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 여건 ‘업그레이드’…일자리 ‘증가’

근무 형태가 바뀐다

앞으로 포스코, 현대·기아차, 르노삼성자동차의 근무 형태가 바뀔 전망이다. 포스코는 공장 직원들의 근무 형태를 현행 4조 3교대에서 4조 2교대제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근로 여건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취지다.현대·기아자동차는 40여 년간 지속돼 온 생산직의 근무 형태를 개편,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르노삼성자동차도 완성차 업계에선 처음으로 3교대 도입을 검토하는 등 산업 현장의 근무 체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우선 포스코는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제철소 공장 가운데 여건이 갖춰졌다고 판단되는 작업장부터 4조 2교대 근무를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포스코 관계자는 “근무 형태를 바꾸기 전 현장 직원들의 공감대를 모으기 위해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4조 2교대는 4개 근무조 중 2개조가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2개 조는 번갈아 쉰다. 이에 따라 연간 휴무일이 현재 103일에서 190일 정도로 늘어난다. 포스코 관계자는 “근로 환경이 개선되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포스코는 쇳물을 뽑아내는 고로 제조 현장을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전 임직원 1만6000여 명의 절반 정도가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전통적 ‘굴뚝기업’인 포스코가 4조 2교대제 도입을 고민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준양 회장 취임 후 부쩍 강조하고 있는 창의·혁신적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작업복과 워커로 상징되던 이른바 ‘우향우 정신(옛 포항제철 건립 당시 실패하면 우향우 해서 동해에 빠져 죽는다는 각오)’과 ‘상명하복식의 수직적 조직 문화’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정준양 회장은 “포스코도 집중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열린 문화를 만들어 창의적인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항상 역설해 왔다.포스코는 근무 형태가 바뀌어도 개별 직원들의 임금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체 근무시간에선 변화가 없기 때문에 연봉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수당 기준 변경 등의 문제는 향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르노삼성자동차는 뉴 SM3와 SM5의 판매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하루 24시간 공장을 완전 가동하는 3교대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르노삼성은 부산 공장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하는 주간조와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일하는 야간조를 바탕으로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실시해 왔다.3개조가 8시간씩 24시간 일하는 3교대를 도입할 경우 연 20만 대 수준인 생산능력이 30만 대로 확대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이르면 올 1분기 중 3교대제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이 회사는 생산량 증대에 따라 2006년 3월 밤샘 근무가 없는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처음 도입했다.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1월 판매 집계 결과를 바탕으로 3교대제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현대·기아차는 오는 4월께부터 노조와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현행 주야간 맞교대의 노동 강도가 세고, 야간 근무 체제가 근로자의 건강을 해친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주야간 맞교대는 근로자가 8시간 근무 후 2시간 잔업하는 과정을 주야간 되풀이하는 ‘10+10’ 형태다.문제는 공장 가동 시간이 짧아지는 만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 측은 1개조가 8시간,다른 조가 10시간 근무하도록 하자는 절충안을 비롯해 다양한 대안을 구상 중이다. 노조가 임금 손실과 노동 강도 강화,고용 불안이 없어야 한다는 ‘3무(無) 원칙’을 내세우고 있어 노사 간 줄다리기를 예고하고 있다.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 전자 업계와 GS칼텍스·SK에너지 등 유화 업계는 현행 4조 3교대 근무 형태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유화 업계 관계자는 “공장을 24시간 멈추면 안 되는데다 근무시간이 길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3교대 형태가 최적”이라고 말했다.김선명 기자 kim069@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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