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와 웰빙…이국적 라멘 전문점

성공하는 점포 탐구 - 일본 라멘·마키 전문점 ‘멘무샤’

라면 전문점들이 유망 창업 아이템으로 시장에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정통 일본라멘 전문점 역시 창업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때마침 주류 업계에서도 와인보다 시장 성장세가 빠르다는 사케가 인기를 끌고 있으니 라멘과 사케 두 가지의 결합은 환상적이라고 하겠다.

국수 등 면(麵) 전문점은 소액 창업이 가능하고, 예고 없이 찾아오는 각종 먹을거리 파동 속에서도 비교적 안전한 음식으로 평가 받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전통 술인 막걸리가 재조명받으며 신세대 소비층에까지 어필하기 시작하면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던 일본 술 ‘사케’의 인기 역시 더욱 거세졌다.

이는 술 소비도 웰빙이 대세를 이루면서 낮은 도수의 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 등으로 문화의 다양성을 접한 선도 그룹 소비자층의 선택이 사케의 열풍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심엔 라멘, 저녁에는 사케로 매출 이모작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점에서 일본 라멘·마키 전문점 ‘멘무샤’를 운영하는 정두렬 사장은 외식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일본 라멘’과 ‘사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 109㎡ 남짓한 점포에서 월 4000만 원 이상의 높은 매출을 올리며 성공 창업을 일궈냈다.

학교를 졸업하고 애니메이션 영상물 제작 분야에서 10여 년간 몸담았던 그가 창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10월. 정 사장은 전문 분야에 종사했지만 조기 퇴직과 노후를 대비해 항상 외식업 창업을 염두에 뒀다.

이 때문에 몇 년간의 일본 생활과 출장 중에도 일본 외식업을 눈여겨봤다. 특히 그가 좋아한 것은 라멘이다. 한국의 라면과는 또 다른 깊은 맛에 빠져 일본의 라멘 맛집을 찾아다녔다.

지난해 그는 직장 생활을 접고 오랜 꿈이었던 창업을 결심했다. 그가 염두에 두고 있던 창업 아이템은 바로 라멘 전문점. “대부분 창업자가 그러하듯이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먼저 찾게 됐다”는 그는 상권도 자신이 근무했던 구로디지털단지를 선택했다.

인근에 일식집이 많았지만 서민형 일본 음식점이 없다는 것을 본인이 상권의 소비자일 때 알게 됐다는 것. 그래서 한창 유행을 탄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를 고려했지만 상권 특성상 식사와 간단한 주류를 함께 판매하는 업종이 맞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단다.

운 좋게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낮에는 ‘라멘 전문점’이었다가 밤에는 ‘사케 전문점’으로 변신하는 그의 가게는 점심시간부터 오후까지는 정통 일본 라멘을 판매하고 저녁에는 일본 술 ‘사케’, 일식 안주류를 판매해 점심 저녁 고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정통 라멘을 잘 안다고 자부하는 그는 처음에는 개인 점포를 열려고 했다. 그러나 창업 과정에서 외식업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알면 알수록 “제대로 된 육수를 내고 다양한 메뉴를 만드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수익성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초보에겐 너무 큰 과제”였다고 말하는 정 사장은 프랜차이즈 가맹을 결심하고도 3개월 동안 개인이 운영하는 라멘 집과 라멘을 제공하는 거의 모든 프랜차이즈의 라멘을 빼놓지 않고 맛보고 다녔다.

지금 정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멘무샤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일본 라멘 특유의 느끼한 맛을 조절한 9가지의 라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본사가 면 생산 라인을 갖추고 직접 제조한 생면만을 고집해 쫄깃쫄깃한 면발을 자랑한다.

한국인들이 건강식의 대명사로 인식하는 사골 육수를 사용해 칼슘과 콜라겐 등 유익한 성분을 강화, 인스턴트 라면의 한계를 넘어 고급 웰빙 푸드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한 것이 강점이다.

창업 시장의 주소비층이며 이국적인 음식 소비에 관용적인 여성 소비자는 당연히 매출 신장을 위한 주요 타깃이다. ‘돈코츠라멘’ ‘소라멘’ ‘유라멘’등 정통 라멘이 남성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다면 샐러드·딤섬·마키쌈·야키소바 등은 낮은 칼로리의 다이어트 메뉴로 여성층에게 인기가 있다.

