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

2007년 사상 처음 전 세계 도시인구가 농촌인구 수를 앞지른 후 현재는 세계 인구의 약 51%가 도시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서울의 인구도 6년째 꾸준히 증가해 내년에 사상 처음으로 수도권 인구가 전체의 절반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적재량 이상의 짐을 배에 실으면 쾌적하고 안전한 항해가 어려워지듯 도시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 이상의 인구가 유입되면 높은 에너지 소비와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유발해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위태롭게 한다.

지속 가능성은 전 세대에서 이어받아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나 터전을 다음 세대에 잘 물려주어야 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환경과 자원을 보존하면서 후세에도 ‘살기 좋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있게 하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세계 각국은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기술의 관심과 함께 화석연료로 생산하는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최근 10여 년간 전력의 소비를 줄이기 위해 발전한 조명 기술은 환경 친화적이면서 에너지 효율이 우수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등장시켰다. LED 조명은 지구온난화와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인 수은을 비롯한 중독성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지 않으며 1000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백열등의 50배인 5만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 효율성이나 빛의 품질에서도 기존 조명과 비교해 월등한 성능을 자랑한다.

저효율 조명을 LED 조명으로 교체하면 중간 규모의 발전소 600개의 연간 전력 생산량과 맞먹는 약 183조 원의 전기 사용료를 절감할 수 있고 약 2억 그루의 소나무를 심어야 줄일 수 있는 6억3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저효율 조명을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일은 화장실의 전구를 교환하는 것만큼 쉽고 간단하며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환경 보존 노력보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도심의 거리·사무실·가정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조명들과 호환돼 쉽게 적용할 수 있고 즉각적인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기 투자비용은 기존 조명에 비해 높지만 내구성이 우수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 관리 및 유지비용이 적게 들어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경제적이다.

LED 조명으로 교체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이뿐만이 아니다. LED 조명은 백색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상의 구현이 가능해 형형색색의 빛을 내는 도시 경관 조명으로도 손색이 없다. LED 조명이 적용된 건축물은 경관이 수려해 새로운 관광 명소로 탄생돼 도시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높여준다. 실제로 건축물에 적용된 아름다운 LED 경관 조명으로 내국인은 물론 해외 관광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아 국가 브랜드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LED 조명 솔루션으로 인구 과밀화가 가져온 문제들을 해결하고 도시의 경관도 아름답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등 각계의 협력이 필요하다. 올해 정부는 작년까지 관공서 중심으로 이뤄지던 LED 조명으로의 교체 작업을 민간 부문과 일반 가정으로 확대하기 위해 2014년까지 LED 램프의 가격을 현재의 5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해 초부터 그동안 대중화에 걸림돌이었던 LED 램프의 높은 가격을 대폭 인하해 출시하기 시작했으며 곧 마트나 슈퍼에서도 LED 램프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돼 일반 조명 시장에서의 교체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일 어둠을 밝히는 전구 하나를 바꾸는 것이 환경오염을 줄이고 ‘살기 좋고’, ‘살고 싶은’,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김태영 필립스전자 대표이사

약력: 1952년생. 성균관대 전자공학과 졸업. 82년 필립스전자 입사. 97년 필립스전자 전무 겸 의료기기 사업본부장. 2000년 필립스전자 부사장 겸 필립스 메디컬 시스템즈 아시아태평양 경영위원. 필립스전자 대표이사 총괄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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