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만 대 판매해 전기차 시대 열 것’

그는 전기차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객의 관심이 과거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커졌고 각국 정부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바뀌었고, 또 비용도 과거에 비해 굉장히 떨어졌다”는 것이 이유다.불과 10년 전만 해도 없어질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들이 지금은 전혀 볼 수 없게 된 것들이 있다. 브라운관TV, 사진용 필름, 비디오테이프 등이다. 그만큼 새로운 기술일수록 전파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자동차 분야에서도 최근 내연기관을 대체할 새로운 기술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분위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순수 전기자동차가 시장 선점을 위해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다.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내놓지 않았던 닛산은 올해 하반기 최초의 패밀리카 형태의 전기차를 양산 판매한다. 올가을 일본과 미국에서 내놓을 리프(Leaf)가 그것이다. 현재 미쓰비시의 아이미브(i-MiEV)가 판매되고 있지만 2인승으로 대중적인 차종은 아니다.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는 전기차이지만 연료로 전기를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닛산의 리프는 5인승 준중형 차급이면서 순수하게 전기 충전으로만 주행하는 차다. 1회 충전의 주행거리는 160km.닛산의 기술 박람회인 ‘닛산 테크놀로지 스퀘어’를 위해 한국을 찾은 가즈히로 도이(土井三浩) 기술 마케팅 총괄 실장은 5년 전부터 닛산의 선행기술개발 전략팀에서 전기차를 연구해 왔다. 그는 전기차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객의 인식이 과거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커졌고 각국 정부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바뀌었고, 또 비용도 과거에 비해 굉장히 떨어졌다”는 것이 이유다.전기자동차의 핵심은 배터리다. 18년 동안 리튬이온 배터리를 연구해 온 닛산은 일본 가전업체 NEC와 공동으로 설립한 AESC가 생산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가 굳이 배터리를 만들어야 할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기차 표준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동차 회사는 배터리를 알아야 하고 배터리 회사는 자동차를 잘 아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 배터리 성능을 높이는 것 외에 자동차의 제어, 컨트롤을 향상시키는 방법도 함께 연구해야 합니다.” 닛산은 현재 미국·일본·유럽에서 연 20만 대 분량의 생산이 가능한 배터리 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생산 능력이 그렇다는 얘기지 20만 대를 생산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또 르노 측에도 공급해야 한다”고 도이 실장은 얘기했다. 그는 일단 일본에서 연 5만 대 수준으로 리프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리프는 처음부터 전기차를 위해 개발된 플랫폼이 사용됐다. 기존의 내연기관을 개조한 전기차들은 엔진과 연료탱크 때문에 불필요하게 덩치가 커졌지만 리프는 실내 공간을 충분히 확보했는데도 실제 차량은 크지 않다.배터리는 탑승 공간 아래쪽 바닥에 장착될 정도로 소형화됐다. 무게중심이 가운데 몰리면서 미드십엔진과 같은 주행 안정성까지 덤으로 얻었다. 또 주차장 바닥의 충전기와 반응하는 비접촉식 충전도 가능하다. 또 외부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충전 용량을 확인하고 충전하는 동안 냉난방을 미리 완료해 놓도록 원격 조작할 수 있는 정보기술(IT)이 접목됐다. 주행 중에 냉난방을 할 경우 전기가 많이 소모돼 주행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대는 내연기관 시대와 달리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패턴에 더 가까워짐을 알 수 있다.우종국 기자 xyz@kbizweek.com : 1960년생. 게이오대학 기계공학 학사·석사. 85년 닛산자동차 입사. 98년 자동차리서치연구소 매니저. 2004년 기술전략부 선임매니저. 2007년 기술마케팅부 총괄매니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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