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광고비도 ‘물’쓰듯…황금알 ‘쑥쑥’

슈퍼볼의 경제학적 부가가치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슈퍼볼. 미식축구(NFL) 내셔널 콘퍼런스와 아메리칸 콘퍼런스 우승팀의 한판 대결인 슈퍼볼에 기업들은 30초 단발 TV 광고비로 300만 달러에 가까운 거액을 쾌척한다. 슈퍼볼이 갖고 있는 경제학적 부가가치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2월 7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슈퍼볼에 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비가 책정되는지는 시청률을 보면 짐작이 간다. 닐슨미디어가 추정하고 있는 미국 내 TV 보유 가구 수는 1억1490만 가구다. 물론 이 수치는 가구당 TV 1대만을 가정한 경우다. 가구당 최소한 2대를 갖고 있다면 2억9200만 가구가 된다.시청자 수를 보면 지난해 열린 슈퍼볼은 9870만 명이 지켜봤다. 올해는 1억 명을 돌파할 것이란 분석이다. 사실상 미국의 전 가구가 슈퍼볼을 시청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슈퍼볼의 부가가치는 입장권 가격에서도 잘 나타난다. 슈퍼볼 티켓은 총 7만여 장 정도다. 대부분 NFL 리그 32개 팀과 스폰서들에게 배정된다. 일반인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불과 1000여 장이다. 이것도 시즌 내내 경기장 내에서 판매하는 ‘즉석 복권’ 당첨자용으로 배정한 것이 전부다.이에 따라 슈퍼볼을 보려면 재판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입할 수밖에 없다. 슈퍼볼 입장권은 개인들끼리 활발하게 사고팔 수가 있다. 인터넷 사이트별로 일정액의 ‘프리미엄’을 붙여 거래한다. 원래 슈퍼볼 입장료는 좌석에 따라 500달러(약 56만 원)에서 1000달러(약 110만 원) 정도다. 1월 중순께 재판매 인터넷 사이트에서 형성된 가격은 2000달러(약 220만 원)에서 4500달러(약 500만 원) 수준이다. 정상가보다 4배 이상 폭등한 가격이다.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티켓은 8명이 입장할 수 있으며 음식까지 제공되는 ‘스위트’석으로 7만2320달러(약 8100만 원)에 나와 있다. 그러나 이 가격은 순수한 티켓 값일 뿐이다. 재판매 사이트에 지불하는 수수료 15%에다 세금 등을 내면 티켓 가격에다 평균 300달러(약 33만 원) 이상을 추가로 내야 한다. 7만2320달러짜리 스위트석은 추가 비용으로 1만1000달러(약 1230만 원)를 더 내야 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슈퍼볼이 열리는 경기장 주차비는 무려 125~150달러(약 14만~17만 원)다. 정상 가격을 내고 입장하려고 해도 최소한 70만 원에서 125만 원이 든다. 평균 100만 원이다. 재판매 사이트를 통해 슈퍼볼 티켓을 구입해서 관람하려고 하면 가장 싼 것을 구입해도 최소한 1인당 260만~27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8명이 들어가는 스위트석은 1억 원 정도를 내야 한다. 1인당 1000만 원이 넘는 셈이다.슈퍼볼은 개최 도시에 엄청난 특수를 안겨준다. 가장 큰 수익은 ‘슈퍼볼 파티’와 ‘기업 초청 환영 행사’다. 올해도 슈퍼볼 직전 마이애미 시내와 인근 포터 로더데일 등지에서 크고 작은 ‘환영(Hospitality)’ 이벤트가 진행된다. 최근에 발행된 스포츠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마이애미 사우스 비치에 있는 ‘빅터 호텔’에서 주최하는 파티의 비용은 1인당 5000달러에서 1만7500달러가 소요된다고 한다. 스포츠 잡지 ‘ESPN’은 지난해 광고 수익이 27% 늘어난 보답으로 스폰서들을 초청, 사우스 비치 인근 ‘폰테인블루 호텔’에서 대대적인 파티를 연다. 1인당 2700달러에서 최고 9800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미식축구 팀들도 자체적으로 1인당 수천 달러에 해당하는 ‘럭셔리 파티’를 열 예정이다. 또한 이번 슈퍼볼을 개최한 경기장도 큰 덕을 봤다. 마이애미 돌핀스 구장은 슈퍼볼 개최 열흘을 남겨두고 그토록 성사되지 않던 ‘명칭 사용권(naming rights)’을 팔 수 있었다. 선 라이프 파이낸셜과 연 750만 달러를 받고 앞으로 5년간 ‘랜드 샤크 스타디움’이던 경기장 이름을 ‘선 라이프 스타디움’으로 바꿨다.슈퍼볼을 중계하는 CBS는 지난해보다 약간 가격이 떨어졌지만 평균 260만~280만 달러에 총 62개의 30초짜리 광고 대부분을 팔아치웠다. 슈퍼볼 한 경기의 TV 광고비 수입만 1억6000만~1억7360만 달러인 셈이다.마이애미(미 플로리다주)= 한은구 한국경제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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