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중일 100대 기업] ‘기술의 명가’…오토바이에서 로봇까지

7위 혼다

혼다는 기술 명가로 이름난 일본 제조업의 상징 기업 중 하나다. 창업자인 혼다 쇼이치로는 명장 기술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유명하다. 실제 사장 자리는 그간 전원 기술자 출신이 선임돼 왔다. 더욱이 엔진 부문 기술자가 많았다.

회사의 사유화 폐해를 염려한 창업자 덕분에 연고 채용은 일절 없으며 실력만이 평가 기준으로 적용된다. 일본 회사로는 드물게 중도 채용에도 적극적인데, 이는 기술 체득을 위한 불가피한 문화로 이해된다.

동시에 사장실이 없는 회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주휴 2일제를 비롯해 발 빠른 근무 환경 개선 덕분에 여성 근로자도 비교적 많다. 신입 직원은 전원 6개월간 현장에 배속돼 제조 분위기를 익히는 게 필수다.

현장주의다. TV 광고도 유명 배우를 쓰지 않는다. 남의 유명세에 의존하기보다 특유의 독자 기술을 인정받고 싶어서다. 기업 문화는 요컨대 인간 존중으로 압축된다. 기술 개발의 핵심 중추가 인간이란 점에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근무 환경을 우선 가치로 둔다.

사명은 혼다기연공업이지만 최근엔 혼다로 통일됐다. 이륜차(오토바이) 세계 1위, 사륜차(자동차)는 세계 7위 메이커다. 자동차는 2000년대 이후 2~5위를 오락가락하다가 2007년 이후 국내 2위에 안착했다. 자동차 메이커 중 9번째로 설립됐지만 후발 핸디캡을 뛰어난 기술 개발로 극복했다.


기술 고집이 낳은 성공 신화

자전거 보조 엔진에서 출발해 오토바이·자동차에 이어 로봇·항공기에 이르기까지 ‘움직이는 모든 것’을 만든다는 게 회사의 존재 이유다. 실제 이런 가치 추구는 고집스러운 독자 제품, 기술 개발로 이어져 성공을 다져왔다.

혼다엔 세계 최초 제품도 많다. 브레이크의 신기술로 인정받는 ABS를 비롯해 차량용 내비게이션도 혼다가 최초로 개발했다. ‘아시모’로 알려진 보행 로봇과 ‘혼다제트’로 명명된 소형 제트기 등도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해외 진출도 빨랐다. 1982년 일본 메이커로는 최초로 자동차(어코드)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중국 진출도 비교적 성공했다. 1973년 오토바이의 중국 진출이 무난히 진행되며 이후 1994년엔 자동차 부문도 합병 설립을 통해 첫발을 뗐다.

2008년 금융 위기는 혼다에도 충격을 안겼다. 다만 수출과 해외 의존도가 높은 일본 메이커 중엔 드물게 일찍 극복했다는 평가다. 실제 금융 위기 충격에도 불구하고 작년 실적은 선방했다. 매출액 비중은 해외(7조18억 엔)가 국내(1조5773억 엔)보다 월등하다.

부문별 매출 구성은 사륜차(6조5548억 엔)가 압도적인 가운데 이륜차(1조1402억 엔)가 뒤를 받치는 구조다. 비중은 각각 76.4%(사륜), 13.3%(이륜)로 구성된다. 지역별로는 이륜차는 전체 판매 964만 대 중 아시아(763만 대) 비중이 가장 높다.

339만 대를 판매한 사륜차는 북미(130만 대)와 아시아(95만 대)가 주력이다. 종업원은 17만6815명(연결)이다. 주가는 11월 말 현재 3000엔대 초반이다. 2009년 연초 2000엔대까지 추락했다가 최근 회복 중이다.

전영수 게이오대 경제학부 방문교수 change4dream@naver.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