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Beauty] 휴가의 계절, 넘실대는 파도가 부른다

여름철 머스트해브 아이템 5가지

2010년이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6월의 한가운데에 와 있다. 시간은 정말이지 빠르기만 하다. 설마 또 이러다가 12월 말이 돼 버리진 않겠지…. 그냥 뚝딱 시간이 또 가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인생의 바쁘고 여유 없는 가운데서도 노력해 만들어낸 의도된 ‘쉼’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도된 쉼이 완성도 있게 잘 준비돼야만 또다시 뛸 에너지를 충전할 있을 것이다. 완성도 있는 쉼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신적인 휴식과 물리적 환경의 변화를 스스로에게 선물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사람 많고 정신없는 곳에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들고 휴가를 떠나는 대신 무엇이 꼭 필요한 것인지 잘 생각해서 마음껏 게으름 피울 휴가지에서 스트레스 제로의 당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자, 여기 올여름 당신이 꼭 챙겨 가야 할 휴가 필수 아이템을 몇 가지 제안해 본다. 하지만 여기 제시된 아이템들이 다가 아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추천 아이템이며 팁일 뿐이니 각자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여기에 덧붙여 지금부터 리스트 업을 해보라. 여름휴가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말이다.

01. 선글라스(Sungla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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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너무 뻔한 선글라스다. 하지만 선글라스를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왠지 바캉스를 논하기가 힘든 것도 자명한 현실이다. 우선 무엇보다 선글라스를 쓰는 것만으로도 바캉스 분위기를 물씬 낼 수 있을 것이다. 평소 선글라스를 쓸 기회가 없어 변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면 이참에 하나 구입해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단, 이번에 장만해도 한 십 년간은 유행을 타지 않을 스타일을 소개할까 한다. 바로 빈티지 풍의 보잉 선글라스(공군 스타일)다.

최근 다시 유행돼 거의 모든 브랜드가 이 스타일의 업데이트된 디자인이 선보이고 있다. ‘레이방(Ray ban)’선글라스는 19만 원대, ‘톰포드(Tom ford)’선글라스는 조금 비싼 49만 원대에서 선택할 수 있다.

보잉 선글라스는 얼굴이 큰 남성들에게는 특히 효과적이다. 렌즈가 시원하게 큼직하기 때문이다. 반면 얼굴이 조금 작고 갸름한 남성들에게는 ‘모스콧(moscot)’의 작은 렌즈의 폴리스 스타일을 권해 본다. 일명 택시 운전사 안경 스타일인데 1970년대풍이다.

이 또한 유행을 타지 않는 남성 선글라스의 대세 중 하나다. 이 둘을 다 가지고 있다면 아마 선글라스를 더 이상 사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마치 에르메스 벌킨 백과 샤넬 2.55백을 소유하고 있는 여성들이 더 이상 잇 백이 필요 없는 것처럼 말이다.

02. 자외선 차단제(Sun block)

‘광노화’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광노화는 후천적·환경적·습관적 요소들로 인한 노화다. 흘러가는 세월이야 붙잡지 못하겠지만 관리만 잘 해주면 동년배보다 10년은 거뜬히 젊은 피부를 가질 수 있다.

그중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자외선인데, 자외선을 오래 쬐면 피부를 떠받치고 있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감소돼 탄력이 떨어져 주름이 생기고 주근깨나 기미 등 잡티가 생긴다고 하니 태양을 무서워하지 않을 수 없다.

시중에는 너무나 많은 자외선 차단제들이 나와 있는데, 자외선 치수를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의 SPF(Sun Protection Factor) 수치는 자외선 B(UVB)에 대한 방어지수를 말한다.

즉, SPF30인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면 30×10~15분=5~7시간 정도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파장이 가장 길어 노출된 피부는 물론 피부 속까지 침투하는 자외선 A(UVA)는 PA로 표시하고 옆에 ‘+’의 개수로 정도를 차단 정도를 나타낸다.

‘+’ 한 개는 맨 얼굴일 때 보다 2~4배 정도로 차단된다고 보면 된다. 흔히 SPF 수치만 보고 구입하지만 SPF와 PA가 함께 써진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SPF 15~20’, ‘PA +’ 정도도 좋지만 야외 활동이 많은 여름 휴양지에서는 ‘SPF 30’ 이상, ‘PA+++’ 가 적당하다.

남성들이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백탁현상(하얗게 번지고 밀리는 현상)’이 없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자외선 차단제를 듬뿍 바른 후 거울 속의 새하얀 자신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란 경험이 다들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비오템 UV 디펜스(4만 원대)’는 남성을 위한 자외선 차단제로 오일 프리에 번들거림이 없이 아주 산뜻하며 ‘라네즈 옴므 선블록 로션(2만 원대)’은 피부에 가볍게 밀착돼 모공이나 잡티를 커버해 준다. 두 제품 모두 자외선 차단지수가 ‘SPF 50’, ‘PA+++’인 제품으로 오랜 야외 활동에도 무리가 없다.

