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스탄틴 톨카초프 바슈코르토스탄 국가최고평의회 의장
‘석유 위에 떠 있는 섬.’러시아연방의 21개 자치공화국 가운데 하나인 바슈코르토스탄(바시키리야)에 붙여진 별명이다. 그만큼 원유 매장량이 엄청나다는 뜻이다. 원유뿐만이 아니다. 천연가스를 비롯해 구리·청동·금 등 광물자원이 땅속에 가득 차 있다. 말 그대로 ‘자원 부국’인 셈이다.바슈코르토스탄은 러시아연방에서 경제 규모 3위를 자랑하는 부자 나라다. 주변의 4개 자치국과 함께 러시아 전체 경제의 50% 이상을 떠받치고 있을 정도다.하지만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나라’나 다름없다. 경제 교류 역시 전무했다. 그 물꼬를 트기 위해 최근 콘스탄틴 톨카초프 바슈코르토스탄 국가최고평의회 의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바슈코르토스탄의 국가 재건 프로젝트를 통해 경제 선진국들과의 교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제 한-바의 경제 문화 교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자”고 말했다.이번 방한에 톨카초프 의장은 옙투셴코 경제 부총리 등 10여 명의 고위 관료와 경제계 인사를 대동했다. 특히 바슈코르토스탄의 대표적 기업인 알리안스 그룹 대표가 동행해 국책 사업인 신도시 개발과 각종 자원의 교역 방안을 직접 타진했다. 또 국영 TV의 카메라가 톨카초프 의장 일행의 일거수일투족을 렌즈에 담았다. 한국과의 경제 교류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대통령에 이어 국가 서열 2위이자 푸틴 러시아 총리의 당수석 비서관을 맡고 있는 톨카초프 의장을 만나 한-바 교류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우랄산맥 남단에 위치한 러시아연방 최초의 자치독립공화국입니다. 구소련 해체 후 1992년에 독립했지요. 옛 제정러시아시대부터 제조와 상업이 발달한 교역의 중심지였는데, 지금은 우주항공·석유화학·기계 등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헬리콥터·미그기 등 러시아 항공 산업의 중심지로 유명합니다. 한국에도 60여 대의 헬기를 수출했습니다. 경제 규모로는 러시아연방공화국 가운데 3위이며, 이를 기반으로 러시아연방 중 가장 빠르게 국가 재정 독립을 이뤄 금융 및 경제가 가장 안정적인 국가로 손꼽힙니다. 주변의 4개 연방국과 함께 러시아 전체 경제의 50% 이상을 부양하는 주요 국가로 부상했을 정도이니까요.바슈코르토스탄은 요즘 국가 재건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화를 꾀하면서 해외 경제 선진국들과의 교류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석유 등 자원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면서 제조업이 발달한 한국과 좋은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단기간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의 경험과 기술, 그리고 중앙아시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 기업과의 교류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철광석·원유 등 원자재 교역과 문화 예술 교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의 활발한 교류의 장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지질학적으로 약 3500종류의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습니다. 철광석·구리·금·아연·크로뮴·망간 등 광물자원과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이 풍부합니다. 채굴된 석유와 가스는 러시아는 물론 세계로 판매돼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지요. 또 영토의 3분의 1 정도가 삼림지역이기 때문에 목재도 풍부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과 서로 도울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를 유치해 활발한 자원 교류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만반의 준비가 돼 있습니다.1917년 러시아 혁명 후에 우랄 볼가 유전 개발이 시작됐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정유 공장이 바슈코르토스탄에 있습니다. 원유 시추공만 3500개에 이르지요. 특히 석유 활용 기술은 러시아 최고의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러시아연방에서 헬리콥터 등 항공 관련 산업이 발달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기술적 결함 때문에 문제가 생긴 일이 전혀 없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한국에 수출을 시작한 지도 17년이나 되었지요. 그동안 63대를 수출했습니다. 기술과 성능이 좋고 애프터서비스 체계가 잘돼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KA32 모델이 인기 있습니다. 최근에는 KA226 모델의 생산을 시작했는데, 이 역시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한국의 해군이나 경찰이 큰 관심을 보일 겁니다. 곧 헬리콥터 25~30대를 납품할 새로운 계약서가 맺어질 것 같습니다. 한국과 러시아의 교류 2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이른 시간 내에 100대 수출 기록을 세우길 기대합니다.바슈코르토스탄은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다민족국가입니다. 현재 러시아인(39%)·타타르족(28%)·바슈키르족(22%)·추바시야족·마리인·우크라이나인·독일인 등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고려인도 1000명 이상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 러시아 국적을 가지고 있는 바슈코르토스탄 공화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간부급의 비중이 아주 높습니다. 고려인은 매우 부지런하고 친절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법적으로나 세금 면에서나 비즈니스를 하기 좋은 나라라고 자부합니다. 이미 유럽의 많은 기업들이 국가 재건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다음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잘돼 있다는 평도 받습니다. 또 유로 환율이 낮고 안정돼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만일 자치공화국이기 때문에 러시아와 다른 환경일 것이라고 짐작한다면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모든 투자 관련 사항은 러시아 법에 따르고 있고 우리는 한국 기업의 진출을 환영합니다.투자 활동이나 공공 사업 참여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에 등록한 후 4년 동안 4%의 세금 감면과?3년 동안 재산세를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또 정부의 재정적?보조도 가능합니다. 이 밖에도 바슈코르토스탄의 공적 재산 이용 시 임대료 혜택이 주어지는 등 다양한 투자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1953년생. 73년 구소련 장군으로 퇴역. 이후 러시아 내무부 고위 관직 역임. 법과학 박사이자 교수이며 300여 편의 과학서 저술. 바슈코르토스탄의 주요 정책을 의결 및 집행하는 국가최고평의회 의장이자 바슈코르토스탄 통합 러시아당 당수. 푸틴 러시아 총리 당수석비서관. : 바슈코르토스탄 공화국 (Republic of Bashkortostan) : 볼가강 하류, 남부 우랄지대 : 볼가 연방 지구 : 우파 : 14만3600㎢ (러시아연방의 0.84%, 연방 내 28위) : 407만8800명(2005년 기준) : 5006억200만 루블 (2006년 기준) : 7만4570루블(2003년 기준) : 석유·가스·광물자원 : 기계설비·수송기기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