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의 안전 운항 체계를 선도하는 국제 외교관 될 것”

(주)진에어 김재건 대표이사

우리나라의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100% 자회사로 지난 2008년 7월 첫 운항을 시작한 저비용 실용항공사 (주)진에어(대표 김재건 www.jinair.com).

‘진에어’라는 이름은 진실을 의미하는 한자 ‘진(眞)’과 영어 ‘진(Jean)’을 모두 내포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실용적인 가격과 진실된 서비스로 항공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또 신생 항공사답게 열정적이고 개방적인 감각을 앞세워 저비용 실용항공사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미도 함께 포함돼 있다.

국내 항공시장에 새로운 항공문화와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주)진에어의 김재건 대표를 만나 (주)진에어의 성장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본다.

나비가 고치를 뜯고 나오는 시기
(주)진에어는 지난 2008년 7월 17일, 김포-제주 노선으로 운행을 시작해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해왔다. 실제로 (주)진에어는 운항개시 이후 현재까지 약 130여만명을 수송했으며, 2008년 9.7%에 그쳤던 저비용항공사의 국내선 여객 분담률을 최근 30%대까지 성장시킨 주역이다.

국내 노선에서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인식 전환은 물론 시장 성장에도 확실한 기여를 하며 시장 선도 기업으로 성장한 (주)진에어는 지난해 12월 21일 인천-방콕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 운행에도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
현재까지 탑승률은 92% 이상으로 고공행진 중인데 이는 국적기 중 유일하게 오전시간대 출발을 선택한 틈새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진에어는 또한 인천-하네다(일본)와 인천-클락(필리핀)의 부정기 노선에도 성공적으로 취항했다.

김재건 대표는 “취항 당시 ‘저비용항공사=안전에 대한 무관심, 프로펠러기’라는 기존의 인식을 깨는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주)진에어는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B737-800 최첨단 제트항공기를 운항함으로써 고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며 “나비가 힘들게 고치를 뜯고 나와야 강하게 자라는 것과 같은 이치로 (주)진에어는 성장했다”고 표현한다.

신선, 파격 그리고 실용
진에어의 가장 큰 특징은 ‘신선·파격·실용’이라는 말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Fly, better fly’(보다 나은 비행)라는 슬로건 하에 나비를 형상화 한 모양의 파격적인 컬러 로고와 항공기 디자인이 이를 잘 말해준다. 연두색 바탕에 형광 하늘색과 보라색으로 담아 놓은 나비는 고객들이 언제든지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주)진에어의 차별화된 서비스 정신을 나타낸다.

또 하나의 파격은 승무원들의 유니폼에 있다. (주)진에어 승무원들은 진(Jean)바지를 입는데 이것은 곧 자유와 실용의 상징이며, 파격적이고 캐쥬얼한 유니폼은 승객과의 거리감을 줄이고 친근하게 다가가 즐겁고 편안한 여행이 되도록 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안전을 바탕으로 한 저비용항공사
취항 초기부터 김재건 대표이사가 항상 강조한 말이 있다. (주)진에어는 저가항공사(LPC, Low price carrier)가 아니라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라는 점이다.

김재건 대표는 “지금 전세계적으로 원가 절감을 통해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운행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인 저비용항공사 즉 LCC가 매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주)진에어 역시 저비용항공사로 판매 유통망 단순화, Multi-tasking, 기재 가동률 제고, 서비스 단순화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절감된 원가를 통해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이라는 혜택을 제공하여 항공사, 소비자간 윈-윈하는 경영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모든 부문에서 절감만 하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오히려 안전에 관해서는 철저하게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 (주)진에어는 정비, 운항통제, 조종사 교육 등 안전 관련 부문은 모기업인 대한항공에 위탁하여 철저를 기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승객들의 안전은 외면한 채 저렴한 가격만을 내세워 내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하는 일부 외국계 저가항공사가 운항을 하고 있다”며 “항공사의 기본은 ‘안전’으로 안전과 비용절감을 바탕으로 저가격을 구사하는 ‘저비용항공사’와 안전은 외면한채 박리다매하는 ‘저가항공사’는 반드시 차별화 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진에어는 진정한 의미의 저비용항공사로 성장할 것을 약속했다.