03. 파나마 햇(Panama hat)

바캉스의 묘미는 아무래도 평소에는 흔히 쓸 수 없는 아이템이 용납된다는 점일 것이다. 반대로 흔한 일상의 물건은 용납하기 힘든 곳도 여행지일 것이다.

태양을 피하기 위해 도시에서 썼던 베이스 볼 캡 따위를 쓴다면 그건 휴가가 아니다. 휴양지에서 빠뜨릴 수 없는 챙 달린 밀짚모자인 ‘파나마 햇’을 추천한다. 미국의 루스벨트가 파나마 운하를 방문했을 때 써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 모자는 촘촘하게 엮어진 것일수록 더욱 고급으로 치는데, 가볍고 통풍이 잘되며 챙이 달려 있어서 강한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준다.

‘샌프란시스코 마켓’의 앤소니페토(30만 원대)에 색깔이 예쁜 피케 셔츠와 반바지는 스타일리시하고 젊어 보이면서도 신사의 기품을 잃지 않게 해준다. 종종 필자는 과거 1960년대 미국 영화에 나오는 해변의 멋진 남자들의 파나마 햇을 보면서 저런 과거의 멋쟁이들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궁금하다. 어느새 우리는 리조트 룩의 화룡점정인 파나마 햇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사는 메마른 사람들이 되어버린 것 같다.

04. 백팩(Backpack)

올여름 유난히 백팩이 대세다. 사이즈도 부담스러울 만큼 커졌는데 서머 재킷에 백팩은 이제 남성들의 로망이다. 아니 남성을 바라보는 여성의 로망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이러한 백팩은 두 손이 자유로울 수 있고, 많은 짐을 가지고 다닐 수 있어서 여행 갈 때에도 좋다. 또한 큼직한 백팩은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일명 ‘짐승남’의 아이템으로 다른 어떠한 액세서리보다 멋질 것이다.

특히 미국의 카누 팩에서 유래된 ‘둘루스 팩(Duluth Pack, 20만 원대)’은 캔버스 천에 가죽을 덧대어 만든 제품으로 대를 이어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견고하고, 디자인 또한 훌륭하다.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이스트 팩(East Pak, 10만 원대)’은 최근 크리스토퍼 섀넌과의 컬래버레이션 제품들을 선보였는데, 블랙과 블루, 화이트의 세련된 컬러 조합의 백팩은 탈부착 가능한 키홀더와 여러 소지품을 수납할 수 있는 오거나이저 포켓으로 실용성과 함께 패셔너블함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05. 슬리퍼(Slippers)

알록달록한 컬러에 가볍고 편안한 ‘클락스(Clarks)’? 아니면 코르크 소재의 명품 샌들 ‘버켄스탁(Birkenstock)’? 아쉽게도 둘 다 아니다. 올여름 대세는 복고풍 ‘고무 쪼리(조리)’다. 가죽이나 코르크 소재로 된 슬리퍼는 멋은 있을지 몰라도 비가 오기라도 하는 날에는 아예 신을 수 없다. 하지만 고무 조리는 비가 올 것을 걱정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물놀이 할 때에도 편하게 신을 수 있다.

올여름에는 다양한 컬러의 고무 조리 스트랩으로 자신의 개성을 살려보자. 인터넷에서 ‘고무 쪼리’로 검색하면 색색의 고무 조리에서부터 스트라이프 무늬, 호피 무늬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3만 원 이하의 부담 없는 가격에 다양한 조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브랜드에서 출시되는 고무 조리들도 있는데, ‘폴로(Polo, 5만 원대)’나 ‘아베크롬비(Abecrombie, 6만 원대)’의 고무 조리는 편안한 고무 소재이지만, 그 브랜드 특유의 클래식한 멋이 있다.

오페라를 보러 갈 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잘 만들어진 턱시도와 구두를 신는다는 이탈리아 신사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자신은 그곳에 자신의 판타지를 채우러 가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피서를 떠나는 당신도 분명 그곳에서만 얻을 수 있는 그 정취에 목말라 가는 것이 틀림없다. 넘실거리는 파도와 아름다운 여성과의 설레는 로맨스, 칵테일, 그리고 여유로움…. 그런 근사한 일탈을 제대로 즐기려면 미리미리 제대로 준비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황의건 대표이사 트위터 : @officeh
1994년 호주 매쿼리대 졸업. 95~96년 닥터마틴 스톰 마케팅. 2001년 홍보 대행사 오피스에이치 설립. 저서에 ‘250,000,000 버블 by 샴페인맨’ ‘행복한 마이너’가 있음.

황의건 오피스에이치 대표이사 h@office-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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