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상반기 대한민국 최고 안전식품 기업] 무인화·무균실·양압기…‘세균 꼼짝 마’
입력 2010-07-26 17:59:09
수정 2010-07-26 17:59:09
분유 부문 - 남양유업
지난 2006년 국내 유명 분유 업체 4곳에서 ‘엔테로박터 사카자키균(사카자키균)’이 검출되면서 분유 업계가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벌어졌다.자연환경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 사카자키균은 100㎖당 10만 마리 이상일 때에만 면역결핍 영아·28일 미만 영아·2.5kg 미만 저체중아 등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극미량일 경우에는 감염 가능성이 낮은데도 뇌수막염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소비자들의 공포를 키웠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사카자키균에 대한 특별한 인식 없이 대장균 세균 수 등으로 관리되고 있었기 때문에 분유 업체들도 당황했다.
이후 분유 업계는 ‘사카자키’라는 말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 품질관리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밖에 없었다. 인체에 무해하더라도 미량의 검출만으로 제품의 신뢰도가 순식간에 곤두박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균 차단 노력 ‘상상 초월’
이런 배경 때문인지 남양유업의 안전 관리 수준을 보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철두철미함을 보여주고 있다. 생산 현장을 방문해 보면 흔히 생각하는 분유 공장의 모양새와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얀 분유 가루가 가득할 것 같지만 생산 공정 중에 하얀 가루는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다. 분유 제조 공정은 시작부터 끝까지 거대한 관 형태를 이루고 있어 분유 공장인지 석유화학 공장인지 착각할 정도다.
또 생산 공정 요소요소에 아주 고운 입자만이 통과 가능한 거름 장치와 모든 금속 이물질을 흡착시키는 마그네틱(자석)이 설치돼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이물질의 혼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위생 관리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전 공정의 무인화다. 남양유업은 생산 라인을 모두 자동화하고, 비상시 조치 인력만 배치하고 있다. 생산 라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굉장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모든 옷을 공장에서 제공하는 무균복으로 갈아입고 몇 차례의 공기 샤워를 거쳐야만 공장 안에 진입할 수 있다. 이어 생산 라인 내부의 출입문이 열리는 순간 강력한 바람이 분다.
이는 ‘양압 시스템’ 때문인데, 생산 라인의 기압을 공장 외부보다 항상 높게 유지함으로써 외부 공기의 내부 혼입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다.
공장 내부를 채우고 있는 공기는 7중 여과 필터가 적용된 총 100여 개의 ‘헤퍼 필터’를 통과해 공급된다. 공장 전체가 거대한 공기정화장치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거기에 더욱 완벽을 기하기 위해 전 생산 공정에 자외선 살균 시스템을 설치해 존재 가능한 미량의 세균도 박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완벽한 시스템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언제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를 일. ‘모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원칙에 따라 공장의 온도·습도·발효 공조의 미생물 정도 등이 자동 기록돼 기준치를 넘으면 즉시 신호가 울린다.
이런 노력으로 남양유업의 유아식 ‘아이엠마더’는 국내 최초로 대한산부인과학회의 공식 인증을 받았다. 6500여 명의 산부인과 의사로 구성된 대한산부인과학회가 분유에 대해 공식 인증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지만, 제조공장을 방문해 점검한 산부인과 의사들은 ‘공식 인증을 해주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철저한 품질관리에 놀랐다’는 후문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의 인증에 대해 남양유업은 “수십 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개발된 영양 설계, 원료의 원산지까지 방문해 점검하고 수백 가지 분석을 거쳐야 원료로 사용하는 원칙, 단 한 마리의 유해균을 막기 위해 수백억 원을 투자한 기업 철학의 결과”라고 자평했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