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매출 3조 돌파…하반기로 ‘고고’

하이닉스 2분기 실적 사상 최대

하이닉스가 2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2분기(연결기준) 매출 3조2790억 원, 영업이익 1조450억 원, 당기순이익 6650억 원을 기록했다고 7월 22일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것이고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31%,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2분기 매출은 올 1분기에 기록한 역대 분기 최고치 2조8210억 원을 경신한 사상 최고치이고, 2분기 영업이익은 2006년 4분기 기록한 8580억 원으로 역대 분기 최고치를 역시 경신한 것이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32%로 전 분기 대비 4%포인트, 전년 동기(마이너스 14%) 대비 44%포인트 증가했다.

DDR3램 연말 90%까지 비중 늘릴 것

회사는 2분기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D램 가격과 판매량이 늘어남에 따라 사상 최초 3조 원이 넘는 매출과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분기 D램 평균 판매 가격은 전 분기 대비 6% 올랐고, 출하량은 7% 증가했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반면 낸드플래시는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22% 증가했지만 가격은 6% 하락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과 평가손실, 2007년 12월 발행한 전환사채 조기 상환에 따른 일회성 영업외비용에 따라 전 분기 대비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40나노(10억 분의 1m)급 DDR3 D램을 지난 2분기부터 본격 양산, 연말까지 생산 비중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현재 생산 비중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DDR3는 연말까지 90%로 비중을 확대해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2분기 기준 D램 매출 비중에서 50% 중반을 차지한 모바일·그래픽·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D램 판매를 하반기에 더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낸드플래시는 지난해 8월 개발한 30나노급 제품 비중을 현재 30% 이상으로 확대했고 20나노급 차세대 제품을 올 하반기 양산해 선두 업체와의 격차를 줄일 것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하이닉스 측은 실적 호조에 따른 수익을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차세대 제품과 설비를 도입하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이 같은 호실적이 아직 불안하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의 공격적 투자로 하반기 D램 공급이 50%가량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도이치뱅크는 PC 업체들의 D램 가격 인하 압박이 더해져 2.5달러 선인 D램 값이 내년 말까지 1.3달러로 내려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BS도 “하이닉스의 어닝(earning) 사이클이 끝났다”고 단정 지었다.

하이닉스는 이런 분석에도 자신만만한 분위기다. D램 시장 경색은 없다며 “지금 주식을 팔면 후회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세계 D램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증산이 시장에 미칠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인 ‘윈도7 효과’로 새 컴퓨터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증산→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하강 사이클에 완충작용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스마트폰·넷북·태블릿PC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가 쏟아지고 있는 것도 호재로 보고 있다. D램은 물론 낸드플래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2분기의 상승세가 단박에 꺾일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하이닉스의 주력 상품이 대만 업체들보다 앞선 DDR3인 데다 2분기부터 40나노 미세 공정을 사용한 D램 생산을 시작한 것도 이런 자신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하반기 전망에 대해 시장이 지나치게 우려하는 것 같다”며 “하반기에도 반도체 시장 수요는 견조(堅調)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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