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로맨틱 코미디 버전의 첩보 액션

‘나잇&데이’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는 10여 년 전 ‘바닐라 스카이(2001)’에서 만난 적이 있다. 당시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된 톰 크루즈에게 버림받았던 카메론 디아즈는 질투와 분노에 사로잡혀 그와의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 그런데 ‘나잇&데이’의 그들은 너무 사이가 좋고 유쾌하다.

그들을 노리는 적들을 향해 등을 맞대고 힘을 합하는 모습을 보면 ‘미스터&미세스 스미스(2005)’의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떠오른다. 특히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본의 아니게’ 액션을 펼치는 카메론 디아즈의 모습은 ‘미녀 삼총사’ 시리즈에서의 모습과 무척 닮았다.


보스턴으로 날아가던 준(카메론 디아즈 분)은 우연히 비행기 안에서 로이 밀러(톰 크루즈 분)를 만난다. 밀러의 친절함과 매력에 반한 준은 그와의 로맨스를 꿈꾸지만, 밀러는 그녀가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같은 비행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죽여 버린다.

그는 첨단 에너지원을 개발한 어린 과학자 사이먼(폴 다노 분)을 보호하고 있던 중 무기 밀매상에게 기술을 팔아넘기려고 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고 있었던 것. 밀러는 자신을 스파이라고 소개하지만 준은 그저 웃어넘긴다. 이후 그들 앞에는 온갖 요원들이 나타나고 밀러는 그때마다 준을 탈출시킨다.

‘나잇&데이’의 재미는 한 여자의 마음을 빼앗은 남자가 하필 도망 다니는 첩보 요원이라는 데서 발생한다. 말하자면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의 로맨틱 코미디 버전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또 다른 재미는 준의 변화 과정에 있다.

처음에는 쑥대밭이 된 비행기를 보고도 밀러의 고백을 믿지 않다가 여러 황당한 사건과 암살, 배신을 겪으면서 사태를 파악하게 된다. ‘당신이라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진지한 고민을 관객들과 함께 나눈다. 그 심각한 과정이 마치 엎치락뒤치락 밀고 당기는 할리우드식 스크루볼 코미디처럼 흥겹게 묘사된다.

그러다 준은 밀러와 함께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와 스페인의 세비야 등 전 세계를 누비는 작전에 동참한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액션 속에 몸을 내던지는 대신 멋진 세계여행을 한다고나 할까. 놀라운 스피드로 전개되는 초반부에 비해 후반부가 다소 관습적인 마무리로 나아가는 게 아쉽지만,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라는 이름값 덕에 중심을 잡는다.


맨발의 꿈

한때 촉망 받는 축구 선수였지만 지금은 사기꾼 소리를 듣는 원광(박희순 분)은 인생 역전을 꿈꾸며 동티모르로 향한다. 하지만 사기를 당하고 망연자실한 그에게 대사관 직원 인기(고창석 분)는 귀국을 권한다.

그런데 맨발로 공을 차는 아이들을 목격하면서 축구 용품점을 차릴 생각을 한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비싼 축구화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가게를 접기로 결심한 원광은 급기야 축구팀을 결성할 계획을 세운다.


런어웨이즈

불우한 가정환경이 지겨워 늘 탈출을 꿈꾸는 열네 살의 체리 커리(다코타 패닝 분)와 여자에겐 포크송만을 가르치는 세상이 못마땅한 조안 제트(크리스틴 스튜어트 분)는 ‘런어웨이즈’라는 파워풀한 록밴드를 결성한다.

런어웨이즈는 남자들에게 뒤지지 않는 파워풀한 음악으로 매스컴과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인기 밴드로 떠오른다. 그렇게 멤버들은 성공하지만 체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망가지기 시작하고 제트와의 관계도 어그러지기 시작한다.


나쁜 놈이 더 잘 잔다

어린 나이지만 파란만장한 인생살이를 경험한 세 남자가 있다. 윤성(김흥수 분)은 아르바이트로 힘겹게 살아가고, 종길(오태경 분)은 에로 비디오에 출연하고 있으며 영조(서장원 분)는 여자 등쳐 먹으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총이다. 총으로 한바탕 쓸고 지나가면 인생 역전의 기회가 자신들에게도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들 앞에 한 장물아비가 나타나는데 그들의 인생은 처음 계획과 달리 뒤엉키게 된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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