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진의 남성 upgrade_29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은 점점 높아진다. 우리나라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5대 암은 위암·폐암·간암·대장암·전립선암이다. 1999~2005년 동안 이들 암의 연령 표준화 발생률 변동을 보면 위암·폐암·간암의 발생은 감소한 반면 대장암과 전립선암은 증가했다. 특히 전립선암의 발생률은 단연 1등으로 높다. 왜 전에 드물던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이렇게 높을까.어느 연구에 따르면 30세 남성의 3분의 1이 전립선에 미세한 암세포 구역을 가지고 있으며 60세 환자의 50%, 80세 전립선암 환자의 90%에게서 전립선암 세포 구역이 이미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립선암 세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즉 암세포가 몸속에 있다고 해서 실제로 전립선암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올바른 영양 섭취나 적절한 예방 조치를 통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현저히 늦출 수 있다.
일본서는 콩의 일종 대두 많이 먹어
전립선암은 두 종류의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한 그룹은 별다른 합병증 없이 쉽게 제어할 수 있는 소위 유순한 암이고 다른 한 그룹은 매우 공격적이어서 건강한 세포조직을 파괴해 들어가는 맹수 같은 암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올바른 생활 습관을 통해 유순한 암이 맹수 같은 암으로 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할 것은 오늘날 예방의학의 발달에 따라 조기 발견되고 올바른 치료를 받는다면 암 질환의 50%는 치료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립선암의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첫 번째가 영양 섭취이고 두 번째가 조기 검진이다.
첫 번째, 전립선암은 유전자에 의해 걸릴 위험보다 영양 섭취가 전립선 암세포의 생성과 성장 속도에 차이를 나타낸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연구들이 많은데, 이 가운데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로 이민 간 일본인에 대한 연구’가 유명하다.
일본에서 살고 있는 일본 남성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는 일본 이민 2세보다 더 오래 살고, 일본에서는 전립선암이 열두 번째 사망 원인이지만 미국에서는 두 번째 사망 원인이다.
같은 일본인인데 왜 차이가 날까. 샌프란시스코 지역으로 이민 간 일본인은 2세대부터 미국 남성과 똑같은 영양 섭취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전자가 같은 두 일본인에게 차이는 영양 섭취뿐인데, 한 사람은 전립선암에 걸리고 다른 사람은 멀쩡하다.
연구 결과 일본에서는 콩의 일종인 대두를 많이 먹는데, 대두에는 전립선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자연적 화학 치료제인 피토에스트로겐인 제니스테인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지방을 섭취하지만 대두를 전혀 먹지 않는 미국식의 영양 섭취 습관으로 바뀐 일본인 2세는 일본식 영양 섭취의 예방 효과가 사라지고, 결국 같은 일본인이지만 미국 남성과 같은 영양 섭취로 전립선암에 걸린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간단한 혈액검사로 종양의 흔적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일명 전립선특이항원(PSA:Prostate Specific Antigen)은 말 그대로 전립선에만 특이하게 생산되는 단백질이다.
수치가 지나치게 높으면 종양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종종 잘못 알고 있듯이 PSA는 종양의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이 항원의 ‘정상 수치’를 조사해야 한다.
이 때문에 ml당 4ng 이하의 PSA는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며, PSA 수치가 ml당 10ng 이상이면 전립선암 가능성이 35% 이상이다. ml당 4ng과 ml당 10ng 사이는 대략 15~20% 정도다.
간혹 PSA 수치가 전립선의 염증에 따라 올라가거나 자주 동반되는 양성 전립선 비대증에서도 수치가 올라가며 의사가 검사하기 위해 직장을 만져도 항원의 수치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의사는 50세 이상의 남성에게 전립선 검사와 함께 매년 PSA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박천진 강남 J비뇨기과 원장 www.manclinic.com
1991년 연세대 졸업. 비뇨기과 전문의(전립선·남성의학). 미국·대한비뇨기과학회·남성과학회·전립선학회 정회원. 세브란스병원 외래교수. 전 수도통합병원 비뇨기과과장.
강남J비뇨기과 대표원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