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뱀처럼 다가오는 몰락의 징후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맞는 말이다. 그 위대하던 기업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근 몇 년간 벌어진 일들은 ‘위대한 기업’에 대한 믿음을 무너뜨리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리 크고 위대한 회사도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위대한 기업의 성공 원칙을 도출해냈던 저자가 이들의 실패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저자는 몰락의 원인과 해법을 연구하기 위해 무려 6000년이 넘는 기업의 역사를 철저히 연구했다.

위대한 기업들이 힘없이 스러지는 다양한 원인들을 끈질기고 집요하게 조사하고 분석했다. 성공에 따른 자만심 때문에 몰락하는 기업이 있고 과도한 욕심 때문에 평온하던 회사가 풍비박산나기도 했다.

위기를 무시하고 간과하는 바람에 몰락하는 기업도 있다. 때로는 다시 잘해 보려다 엉뚱한 최고경영자(CEO)를 데려와 오히려 회사를 완전히 망치기도 한다.

그런데 잠깐, 어떻게 6000년의 기업 역사를 탐구한 것일까. 기업은 근대의 산물 아니던가. 여기서 6000년은 저자가 조사한 기업들의 역사를 모두 합한 수치다. 저자는 우선 자신의 전작에서 소개된 60개 주요 기업을 분석해 크게 흥했다가 쇠퇴한 11개 기업을 체계적으로 선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휴렛팩커드·머크·모토로라·A&P·어드레스그래프·에임스할인점·서킷시티·러버메이드·스콧페이퍼·제니스 등이 그들이다.

실패학은 성공 연구보다 훨씬 까다롭다. “행복한 가정은 다 똑같지만 그렇지 못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원인으로 불행하다”는 톨스토이의 말처럼 위대한 기업이 몰락하는 길은 다양하다.

그러나 저자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몰락의 징조를 예감할 수 있는 5단계를 추출해 냈다. 첫 단계는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다. 성공을 당연한 것으로 간주해 거만해지고 진정한 성공의 근본 요인을 잊으며 자신을 과대평가한다.

우리가 실패학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들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는 자 만이 몰락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기 전에 돌이킬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픽사 이야기

데이비드 A 프라이스 지음/이경식 옮김/504쪽/흐름출판/2만3000원

효율성이 아니라 ‘재미’와 ‘감동’, 그리고 ‘꿈’을 파는 컴퓨터 애니메이션 기업 픽사의 성공 스토리다. 픽사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매력적인 스토리다.

‘창조 산업’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이 기업이 더 특별한 이유는 스티브 잡스의 존재 때문이다.

그는 1986년 루카스필름에서 500만 달러에 사들여 2006년 월트디즈니에 75억 달러에 팔기까지 20년 동안 픽사를 1500배 성장시켰다.


완벽한 가격

엘렌 러펠 셸 지음/정준희 옮김/432쪽/랜덤하우스코리아/1만6000원

‘완벽한 가격’이라는 제목은 반어적 표현이다. 대형 마트와 할인 매장은 ‘최저가’를 내세우며 소비자의 주머니를 공략하지만 정작 이득을 보는 것은 유통 업체들뿐이다.

그들이 말하는 ‘똑똑한 소비’, ‘효율적 생산’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이 책은 잘 보여준다.

싼 가격에 대한 집착은 오늘날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하고도 파괴적인 힘이며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환경을 파괴하며 삶의 수준을 낮추는 원흉이다.


짝퉁전쟁

홍순도 지음/296쪽/올림/1만5000원

중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짝퉁 천국이다. 애플에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있다면 중국에는 ‘하이폰’과 ‘아이페드’가 있다.

언론사 특파원으로 10여 년간 중국 곳곳을 누비고 다녔던 저자가 이 거대한 짝퉁 공장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저자는 화폐 전쟁이나 에너지 전쟁보다 더 무서운 짝퉁 전쟁이 몰려온다고 경고한다. 중국에서 짝퉁은 하나의 산업이며 끊임없이 성장하며 진화하고 있다.


카투닉 마인드

조대현 지음/224쪽/바움/1만2000원

모두가 창조적 상상력에목말라 하는 시대다. 톡톡 튀는 만화적 상상력과 감수성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카툰에서 창조적 발상의 노하우를 뽑아냈다.

카툰의 중요한 기법 중 하나는 과감한 생략이다. 생략은 농부의 가지치기와 같다.

크고 건장한 나무를 만들기 위해서는 잔가지를 과감하게 잘라내야 한다. 우리의 일상과 사고도 마찬가지다.


경제·경영 베스트셀러(7.1~7.7)

1. 혼창통/이지훈 지음/쌤앤파커스/1만4000원
2. 유머가 이긴다/신상훈 지음/쌤앤파커스/1만3000원
3.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티나 실리그 지음/이수경 옮김/엘도라도/1만2000원
4. 마켓 3.0/필립 코틀러 지음/안진환 옮김/타임비즈/1만4000원
5. 김미경의 아트 스피치/김미경 지음/21세기북스/1만5000원
6. 오리진이 되라/강신장 지음/쌤앤파커스/1만4000원
7. 구글노믹스/제프 자비스 지음/이진원 옮김/21세기북스/1만8000원
8. 사람을 읽는 기술/이태혁 지음/위즈덤하우스/1만2000원
9. 스웨이/오리 브래프먼 외 지음/강유리 옮김/리더시북/1만2800원
10. 슈퍼 괴짜 경제학/스티븐 래빗 지음/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3000원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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