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Calumn] 심리적 요인 커…부부 같이 검진 ‘필수’

발기부전과 남성들의 심리

성기능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부족함을 느껴보지 못한 남성은 항상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망각하듯이 그렇게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일종의 가진 자의 여유라고나 할까. 하지만 한 번이라도 행복해야 할 부부 관계에 있어서 부족함이나 실패를 경험했다면 문제는 완전히 달라진다.

이런 사람들은 행복해야 할 부부 관계가 마음고생으로 바뀌게 된다. “또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왠지 불안한 마음에 이르고 매사에 힘이 없고 의욕이 떨어진다. 남성 성기능 장애에는 조루증을 포함한 사정 장애 혹은 사정 지연이나 사정 불능, 성욕 장애, 발기부전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조루증은 전 연령에 걸쳐 가장 흔한 성기능 장애다. 또한 성욕 장애와 발기부전은 나이가 들면서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발기부전은 실질적으로 부부 생활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치므로 병원을 찾는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발기부전증 남성들의 심리 상태는 무척 심각하다.

이제는 남성으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인생의 의미와 행복을 잃어버렸다고 자신을 비하한다. 심지어 자기 비하를 배우자에게까지 적용해 배우자가 자신을 불쌍하고 가련하게 생각하거나 경멸하며 비웃고 얕본다고까지 생각한다. 그러므로 부인과의 대화가 매끄럽지 않고 오해하고 의처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부인 입장에서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남성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을 염려하고 눈치를 보고 지내니 남편과 같이 있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래서 각방을 쓰는 경우가 많아진다. 발기부전증 남성들은 흔히 배우자의 손을 잡거나 키스를 하고 싶어도 그 행위가 성관계를 해야만 하는 분위기로 진행되는 것을 본능적으로 두려워한다. 설상가상으로, 부인은 남편이 자신에게 매력을 잃었다고 오해하며 자존심이 상해 분노하고 증오하게 된다.

각방 쓰는 경우 많아져

이렇듯 발기부전증은 불행의 씨앗이 된다. 발기부전의 원인은 심인성과 기질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발기 반응은 자율신경계의 긴밀한 상호작용과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 있을 때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성관계에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수행 불안, 파트너에 대한 적개심이나 거절에 대한 불안감, 강요적 성행위, 상대를 불쾌하게 만드는 언행이나 냄새, 성행위에 집중 결여, 소외감, 자아의식 상실, 우울증 등은 발기부전의 심리적 요인이 된다.

특히 중년 이후의 남성은 발기력이 약하기 때문에 심리적 요인으로 발기 장애가 더 쉽게 발생한다. 성행위는 부부의 상호 문제이므로 심인성 원인의 발기부전 진단과 치료 시 배우자와 함께 상담과 검진을 받는 것이 필수다. 배우자 함께 적극적으로 상담하고 치료를 받으면 치료 예후가 일반적으로 좋다.

기질성 발기부전은 중년 이후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즉, 성기능이 왕성한 30대를 기준으로 했을 때 50대는 5.2배, 60~70대는 10배에서 20배 높게 발생한다. 대표적 성인병인 당뇨병·심장질환·고혈압·고지혈증·복부비만·흡연이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대표 위험 인자다.

발기부전의 치료는 일차적으로 경구용 약물을 이용하고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심해 더 이상 이용할 수 없으면 이차적으로 직접 음경에 자가 주사요법을 이용한다. 주사요법에도 효과가 없거나 자가 주사에 불편함, 거부감 내지 공포감으로 이용할 수 없으면 마지막 방법으로 음경보형물 삽입 수술을 이용할 수 있다.

경구용 약물은 나이와 발기부전의 원인에 관계없이 약 70%에서, 자가주사법은 약 80%에서 성공적으로 성관계를 할 수 있다. 음경보형물 삽입술은 모든 환자에서 성공적인 성관계를 기대할 수 있으며 수술의 만족도는 90% 이상이다.

음경보형물 수술 방법에는 한 조각형(1-piece)과 세 조각형(3-piece)이 있다. 자연 발기에 가장 흡사한 세 조각형 음경보형물 삽입 수술 환자의 만족도가 제일 높다. 발기부전증은 남성 의학의 발달로 대부분의 경우에 원인이 밝혀지면 개인에 따른 선택 치료로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남성 질환이다.

약력 : 비뇨기과 전문의. 대한비뇨기과학회 정회원. 미국비뇨기과학회 정회원. 전 수도통합병원 비뇨기과 과장. 연세대 비뇨기과학 외래교수. 대한 남성과학회 정회원(현).

박천진 강남 J비뇨기과 원장 www.manclin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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