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쪼개기 ‘성행’…지구단위계획 ‘관건’

새롭게 주목하는 합정동

합정동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한강변 초고층 개발에 따른 기대감이 높다. 그도 그럴 것이 흉물스러운 당인리발전소가 지하로 들어가고 그 위에는 문화공원이 조성될 가능성이 큰데다 한강을 남측으로 바라보고 있어 조망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합정동에 10년 동안 거주해 온 구모 씨는 “거실에서 한강과 공원을 직접 바라본다고 상상해 보라. 아마 조망권 프리미엄만 해도 강남이나 여의도를 능가할 것”이라며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원래 합정동은 제2종, 3종 일반 주거지역이 혼합된 곳으로, 평지와 경사도가 낮은 구릉지로 이뤄져 있다. 건축물은 붉은 벽돌의 빌라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소규모 아파트와 오피스 등도 가끔 눈에 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주거지로서 인기가 높지 않았다. 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 때문에 공해가 심한데다 낡은 주택들도 많아 주거 환경도 열악했다.

그러나 사정이 180도 달라졌다. 서울시가 합정동에 최고 50층까지 초고층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도록 허가한데다 골칫거리였던 당인리 화력발전소가 문화발전소라는 이름의 공원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인리 발전소 개발 가능성 ‘주목’

입지 여건이 뛰어난 점도 인기에 일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하철 2·6호선 합정역과 6호선 상수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강변북로와 내부순환로 진입이 수월해 교통 여건이 뛰어나다.

또 한강을 두고 마주한 여의도와 마포·용산 등의 도심권 업무지구의 접근성이 높고 홍대와 신촌 일대의 상업지역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합정지구와 마주한 합정균촉지구·망원지구 등이 함께 개발되면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인근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호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 발표 전보다 대지 지분 가격이 3.3㎡당 평균 1000만 원 이상 올랐다. 현재 합정동 16~23㎡ 대지 지분 가격은 합정역 주변이 3.3㎡당 5100만~5700만 원, 지구 중앙인 성산중학교 주변은 3.3㎡당 4600만~5200만 원, 상수역 주변은 4600만~5200만 원 선이다. 현재도 호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합정역 인근 S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호가가 계속 오르다 보니 거래가 많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하지만 4월에 예정된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안이 나오면 실제 지분 가격은 좀 더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높은 지분 가격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급매물을 노리는 매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남향으로 녹지와 한강을 동시에 조망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여의도 국제금융지구가 활성화되면 합정지구의 미래 가치도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상수역 인근 N공인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투자가치를 분석하기가 어렵다”며 “작은 지분을 너무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개업자는 “단독주택의 50% 정도가 지분 쪼개기가 이뤄진데다 대지 지분이 작은 물건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업성이 낮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합정동 일대는 교육 시설이 부족해 학교 신설로 인한 기부채납 비율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지구단위계획이 나오기 전까지 무조건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김두연 부동산뱅크 연구원 emym283@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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