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길들이기’
벌크 섬의 바이킹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명 중 하나는 무시무시한 드래곤들과 싸우는 일이다. 바이킹 족장 스토익의 아들 히컵은 늘 덤벙대며 실수를 저지르는 탓에 언제나 드래곤 사냥에서 제외된다.어느 날 히컵은 자신이 개발한 돌팔매 기계로 검은 드래곤에게 부상을 입히는데, 겁에 질린 드래곤의 눈을 보고는 차마 그를 죽이지 못한다. 히컵은 드래곤에게 투슬리스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우정을 쌓아간다. 둘의 우정은 벌크 섬의 운명을 뒤흔들게 된다.
‘드래곤 길들이기’는 디즈니에 뒤처져 있던 드림웍스가 처음으로 승리를 거뒀던 ‘슈렉’의 충격에 비할 만하다. 혹은 작년 말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아바타’와 어깨를 겨룰 작품의 첫 등장이라고 부를 만하다. 드림웍스의 3D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는 애니메이션의 고전적 가치와 3D 최첨단 기술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수작이다.
내용상으로도 철없던 소년이 용의 도움으로 영웅으로 거듭나는 전형적인 성장물의 줄거리를 갖췄다. 특히 ‘용’이라는 판타지 장르의 대표 주자를 마치 고양이처럼 귀엽고 호감가게 형상화함으로써 ‘명견 래시’라든가 ‘벤지’ 등의 동물 영화들이 따뜻한 감동과 사랑스러운 호감을 동시에 안겨주었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3D의 매력에 대해서도 ‘드래곤 길들이기’는 그 어떤 작품보다 만족스러운 기술력을 보여준다. ‘아바타’ 이외의 다른 영화들이 일반적인 2D 형태로 촬영한 다음 3D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드래곤 길들이기’는 전 과정을 3D 입체로 제작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현재 나와 있는 3D 기술 중 가장 최첨단의 노하우가 집약된 ‘드래곤 길들이기’에는 파충류의 피부를 모방한 드래곤의 미세한 비늘 모양이나 움직임뿐만 아니라 투슬리스의 스펙터클하고 현란한 비행 기술을 3D로서만 가능한 비주얼로 보여준다.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날아오르고, 기암절벽 사이사이를 절묘하게 피하며 전속력으로 날아가는 투슬리스의 활강 장면을 보면 과연 ‘아바타’의 나비족조차 아슬란을 버리고 투슬리스를 탐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도리가 없다.q
내 깡패 같은 애인
싸움도 제대로 못하지만 입심만은 끝내주는 삼류 건달 동철(박중훈 분). 그가 사는 반지하방 옆집에 참하게 생긴 여자 세진(정유미 분)이 이사 온다.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지만 세상이 만만치 않아 번번이 좌절하는 세진, 가진 건 없어도 깡은 누구 못지않게 세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거주하는 두 남녀는 티격태격하며 기묘한 로맨스를 쌓아간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배우 박중훈과 정유미의 화학작용이 예상외로 굉장하다는 평이다.
나이트메어
1984년부터 1994년까지 7편의 시리즈로 만들어졌던 공포영화의 대명사 ‘나이트메어’가 다시 한 번 리메이크됐다.
엘름가의 10대들은 밤마다 꿈속에서 줄무늬 스웨터를 입고 갈고리 손에 끔찍한 화상 흉터가 있는 남자 프레디 크루거(재키 얼 헤일리 분)에게 시달린다.
그를 피하기 위해서는 잠을 자지 않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프레디의 악몽에 시달리던 친구들이 차례로 목숨을 잃자 여고생 낸시는 그와 정면 대결하기로 결심한다.
도쿄 택시
일본 4인조 록 밴드에게 서울 공연의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리드보컬 료(야마다 마사시 분)는 비행기 공포증 때문에 비행기를 탈 수가 없다. 결국 최후의 선택으로 도쿄부터 서울까지 택시를 타기로 한다.
‘손님은 왕’이라는 철칙을 가진 택시 운전사 야마다(야마자키 하지메 분)는 과감하게 료와 함께 택시로 국경을 넘는다.
한·일 글로벌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영화는 양국 간의 문화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코믹한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김용언 씨네21 기자 eun@cine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