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Story]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세계로’ 야망

심왕섭 (주)대명 대표이사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것들은 여러가지가 있다. 공기와 물은 그중에서도 기본 중의 기본이다. 물론 이것 외에도 석유·철·전기 등등 손으로 꼽자면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런데 콘크리트도 현대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다. 의식주의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현대인들은 걷고 뛰고 일하는 대부분을 콘크리트와 함께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아파트도 대부분 콘크리트로 지어진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콘크리트는 인간에게 유해하다’는 선입관을 갖고 있다.

주식회사 대명의 심왕섭 대표가 콘크리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이러한 사람들의 인식에서 비롯됐다. 심 대표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친환경적인 콘크리트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고민을 줄곧 해왔다.

공기 정화형 콘크리트 옹벽 블록은 이러한 심 대표의 고민의 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 2007년 친환경 공기 정화형 콘크리트 옹벽 블록 개발에 돌입한 심 대표는 이후 2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2009년 말 마침내 공기 정화형 콘크리트 옹벽 블록 개발에 성공하게 된다.

이 제품은 특허청의 특허 등록을 이미 마쳤으며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성능 인증도 받아 둔 상태다. “공기 정화형 콘크리트 옹벽 블록은 대기 중에 포함된 질소산화물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제품입니다.

수차례에 걸친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의 성능 평가에서 이산화질소(NO₂) 제거율이 70%, 새집증후군 물질로 알려진 아세트알데히드(CH₃CHO) 제거율이 96%에 달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성능 인증을 받아 그 효과가 대외적으로 입증됐습니다.”

심 대표가 개발한 공기 정화가 가능한 콘크리트 옹벽 블록은 아파타이트 광촉매 도료를 콘크리트 옹벽 블록에 코팅해 공기 정화 성능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특히 최근 친환경 보조 소재로 각광 받고 있는 광촉매는 햇빛에 의해 유기물과 미생물을 분해하지만 대명이 개발한 제품은 빛이 존재하지 않는 환경에서도 오염물질 등을 이산화티탄(TiO₂) 주변으로 흡착시켜 유해가스 및 유해 유기물을 완전히 분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제품은 콘크리트에 이물질이 묻으면 때가 끼는데 비해 우리 회사 제품에는 방오(防汚) 기능이 있어 비가 왔을 때 이물질이 깨끗하게 씻겨 내려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시공한 지 몇 년이 지나도 마치 신제품 같이 깨끗한 상태로 보존됩니다.”

친환경적인 콘크리트를 설치하면 마치 도심에 나무를 심는 효과도 있다는 게 심 대표의 설명이다. 이 제품은 주로 도로·주택가·공원·학교·하천 등 절개지에 시공될 예정이다. 블록의 전면이 친환경적인 돌무늬 모양을 되어 있어 어떠한 장소에서도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으며 용도 또한 다양하다는 게 장점이다.

공기 정화와 방오 기능 부문에서는 일본이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선진국이다. 원천 기술의 대부분을 지금도 일본이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기술을 환경 친화형 콘크리트에 적용, 개발에 성공한 것은 한국의 대명이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특허를 출원했지만 조만간 세계시장에서도 특허를 출원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조달청에 조달 우수 제품 신청도 할 계획입니다. 그동안이 시장 출시를 위해 꼼꼼히 준비해 온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 출시를 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환경 친화형 콘크리트 옹벽 블록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심 대표의 판단이다. 지금 당장 대구 경북 지역의 시장 규모만 작게 잡아도 연간 500억~600억 원 정도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대명의 공기 정화 콘크리트 옹벽이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제품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 성장’ 프로젝트와 궤를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온실가스를 저탄소 녹색 성장 국가 전략의 10대 정책 방향에 포함해 배출량 감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온실가스는 자동차의 배기가스에서 주로 발생하는 데 그 주요인은 바로 질소산화물입니다. 질소산화물은 질소와 산소로 이뤄진 화합물로 대기오염의 지표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질소산화물 중 대기오염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질소는 폐기종·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을 야기하며 산성비의 원인으로 인체에 미치는 피해가 무척 큽니다. 이번에 개발된 환경 친화형 콘크리트 옹벽 블록은 바로 이 질소산화물을 획기적으로 저감해 준다는 데서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품 개발을 위해 심 대표는 광촉매 도료 선진국인 이탈리아에도 수차례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을 갈 때는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의 이장목 대구경북지원장도 항상 함께했다.

‘이탈리아 제품보다 품질 월등’

“우리 회사 제품이 이탈리아 제품보다 품질 면에서 월등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제품의 이산화질소 저감률이 90%에 이르는 반면 이탈리아 제품은 70%대에 불과합니다. 이쪽 분야에서는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 못지않은 기술 수준에 올라섰다고 자부합니다.”

환경 친화적인 제품 개발에만 ‘올인’하다 보니 심 대표는 본의 아니게 가정에 소홀하게 된 적도 많다. “지난 1999년 2월 대명을 설립하고 창업 초기 3년까지 현장 생산 라인 관리, 일반 업무, 회계 및 영업 업무를 총괄하면서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어린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들은 지금도 미안함으로 남아 있어요. 하지만 직원들과 함께 조직을 꾸려나가고 그 속에서 생산된 제품이 국내외에서 인정을 받을 때 느끼는 자부심과 보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지요. 다행히 집에서도 이런 저를 이해해 주어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심 대표는 아무리 바빠도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기상은 언제나 오전 6시며 취침 시간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밤 12시다. 스스로와 한 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한다.

회사 최고경영자(CEO)로서 좋은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우수한 품질의 제품으로 사회에 공헌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소 모범적이고 공자님 말씀 같은 대답 같아 반대로 CEO로서 좋지 않은 점은 무엇이냐고 물어 보았다.

“외롭다는 것이지요. 물론 직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성과물을 냈을 땐 말할 수 없이 기쁘지요. 하지만 CEO는 직원들이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맡고 있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자신만의 판단에 따라야만 하는데 그럴 때 외로움을 많이 느끼지요.”

그렇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은 잠깐이다. 하루하루가 외로움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정신없이 돌아가기도 하지만 특유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이 그를 외로움 속에 빠져들도록 놓아두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청년들이 실업 문제로 어렵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이들에게 이런 말을 들려주고 싶어요. 목표를 굳건히 세우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면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고 말입니다.

어려서부터 장년이 되기까지 내 사업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강한 의지를 갖고 살아오다 보니 내가 바라던 CEO가 되어 꿈을 이루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몫이라는 말을 항상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약력 : 1961년 경북 영주 출생. 경북도립대 사회복지학과 재학 중. 1999년 (주)대명 설립. 경북 문경시 중소기업협의회 수석부회장(현). 한국중고양궁연맹 부회장(현). (주)대명 대표이사 사장(현).


〈 회사 개요〉

회사 이름 : 대명
설립 연도 : 1999년 직원 수: 38명
주력 제품 : 친환경 옹벽 블록·수로관 매출액: 77억 원
주소 : 경북 예천군 지보면 어신리 1248-4

김재창 기자 cha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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