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View] 외국인 ‘갈팡질팡’…국민연금 움직이나

금주의 투자 전략

최근 뉴욕 증시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표 악재와 예상을 웃도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등 산업 및 실업 관련 지표 악재 소식으로 연중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주 후반 미국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실적이 호전되고 은행 카드 연체율이 8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전망과 같이 7월 실적 시즌은 증시의 관심이 그동안 미국 및 글로벌 증시를 짓눌렀던 경제지표로부터 2분기 기업 실적으로 이동되면서 글로벌 위험 자산의 투자 심리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적 발표 시즌 시작돼

물론 전주 금요일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금리 인상 직후 장중 코스피지수가 일시적으로 1700선을 밑돌기도 했지만 곧바로 1700선을 다시 회복한 만큼 예상보다 신속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꼭 주식시장에 악재로만 해석되지는 않는다.

금주부터 미국과 한국의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대기해 있는 만큼 2분기 실적에 대한 주가 모멘텀은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수가 이미 1700선을 회복한 점을 고려할 때 금주 중 코스피지수는 단기 고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 차익 실현의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및 유럽 선진국 기업은 2분기 이후 실적 모멘텀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국내 기업 실적 전망도 금년 3분기를 정점으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수익증권 매물 장벽도 지수 1700선에 3조 원, 지수 1800선에 14조 원이 넘게 남아 있어 7월 코스피지수가 2분기 실적 모멘텀으로 지수 1800선 이상으로 추가 상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수익증권 매물 장벽 우려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국내 증시의 수급은 외국인을 비롯해 국내 기관 등 투자 주체별로 충분히 매수 여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2009년 국내 증시에서 30조 원 넘게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은 전년과 같은 매수 강도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되지만 금년 5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까지 올라 환차익 기대가 전년만큼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최근 부각된 경제지표 악재는 정부 부양 정책 종료 이후 경제 주체가 정부에서 민간으로 이전되는 과정 중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해석된다. 결국 원화의 환차익 기대와 점진적 글로벌 경제 회복으로 하반기 외국인의 투자 심리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국내 기관의 수급 전망은 더욱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 연·기금은 3조6650억 원이 넘게 국내 주식을 순매수해 전년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최근 국민연금이 2011년 국내 주식 비중을 상향 조정한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 국민연금은 2010년 목표 비중만큼 국내 주식을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현재 국민연금은 2010년 목표 비중까지 추가로 8조 원을 매수할 여력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하반기 국내 증시의 수급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국내 주식 수요 개선에 힘입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하반기 환차익 기대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이 하반기 국내 증시 수급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하반기는 전년에 외국인에서 국내 기관 중심으로 수급의 이동이 예상되는 만큼 달라진 수급 주체에 따른 적응이 필요한 시기로 판단된다.

물론 이런 견조한 수급 전망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1800선을 넘어 추가 상승하기에는 수익증권 매물 장벽이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하반기 중 국내 증시가 또 한 차례 조정을 받는다면 연·기금 등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기대되는 만큼 국내 증시의 하방경직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고점 매도를 잘하는 것이 저점 매수 기회를 살릴 수 있다는 관점에서 이번 실적 시즌 주식시장의 ‘출구전략’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약력 : 1973년생. 이스턴 일리노이대를 졸업하고 엔터기술에서 해외 영업과 IR를 담당했다. 교보증권, 솔로몬투자증권을 거쳐 HMC투자증권에서 시황과 계량분석을 맡고 있다.

김중원 HMC증권 애널리스트 0200970@hmc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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