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스타일·균형감 있는 성능 ‘조화’

르노삼성자동차 뉴SM5

르노삼성자동차(르노삼성)의 뉴SM5는 예전처럼 닛산이나 르노의 차종을 베이스로 하지 않고 국내 시장을 위해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된 차다. 프레임은 르노의 라구나를 베이스로, 엔진도 기존 르노닛산의 것을 가져와 개조한 것이다.뉴SM5의 콘셉트는 ‘과하지 않은 균형감’으로 정리된다. 모든 부분에 ‘엣지’를 넣은 쏘나타와 달리 전체적인 조화를 강조했다. 명품을 차려 입은 패션모델이 멋있기는 하지만 일반인이 소화하기에는 버겁듯이, 쏘나타(YF)의 과도한 스타일링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층을 잡겠다는 의도다.과거에는 중형 세단의 스타일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이제는 취향이 극단으로 나뉘게 됐다. 뉴SM5의 외관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겠지만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에는 기존 르노삼성 고객과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콘셉트를 결정하기 때문에 디자인이 괜찮다, 아니다는 평가는 고객에게 맡겨야 할 듯하다.최근 유행은 현대차를 비롯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크롬 재질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이지만, 뉴SM5는 반대로 무던한 인상이다. 그러나 과도한 스타일링에 싫증나면 다시 반대의 유행이 오듯이, 지나간 시간보다 다가올 5년 동안 판매될 차종이므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든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 최근 차들이 후드의 볼륨감을 강조하는 것과 반대로 납작해진 것도 같은 이유다.반면 뒷모습은 스포티함이 넘친다. 후면에서 봤을 때 그린하우스(유리창 부분)가 좁고 보디가 넓어 잘록한 허리와 튼실한 엉덩이를 연상케 한다. 옆모습은 사이드몰딩을 없애 매끈하게 처리했다. 2세대 SM5 때는 닛산 ‘티아나’에 없는 사이드몰딩을 억지로 붙였지만 이제 사이드몰딩은 촌스러운 것이 되어 버렸다.전폭(차폭)과 축거(앞뒤 바퀴 사이의 거리)로는 쏘나타와 차이가 거의 없어 제원상의 실내 공간은 비슷하다. 대시보드는 상하 절개로 된 유럽 스타일이다. 현대차와 GM대우가 미국식의 좌우대칭형을 적용하는 것과 대조된다. 뉴SM3에서와 마찬가지로 내비게이션용 SD 메모리카드를 보이는 곳에 탈착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돋보이는 아이디어다. 여기에 음악 파일을 함께 넣으면 되고 내비게이션이 없는 경우 USB 소켓이 달려 있다.새로운 SM5의 달라진 점을 체감할 수 있는 것은 무단 변속기(Xtronic)다. 운전자에게는 변속 때마다 엔진 회전수가 변하는 재미를 느낄 수 없는 대신, 동승객들이 커피를 쏟을 일은 없어졌다. 최근 알티마2.5/3.5를 비롯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닛산 차들이 대부분 무단 변속기를 쓰고 있고, 뉴SM3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 또한 경쟁 차와의 차별화 요소다.르노삼성 측은 17년 동안 알티마 등에 적용된 검증된 변속기라며 오히려 경쟁 포인트로 삼고 있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무단 변속기는 다단 변속기 대비 3%의 연비 개선 효과가 있다.쏘나타가 BSM(밸런스 샤프트 모듈)을 떼어내고 출력과 연비의 극대화를 이룬 반면 뉴SM5는 소음과 진동을 잡기 위해 BSM을 살렸다. BSM의 유무는 엔진 크랭크 아래에 무게추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로 설명된다.뉴SM5는 경쟁 차인 쏘나타보다 최대 170만 원 싼 가격에 판매된다. 합리적인 품질 개선에 따른 조치이지만, 애초 르노삼성이 예상했던 것보다 현대차의 가격 인상 폭이 커서인지 최초로 르노삼성의 차가 현대차 것보다 ‘싼 차’가 돼 버렸다. 그러나 르노삼성 측은 “비싸야 프리미엄 브랜드인 것은 아니다. 고객에게 프리미엄급 품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얘기하고 있다.우종국 기자 xyz@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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