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타트업] 벤처 1세대…동영상 플랫폼 ‘승부’

전제완 유아짱 사장

프리챌 창업자 전제완 사장이 돌아왔다. 인터넷 방송 및 전자상거래 플랫폼 서비스 업체 유아짱(www.uajjang.com)은 국내 벤처 1세대 전제완 사장이 현업에 복귀했다는 것으로 화제가 된 회사다. 전 사장은 1999년 국내 최초의 커뮤니티 포털 사이트 프리챌을 창업해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시장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자유와 도전을 기치로 내건 프리챌은 전 사장이 2002년 12월 3일 오전 주식 대금 가장납입 혐의로 전격 구속되면서 본래 모습을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창업자가 구속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선장을 잃은 프리챌과 프리챌홀딩스 등은 창업 초기의 정신을 모두 상실하고 매각과 부도 등을 거치면서 지금은 완전히 다른 회사로 변했다.

긴급 체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가장납입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그는 2년의 옥살이와 회사 부채를 개인이 떠안은 것 때문에 파산에 이르게 됐다. 그리고 전 사장은 서서히 잊혀갔다. ‘10년 전 인터넷 세상을 풍미했던 인물’ 쯤으로. 세상이 그를 완전히 잊기 전, 그는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 유아짱을 들고 2009년 컴백했다.

◇ 인터넷 방송·전자상거래 플랫폼 서비스 = 유아짱의 핵심 비즈니스는 2개다. 유아짱 홈피를 통해 동영상을 보면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하나고 또 하나는 ‘짱라이브’라는 개인용 방송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다.

유아짱과 짱라이브는 개개인의 방송 홈피 구축과 이를 연계한 전자상거래 구축,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 형성이라는 개념으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짱라이브는 별다른 다운로드나 인스톨 과정 없이 위젯 또는 플레이어 스킨을 통해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쉽게 자신의 블로그와 카페에서 직접 방송을 하거나 타 방송자의 방송을 중계 방송할 수 있는 플래시 기반의 방송 서비스다.

타인의 방송국을 중계할 수 있는 네트워크 방송을 할 수 있고 여러 개의 위젯을 활용하면 방송 채널 및 프로그램 편성도 가능하다. 방송자가 원하는 공간, 예를 들어 블로그·카페·개인 홈페이지 등에서도 방송이 가능하다.

현재 대부분의 방송 관련 모델은 사용자를 자사의 사이트에 모아 트래픽 기반의 광고 수익이나 소액의 유료 서비스 수익을 추구하는 ‘포털형 방송’을 지향하는 반면 짱라이브는 최초 ‘위젯퍼가기’ 이후에는 짱라이브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아도 방송자가 원하는 곳에서 방송을 할 수 있는 ‘분산형 방송’을 지향하고 있다

굳이 비교하자면 유스트림과 유사하지만 유스트림과 달리 생방송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채널 구성과 방송을 통한 소셜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점이 다르다. 윤태중 유아짱 부사장은 “아프리카와 같은 기존 생방송 서비스와 다른 점은 짱라이브는 개개인이 자유롭게 채널을 구성하고 편성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무엇보다 개개인이 자신만의 방송 홈피를 갖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광고 수입과도 연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유아짱이 방송 홈피를 앞세우는 것은 아이폰 등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 등으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도 동영상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전 사장은 소셜 네트워크의 중심에 영상으로 소통하는 개인이 있다고 생각하고 콘텐츠를 생성하는 개개인을 위한 방송 홈피 개념을 도입했다.

“텍스트나 사진 위주의 소셜 네트워크가 동영상으로 발전하면서 과거 텍스트·사진 위주의 블로그·미니홈피 역시 동영상 시대에 걸맞게 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짱라이브는 이런 변화를 주도합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기능이 포함된 방송 홈피 서비스를 11월 말께 선보일 예정입니다.”

◇ 콘텐츠 제작자가 우대받는 서비스 제공 = 전 사장은 콘텐츠 제작자가 우대받아야 한다는 확실한 신념을 갖고 있다. 그가 지난 10월 말 개인 방송 서비스 짱라이브에 붙일 광고를 직거래할 수 있는 ‘애드오픈마켓’을 연 것도 이 때문이다.

