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회복세 배경과 향후 과제

수출이 경기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올 1 분기 수출액은 1013억6000만 달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2% 증가한 것이다. 선진국들은 물론 경쟁 신흥국들과 비교해 보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이처럼 한국 수출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첫째, 세계 경기 회복으로 수출 가격이 정상으로 돌아온 데다 수출 물량도 증가함에 따라 수출 회복세의 가속화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수출 물량은 2009년 12월과 2010년 1월에 각각 전년 동월 대비 33.9%, 35.2% 늘어났다. 또 반도체 등의 수출 단가는 2010년 1월, 2월 각각 13.4%, 14.8%로 인상되면서 수출 증가세에 크게 기여했다.

둘째,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의 경제 회복이 빠르게 진행된 것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아세안(ASEAN)과 홍콩 및 중국 등 신흥국의 수출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수출 증가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셋째, 세계 반도체 시장의 회복으로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면서 수출 회복의 원동력이 됐다. 반도체 수출은 수출 단가 회복과 신흥국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2010년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20.8% 증가했다.

넷째, 최근 수출이 완성재에서 부품·소재 분야로 전환되면서 부품·소재 산업의 수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최근 전 산업에 대한 부품·소재 산업의 수출 비중은 지난 1분기에 50.9%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같은 기간 부품 및 소재 산업의 수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1.6%, 61.8% 늘어났는데, 이는 전체 산업 수출 증가율 36.2%를 웃돌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상반기 수출 회복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출 증가율은 상반기 증가율에 비해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또 유럽발 재정 위기와 중국·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의 빠른 경제 회복에 따른 출구전략은 한국 수출의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중국 수출 중 부품·소재 부문이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미·중 무역마찰이 가중될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 증가가 둔화될 수 있고, 그러면 한국의 대중 수출은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하반기에 더욱 가중돼 원화 가치 상승으로 수출 경쟁력 하락이 우려되고 있는 것도 수출 회복세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 요인들을 최소화하고 수출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수출 지역의 다각화, 부품·소재 수출품의 첨단화, 제품의 품질 개선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고 고부가가치형 수출 구조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특히 인도·중동·남미 등 고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지역 다변화를 위한 지역별 맞춤형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 연구·개발(R&D) 투자 증대를 통해 원천 기술 개발과 품질 개선으로 부품·소재 수출품의 첨단화를 이루고 중국과 일본 등의 아시아 지역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것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의 원천 기술 개발에 대한 세제 지원 및 첨단 부품·소재 개발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일본의 첨단 부품·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산·학·연 합동 싱크탱크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 부품의 녹색화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핵심 녹색 부품 기술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정책 지원도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주요 수출 품목인 IT 제품의 핵심 부품·소재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저부가가치형 무역구조이기 때문에 고부가가치형 무역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국 주요 수출품의 핵심 부품 및 소재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한 R&D 투자 지원과 고부가가치형 수출품 개발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약력 : 1975년 대전 출생. 충남대 수학과 졸업. 오하이오대 국제학 석사. 버지니아주립대 경제학 석사·박사. 2007년 버지니아주립대 강사. 2009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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