정 사장은 “1차 식사, 2차 술자리로 옮겨 다니지 않고 한자리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기 때문에 점포의 수익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나마조조’, ‘히레사케’, ‘준마이다이긴조’ 등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10여 가지 이상의 사케를 종류별로 갖춰 마니아 층에게도 만족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튀는 가게 외관, 독특한 분위기

아이템 자체가 이국적이라는 것은 가게의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 콘셉트에 크게 도움이 된다. 경쟁이 많은 요식 업계에서 차별적인 인테리어는 맛과 함께 가게의 큰 강점이기 때문이다.

멘무샤는 브랜드 이름이 주는 생소함과 ‘무사’ 특유의 강한 이미지를 ‘친근한 아저씨’의 모습을 부각시킨 무사 캐릭터로 순화해 매장 인테리어 곳곳에 활용, 편안하면서도 이색적인 분위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고객들은 잠시나마 독특하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국적인 음식과 술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재미있어 한다.

멘무샤 자체는 신생 브랜드지만 본사가 쌀국수 전문점인 ‘호아빈’을 운영하고 있는 중견 요식 업체여서 자체 물류 시스템이 탄탄하고 거의 완제품 형태의 육수와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초보자인 정 사장이 가장 안심한 것도 이런 물류의 안정성 때문이었다. 인테리어 등 시설비를 포함한 총비용은 점포비를 제외하고 1억여 원 정도 들었다.

109㎡ 남짓한 점포에서 월매출 4000만 원을 올리고 있으니 정 사장의 노력과 안전한 선택이 맞아떨어져 빠르게 성공을 일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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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점포 권리금’ 어떻게 이해할까?

권리금, 시장 상황 따라 수시로 변해

상가 점포는 단순한 부동산과 그 안의 시설물이 아니라 하나의 사업체로 봐야 한다. 따라서 단순한 실물 비교가 아닌 현재의 영업 실적과 앞으로의 매출, 즉 미래 가치까지 적용받아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점포의 보증금과 점포 내의 시설 집기 등을 합한 가치가 1억 원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거래가는 영업 상황이 좋은 점포라면 3억~4억 원에도 거래되는 것이 점포 매매의 실제다.
따라서 점포 매매에서 권리금은 마치 주식처럼 앞으로의 점포의 미래의 매출 실적을 예견해 적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식도 오름과 내림이 반드시 그 기업의 매출과 직결되는 것만은 아니듯, 점포 역시 매출이 줄어든다고 해도 해당 상권이 성장하고 있거나 도로의 확장이나 지하철의 개통, 멀티플렉스 극장 같은 유동인구 결집에 관련된 호재들이 있을 때는 어떤 점포의 매출이 바닥이라고 할지라도 권리금은 역으로 상승하기도 한다.

권리금은 ‘매물주 마음이다’고 할 만큼 일단은 팔 사람이 책정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이것은 말 뿐으로, 내가 팔고 싶은 금액에 내놓아도 시장에서 그 가격에 살 사람이 없다면 그 가격은 깎이고 조정당한다.

반면 사겠다는 사람이 많으면 점포 매매를 시도한 사장은 “내 가게가 이렇게 좋은가?”라며 점점 권리금을 높여 부르게 마련이다. 이렇게 권리금은 매수자의 상황, 즉 시장의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화하게 되므로 현재의 시장 시세를 파악해 매매를 시도해야 한다.

이때 점포와 업종에 따라 보증금과 시설비용의 크고 작음이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점포를 운영하는 것이 단순하면 단순할수록 권리금은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

즉, 아무리 대박 식당이라고 하더라도 식당은 주인의 노하우가 결정적이므로 주인이 바뀌면 금세 손님이 떨어지고 매출이 하락할 수 있지만, 커피점이나 헬스클럽, 도넛점, 제과·아이스크림점 등은 주인이 바뀌든 말든 제품의 맛과 운영 노하우에서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관리 운영이 쉬운 업종이라면 동일한 투자금액에서 매출 대비 권리금이 높게 책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재영 김앤리대표 jy.lee2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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