애드오픈마켓은 광고주와 짱라이브 운영자가 직접 온라인 광고를 제공하거나 가져다 붙일 수 있는 유통 플랫폼이다. 짱라이브 이용자는 개인 방송을 원하는 웹사이트에 가져다 붙일 수 있다. 위젯 형태인 ‘짱라이브 플레이어’를 자기 블로그나 카페, 미니홈피 등에 다는 식이다.

이때 자기 방송에 맞는 광고를 직접 선택해 편성하고 광고 영상이 재생되거나 방문자가 누른 횟수만큼 수익을 현금으로 돌려받는다.

광고주는 타깃 광고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전 사장은 “광고 단가와 광고 일수·광고를 직접 노출시킬 커뮤니티나 특정 블로거를 지정할 수 있다는 얘기”라며 “광고비용도 미리 충전해 뒀다가 재생 또는 클릭한 만큼 소진되므로 적은 돈으로도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짱라이브 방송에서 광고가 노출되는 영역은 4군데다. 짱라이브 플레이어에서 방송이 재생되기 전에 노출되는 ‘인트로 광고’, 이용자가 직접 자기 방송 내에 광고 영상을 편성하는 ‘편성 광고’, 짱라이브 플레이어 하단에 텍스트나 배너 광고 형태로 노출되는 ‘오버레이 광고’, 동영상 e쇼핑몰 유아짱의 상품을 광고하고 판매 마진을 수익으로 가져가는 ‘상품 광고’ 등이다. 광고 수익은 3%부터 최대 40%까지 이용자에게 돌아간다. 유아짱은 광고 영역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테면 하루 방문자 수가 1만 명 정도 되는 파워 블로거가 인트로 광고만 한다고 해도 하루에 1만2000원가량의 광고 수입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한 달이면 적어도 30만 원의 광고 수입이 가능합니다.” 전 사장의 설명이다.

웹에 개인 공간을 가지고 있거나 트위터 등으로 자기 영상을 유통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애드오픈마켓을 이용할 수 있다. 짱라이브 회원으로 가입해 방송 홈피를 열고 광고 방송자로 등록하면 된다.

◇ ‘소프트웨어로 해외시장 정복’ 기치 = 개인 방송 홈피 제공으로 수익 모델을 갖춘 유아짱은 이미 기업 가치를 평가받아 마그마 인베스트먼트로부터 올 8월 스타트업으로서는 상당한 규모인 20억 원을 투자 받았다.

하지만 전 사장은 이 정도로는 성이 차지 않는 것 같다. 그가 기대하는 것은 국내 최고의 방송 플랫폼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세계인들이 방송을 통해 소셜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네트워크 기능은 있지만 방송 홈피 개념이 아닌 유스트림이나 소셜 네트워크 기능이 없는 유튜브가 하지 못했던 새로운 소셜 영상 네트워크 영역에서 글로벌 소프트웨어로 도약하길 꿈꾸는 것이다.

전 사장은 짱라이브를 통해 전 세계 풀뿌리 영상을 한데 모으는 작업으로 큰 꿈의 첫 발을 뗀다. 짱라이브 방송 홈피가 일정 수준 이상 구축되면 전 세계의 사람들이 영상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것이다.

가령 뉴욕·바르셀로나·파리·서울 등 세계 각국에 있는 맛집 등을 소개하는 수많은 영상을 여러 나라 언어로 자막 처리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 사장은 “이탈리아어를 몰라도 로마에 여행 간 사람들이 올리는 현지 관광 정보나 맛집 소개 등을 전 세계에서 영상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다”며 “식당 상점 등도 홍보성 영상을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시간 소식도 주고받을 수 있어 거대한 상거래 장터나 영상 미디어 네트워크도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글로벌화를 위해 영어 버전과 일어 버전을 우선 준비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는 20개국에서 서비스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프리챌 시절 이루지 못했던 글로벌화의 꿈을 유아짱에서 다시 도전하는 것이다.

유아짱은 그런 의미에서 전 사장의 ‘자유와 도전’ 2막이다. 전 사장은 “짱라이브는 국내용 서비스가 아닌 글로벌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내년 중 1억 명의 회원을 확보해 국내 최초로 글로벌 인터넷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임원기 한국경제 산업부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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