까다로운 국제안전규정 통과
실제로 (주)진에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최초로 국제항공안전인증(IOSA)을 획득해 국내 저비용항공사 업계의 선도주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국제항공안전인증(IOSA, IATA Operational Safety Audit)이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전문 평가기관이 실시하는 세계 표준 안전 인증 제도로, 운항·정비·운항 관리·객실·운송 등 8개 분야에 대한 포괄적인 안전 점검을 통해 모든 기준을 통과한 항공사에 주는 인증이다.

(주)진에어는 취항 7개월만인 지난 2009년 2월 23일부터 27일까지 IOSA Audit을 수검했고 같은해 3월 24일 IATA(국제항공운송협회)로부터 IOSA 인증을 획득해 국제적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취항 후 최단 기간에 얻은 성과로 인해 더욱 자부심을 갖게 된 김재건 대표는 취항 전 (주)진에어의 모든 직원과 함께한 ‘안전 정책 선포식’을 통해 “(주)진에어의 핵심가치는 승객에게 최고 품질의 안전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다”며 다시 한번 안전을 강조했다.

대테러 대비한 대처방안 마련
최근 강화되고 있는 대테러 항공보안과 관련해 국내 공항에서의 승객 및 수화물에 대한 검색 및 보안절차의 운영은 그 주체가 항공사가 아니라 ‘공항공사’이다.
하지만 (주)진에어는 안전에 대한 대처를 공항공사에만 미뤄두지 않고 취항 이래 (주)진에어의 모든 공항 근무자와 승무원들이 중복확인(Double Check) 개념으로 각 규정과 절차에 입각해 보안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승객의 공항도착 후 발권 및 위탁 수화물 접수부터 항공기에 탑승 후 목적지에 내릴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근무하도록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근무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안전보안 담당자가 월 1회 이상 불시 항공기 탑승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등 품질유지 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공항 경보단계 변경에 대한 정보를 모회사와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체제도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안전문화는 사회 전반에 걸쳐 수행되어야 할 무형의 자산으로 이 자산은 소리 없이 사라지거나 목적이 왜곡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시스템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시스템은 구성원 누구나 쉽게 회사의 안전도를 확인할 수 있고, 말단 부서의 의견이 경영층에 투명하게 전달되며, 위험평가나 품질심사를 통해 얻어진 정보의 축적으로 미래의 안전도를 예측할 수 있는 안전관리시스템이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에 정부는 기업이나 민간의 안전관리시스템이 국가의 안전관리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안전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효율적인 IT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안전 운항 체계 선도하는 국제 외교관 될 것”
항공산업은 국가 대 국가간 수많은 인적·물적 교류를 형성시킨다. 결국 항공사가 하는 일은 민간 외교관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김재건 대표는 (주)진에어를 안전과 효율적인 비용 체계를 갖춘 진정한 의미의 저비용항공사 롤 모델로 성장시켜 일본과 중국, 동남아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아직 많은 고객들은 저비용항공사에 대해 싸구려라는 인식과 불안하고 불편하다는 오해를 가지고 있다. 국내 및 외국의 몇몇 소위 저가항공사들이 잦은 항공기 고장과 사고로 인해 이러한 선입견을 고착화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에 실망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철저한 안전 의식과 완벽한 운항을 지속할 것을 약속한다.

이와 함께 (주)진에어의 올해 목표는 국제선 취항지 확대다.
(주)진에어는 지난해 12월 21일 국제선 첫 취항지이기도 했던 인천-방콕 노선을 매일 운항중이다.
국제선은 취항 상대국의 인·허가 및 조업 계약, 정비, 급유, 판매망 구축 등의 과정이 매우 복잡해 철저한 사전 준비 없이는 운항이 쉽지 않다. 하지만 (주)진에어는 모기업인 대한항공의 노하우와 국제선 운항에 대한 풍부한 사전 지식과 정보를 기반으로 한치의 오류 없이 국제선 운항 준비를 해왔다.

그 결과 (주)진에어의 인천-방콕 노선 평균 탑승률은 92% 이상을 기록, 취항과 동시에 같은 노선에 취항하고 있는 항공사들을 제치고 탑승률 1위를 꿰찼다.
이러한 결과에 자신감을 얻는 김 대표는 올해는 국제선 취항지 확대에 전념해 인천-괌 노선과 일본의 이바라키 등의 운항노선을 연내 6~7개로 대폭 늘릴 계획을 세웠다.

이제 곧 취항 2주년을 맞이하는 (주)진에어와 김재건 대표이사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한국경제매거진 박병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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