132㎡ 규모의 가게에서 실제 판매하는 월 총매출은 거의 평균 1억5000만 원에 달하니 어지간한 가게 4~5곳을 합해야 나올법한 매출이다. 원선중(45) 사장이 처음 안양 1번가 상권에 개점했을 때, 남들은 그다지 좋지 않은 입지를 지적하며 걱정했지만 꾸준한 입소문이 오늘날의 가게를 이뤄냈다고.

이후 5년을 하루같이 매일 직접 고른 30여 가지의 재료를 넣고 족발을 삶고 있다. 족발집마다 주방에 자물쇠를 걸어놓고 지킨다는 보물1호 족물(족발 삶은 물)은 이런 가게의 세월이 담겨 흉내 낼 수 없는 독창적인 맛을 만들어 내며 지역의 명물가게를 튼실하게 지켜내고 있다.


줄 서서 먹는 대박집 만들어

여타의 족발집이라면 메뉴판에는 잘해야 족발 대·중·소가 고작이겠지만 황금족발의 메뉴판은 새롭고 풍성하다. 바로 삶아 부드러우면서 깔끔한 맛이 트레이드마크라는 기본 족발은 차치하고 해파리냉채에 겨자 소스를 끼얹어 상큼한 맛을 내는 냉채족발에서부터 얼큰한 해물찜을 연상시키는 콩나물해물족발·매운양념족발·족발고추잡채에 이르기까지 이름도 뭔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새로운 메뉴들이 많다.

중국식 고추잡채에서 힌트를 얻은 족발고추잡채와 매운양념족발은 20, 30대의 젊은 층의 선호가 높고, 추가로 만든 사이드 메뉴인 쟁반국수와 굴보쌈은 장년층이 선호해 다양한 고객층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족발이라는 오래된 장수 아이템을 이렇게 변신시키고 끊임없이 신메뉴를 개발하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왔을까. 원 사장은 황금족발을 개점하기 전, 20대 젊은 시절부터 요식업에 투신했다.

“해보지 않은 것 빼고는 다 해봤다”는 그는 커피점에서부터 피자 전문점, 일식집, 퓨전 포장마차까지 다양한 요식업을 경험했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 이제는 주방이 돌아가는 것과 재료를 낭비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메뉴들을 내놓고 운영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긴 것.

매출이 높은 가게는 손님들이 먼저 알고 전수 창업을 물어온다. 원 사장은 안양의 가게 외에도 광명시와 인천 선학동에도 가게를 더 냈지만 전수를 원하는 사람들의 요청에 결국 수원 성대 앞과 일산에 가게를 열어주었다.

결과적으로 직영점 3개에 가맹점 2개의 본점이 되어 버린 것. 이렇게 된 바에 ‘대한민국 최고 족발 브랜드를 만들어 보자’는 욕심이 생겼다는 그는 프랜차이즈화를 결심했다.

이미 직영점을 만드는 과정에서 족발 조리 과정을 매뉴얼화해 본점의 맛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작업을 마친 터라 가맹 사업에도 일단 기초 단계를 닦은 셈. 본점의 주방 핵심인 육수를 가맹점에 그대로 분양해 족발 맛을 유지할 수 있게 하고 나머지 주 원재료는 가공해 그대로 보내니 별다른 기술이 없어도 대박집인 황금족발의 맛을 가져갈 수 있다.

원 사장은 “족발은 다른 음식점보다 음식 나오는 시간이 짧아요. 결과적으로 테이블 회전율이 빨라지니 작은 가게라도 다른 업종보다 더 효율적으로 장사할 수 있다”며 프랜차이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다. 앞으로는 맛집으로만은 부족하니 멋집도 될 수 있게 인테리어도 세련되게 기획하고 있다는 황금족발의 가맹점명은 ‘토시래’라고. “족발은 뜯는 맛이잖아요. 토실토실한 족발이라 토시래죠.”

이재영 김앤리컨설팅 대표 jy.lee200@gmail.com

덕성여대 심리학과 졸업. 한국광고연구원(KADI) AE. 중소기업청 소상공인 컨설턴트. 김앤리컨설팅 대표로 각종 언론에 창업 관련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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