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Business] 제품 다양화로 ‘미니 레스토랑’ 노려

성공하는 점포 탐구 - 업그레이드로 변신 꾀하는 ‘한솥도시락’

늘 새로운 브랜드가 진입하고 사라지는 요식 업계는 언제나 치열한 경쟁이 상존한다. 트렌드에 맞추지 못하면 매출은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소비자들은 언제나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는다. 이에 따라 기존 브랜드들도 시장에 신규 진입한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입지를 지켜내기 위한 전략을 짜게 마련이다.

한솥도시락(www.hsd.co.kr)은 도시락 전문점 업계에서 이미 입지를 다진 상위 브랜드이지만 새로운 변신을 통해 한 단계 점포를 업그레이드, 시장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고객들의 이탈을 막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공격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다.

소형 판매 점포 창업은 그야말로 소자본 창업이기 때문에 진입과 탈퇴가 가장 활발한 시장이다. 끊임없이 점포의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과다한 투자를 요하는 몸집 불리기나 일시적인 유행 코드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점포의 정체성을 지켜가며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돋보인다.

도시락뿐인 점포 탈출

절대적 소비력은 크지 않지만 풍부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신림동 고시촌 상권. 이곳에서 수년째 한솥도시락 점포를 운영해 온 노재숙 사장은 최근 점포를 리뉴얼하고 두 배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점포를 리뉴얼해 기존의 테이크아웃으로만 판매하던 도시락을 점포 내에 설치한 테이블에서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홀 매출이 발생하는 점포로 탈바꿈돼 도시락뿐이던 판매 제품도 다각화할 수 있었다.

다양한 음료수와 컵라면, 샐러드까지 함께 판매하니 도시락과 함께 한 상 차려진 식사가 가능해졌다. 점포의 새로워진 내·외관을 보면 마치 작은 미니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한 달 평균 15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던 점포가 변신을 꾀한 이후 3000만 원가량까지 올라섰다는 것이 점주의 자랑이다.

도시락 전문점이면서 패스트푸드점 같기도 하고 편의점 같기도 한 점포는 손님들의 시선을 끌어 자연스레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

“행인들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어, 여긴 무슨 가게지’라면서 한 번씩 쳐다보거나 들어와 보기도 해요. 요즘 편의점에 도시락 메뉴가 늘던데, 여기서는 자리를 잡고 앉아 주문하면 3분 이내에 따뜻한 도시락이 나오니까 편하면서 또 맛에 다시 만족하는 것 같아요.”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이제 도시락뿐만 아니라 음료수나 컵라면 등을 함께 구입하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 객단가(1인당 평균 매입액)가 30% 정도 높아져 자연스레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또 도시락 판매 외에도 음료수나 컵라면 등을 사기 위해 점포를 찾는 고객들이 생겨나면서 고객층도 다양해지고 수익 구조도 개선됐다는 것. 특히 점심이나 저녁 등 끼니때에 집중되던 매출 시간도 자연스레 분산돼 모든 시간대에 꾸준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전에는 식사 시간 외에는 그다지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지나가다 음료수나 컵라면을 먹기 위해 들어오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어요. 음료나 컵라면의 매출만 가지고도 점포 임차료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내 점포 잘 알기에 적합한 개선점 찾아

노 사장은 누구보다 자신의 가게와 주변 상권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1996년 지금의 점포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이곳에서만 10년을 일해 왔던 것이다. 그러던 중 주인이 개인 사정으로 점포를 내놓자 2006년 자신이 직접 인수했다.

“10년을 일했던 만큼 일도 익숙한 데다 어느 정도 매출을 올리는지, 한 달 순수익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훤히 알고 있었죠. 주저 없이 인수하겠다고 나섰더니 사장님이 권리금도 깎아주더군요.”

인수 후에도 장사는 꾸준히 월평균 1500만 원 수준을 유지했고 노 사장에게 400만 원가량의 순수익을 남겨주었지만 좀더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직원으로 일할 때는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사장으로서 내가 직접 점포를 운영하다 보니 수익을 더 늘리고 싶어졌어요.”

게다가 노 사장의 가게 주변에 빵집과 분식집 등 원래 경쟁 점포들이 즐비한 데다 예쁘게 꾸민 새 점포들도 속속 들어서면서 경쟁 환경이 더욱 치열해져 위기의식도 생겼다.

“이대로 안주해 있다가는 결국 다른 점포들에 뒤처질 것 같더군요. 손님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년 넘게 점포에서 일해 고객들의 성향을 빤히 알고 있었던 그는 점포의 주 고객층이 여학생 일색이라는 것에도 생각이 미쳤다. 여학생들은 잠깐이지만 도시락이 나올 때까지 점포 앞거리에 서 있는 것을 불편해 했던 것.

본사의 지원과 본인의 투자비용 3000만 원으로 내부에 테이블과 대기 공간을 꾸미고 도시락점이지만 작은 레스토랑 분위기가 나도록 깔끔하고 예쁜 점포로 만들었다. 만들고 보니 점주 본인 스스로도 심리적인 만족감이 커졌다. 일하는 곳이 자랑스럽게 변하니 기쁘고 경제적으로도 만족스럽게 변했다고.

23.1㎡의 작은 점포는 변신 후 약 2개월 만에 월평균 3000만~3600만 원의 고수익 점포로 매출이 껑충 뛰었다. 제반 비용 등을 모두 제하고 나면 1000만~1200만 원 정도가 순이익이라는 것이 점주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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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도시락 전문점의 입지

반드시 사람들 동선에서 매장 노출해야

도시락 전문점은 테이크아웃형인지 배달형인지 등 주요 매출 형태로 구분지어 입지를 결정하기도 하지만, 결국 기본적으로 도시락에 대한 수요가 있는 상권을 찾는 것이 좋다.

주거 상권의 경우 상주인구는 많지만 주거 상권의 주 소비층이 주부이고 가족 단위의 소비가 주로 일어나는 곳이므로 간헐적인 행사 수요 외에 꾸준한 소비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지역이다.

같은 주거지역 상권이더라도 오피스텔과 빌라촌 등 가족 단위 소비가 아닌 곳은 다를 수 있다. 이런 경우 상권 내의 소비자 거주지에 근접하는 것보다 역 앞 등 교통 거점에서 매출을 발생시키는 경우가 많아 영업 권역을 넓게 잡는 게 일반적이다.

오피스 상권은 도시락 전문점의 입지로 무난하지만 대기업 위주의 대형 오피스가 밀집한 지역은 빌딩 내에 음식 반입을 금지하고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소비 인구가 있어도 활용할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상권 내의 입지로는 역 앞에서 주변의 목적지로 이동하는 고객들의 매출을 받아내는 것이 좋지만 비싼 임차료 때문에 투자 대비 수익률이 적정하지 못할 경우 이면도로의 골목과 골목의 코너 자리처럼 소비층의 이동로의 중심을 택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테이크아웃 매장은 매장의 노출이 가장 중요하므로 입지를 선택할 때 반드시 전면이 유동인구의 동선에 걸리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도시락 전문점은 매출 시간이 특정 시간대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집중 시간대에 고객들이 큰 어려움 없이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전면에 확보되는 입지인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약력 : 덕성여대 심리학과 졸업. 한국광고연구원(KADI) AE. 중소기업청 소상공인 컨설턴트. 김앤리컨설팅 대표로 각종 언론에 창업 관련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이재영 김앤리컨설팅 대표 jy.lee2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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