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창조기업' 희망을 쏘다

= 경기고 2학년생 유주완 군은 요즘 애플 앱스토어의 최고 스타다. 그가 만든 애플리케이션 ‘서울버스’는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간 지 하루 만에 1만 명 이상이 다운로드받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버스 도착 시간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데다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어 아이폰, 아이팟 사용자들이 환호성을 보내고 있다. 뒤늦게 경기도가 버스 정보 이용 시스템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해당 애플리케이션의 접속을 차단했지만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지금은 전면 허용한 상태다. = 애니메이션 감독인 박기완 씨는 지난해 인터넷에서 ‘마장박’이라는 캐릭터로 인기를 모았다. 잔뜩 인상을 쓰고 있는 원숭이 마장박은 하는 짓이 마시마로나 졸라맨처럼 엉뚱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뒤 창업한 박 씨는 마장박이라는 캐릭터로 카툰·영상·애니메이션·일러스트·사진 등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저작권을 등록한 박 씨는 11월에는 개인전 ‘마장박 전(展)’을 열기도 했다. 1인 기업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현재 마장박 3D 애니메이션 제작에 열중하고 있다.21세기 현대사회를 상징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스피드와 효율성이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현대사회는 방대한 콘텐츠를 얼마나 빨리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전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변화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다양한 통신수단의 발달은 창업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고 있다.‘똑똑한 아이디어(Smart Idea)’ 하나만 있으면 나머지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바로 요즘 시대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창의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가 회사를 100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이런 면에서 볼 때 21세기 기업의 경쟁력은 매출·영업이익이 얼마나 많은지보다 직원들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자사만의 독특한 기술력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1인 창조기업이 각광받고 있는 것도 이런 사회적 풍토와 맥을 같이한다. 때마침 독창적이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무기로 자신이 사장이자 직원 등 1인 다역을 맡고 있는 1인 창조기업에 20~30대 청년층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 경영 컨설턴트인 톰 피터스는 개인이 브랜드가 된다는 의미로 ‘브랜드 유(Brand U), 내가 주식회사다(Me Inc)’라는 이름으로 1인 창조기업을 소개했다. 결국 1인 기업은 자신이 가진 지식·경험·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얼마나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핵심 가치가 있다. 형태는 얼마든지 다양하다. 아이디어 개발에서부터 상품 개발, 서비스 제공까지 사실상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 분야에 걸쳐 있다. 상품 개발형 1인 창조기업이 가능한 것도 역시 인터넷을 통한 분업 서비스가 잘 발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결국 똑똑한 정보기술(Smart IT)을 기반으로 소규모(Small)이면서 효율성(Speedy) 높은 일을 하느냐는 1인 창조기업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물론 현재는 IT와 금융 서비스업의 전망이 가장 밝다. 2005년도 통계청이 조사한 ‘서비스업 총조사 기준’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 업종 연평균 매출이 1억800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금융 서비스 관련 업종이 6070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교육 서비스 업종은 2000만 원으로 가장 낮았다.1인 창조 기업은 일자리 창출에 온 힘을 쏟아야 하는 정부로서도 매력적인 카드다. 대기업으로 대표되는 민간 부문의 일자리를 늘려야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1인 창조기업은 일자리 수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활성화와 IT 기술력 강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정부는 2008년 현재 5만여 개에 달하는 1인 창조기업 수를 2012년까지 두 배인 10만 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주무 부처인 중소기업청은 우수 아이디어 발굴에서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1인 창조기업 육성을 위해 올해 449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213억 원과 비교할 때 110% 늘어난 수준이다. 이와 함께 모태 펀드 중 일정 비율을 우선적으로 지원해 창업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을 통한 특례 보증도 확대할 계획이다.세계 IT의 허브로 알려진 실리콘밸리는 숱한 1인 창조기업가 출신 스타들을 배출해낸 산실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제대로 한 번 알려보지도 못하고 쓰라린 실패를 맛본 1인 창조기업가들의 애환도 서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IT 전문가들이 실리콘밸리를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탄탄한 인프라로 요약된다. 실패 후에도 재도전의 기회를 꾸준히 제공한다는 점이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1인 기업가들의 열정과 더해지면서 엄청난 에너지로 재탄생되고 있는 것이다.송창섭 기자 realsong@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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