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기준금리 인상, 주택 시장 ‘엎친 데 덮쳐’

부동산 나침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7월 9일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 일부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매도 호가가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일반 아파트 시장에서도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기준금리를 2%에서 2.25%로 올려 금리 인상 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출구전략이 본격적으로 시동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과 함께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주택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만큼 금리 상승은 주택 시장의 하강 압력을 더욱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것은 재건축 시장이다. 재건축 시장은 비교적 투자 수요가 강하게 형성돼 있는 만큼 금리 인상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안전 진단 통과 후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매도 호가가 뛴 잠실주공5단지도 금리 인상 발표와 함께 가격이 내렸다.

공급 면적 112㎡형의 경우 지난 6월 28일 안전 진단 통과 후 11억 원에 거래된 뒤 시세가 11억1000만~11억2000만 원에 형성됐지만 금리 인상 후 11억 원으로 조정됐다.

개포주공1단지 49㎡형은 한 주 동안 저가 매물 가격이 9억1000만 원에서 9억 원으로 내렸다. 개포주공은 8월 개포지구 재건축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이라는 호재가 내제돼 급매물이 전무한 상태지만 침체기를 이기지 못하고 시세가 하향 조정된 것이다.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 주택 시장도 금리 인상이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강남구·서초구·양천구·분당신도시 등 비교적 고가 아파트가 포진해 있는 지역 위주로 하향세가 유지되고 있다.

부동산 침체에 따라 거래도 많지 않은 가운데 금리 인상으로 매수자들이 내 집 마련 타이밍을 늦춰 잡아 매수 문의가 줄었다는 반응이다. 특히 매수자들이 집을 샀을 때 이자 부담보다 금리 인상에 따라 아파트 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로 대기 수요에서 완연한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할 수 있다.

재건축 아파트·수익형 부동산 ‘타격’

금리 인상이 추가적으로 진행될 경우 실수요보다 투자형 상품으로 손꼽히는 상가와 오피스텔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리 인상에 따라 수익률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파트 시장에 비해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오피스텔 시장도 앞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토지 시장은 이번 금리 인상의 무풍지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지 시장은 대외 악재에 둔감한데, 이는 레버리지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기 때문이다.

비교적 실수요가 풍부한 주택 시장도 당분간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구매 심리가 현격히 꺾인 상태에서 시장을 자극할 만한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감면이 올해까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시장에 물건이 쌓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민이 팀장

1979년생. 2002년 안동대 법학과 졸업. 2004년 무역일보 취재부. 2005년 한국주택신문 취재부. 2006년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 리서치팀장(현).

조민이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 리서치팀장 mycho@spee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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