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로 간 경제학자’
이제는 비난과 혐오의 대상이 된 월스트리트. 피터 번스타인은 작년 6월 아흔한 살의 나이로 숨을 거둘 때까지 바로 그 월스트리트에서 뛰어난 인품과 학식, 전문성으로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은 인물이다. 투자의 목적은 생존이며 고객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그의 통찰은 월스트리트의 빗나간 욕망이 초래한 대참사를 전 세계가 목도한 지금 더 큰 울림을 갖는다.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거쳐 뉴욕 상업은행에서 근무하던 번스타인은 1951년 갑작스런 부친의 사망으로 뜻하지 않게 투자 자문사를 물려받았다. 그의 아버지는 매달 자신이 직접 쓴 글을 사보에 담아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일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고, 번스타인도 이 전통을 그대로 따랐다. 그에게 자신만의 관점을 담은 글쓰기는 큰 즐거움이었다. 이 책은 번스타인이 1950~70년대 사보에 쓴 글들을 뼈대로 하고 있다.오늘날 높은 보수를 좇아 금융시장에 뛰어든 경제학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번스타인의 존재가 특별히 주목받는 것은 끝까지 소신을 지키면서도 고객의 돈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로서 탁월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 중 하나는 투자의 기본에 관한 것이다. 번스타인은 흐름에 역행할 수 있는 사람만이 풍성한 과실을 얻을 수 있다고 단언한다. 다수의 의견은 주식의 현재 가격에 이미 반영돼 있지만 그것은 미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이야기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물론 대중에 역행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경우 인간은 자신이 믿는 바와 다를 경우 눈앞에 펼쳐지는 명백한 사실조차 외면한다. 주식은 대개 인플레이션 기간에 하락하고 물가가 안정된 기간에 상승하는데도 사람들은 인플레이션 기간에 저축을 깨서 주식을 사야 한다고 믿는다.번스타인이 생각하는 주식 투자의 목적은 바로 생존이다. 이것은 위험관리야말로 성공의 비밀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에 따르면 우리가 얻게 될 수익을 통제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단지 예측하고, 계산하고, 희망할 뿐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변수는 위험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면서 이러한 위험을 통제하려면 무엇보다 스스로 ‘생각하는’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 ● 피터 번스타인 지음/이건 옮김/320쪽/비즈니스맵/1만5000 /이데일리 편/리더스하우스/2만 원/말콤 글래드웰 지음/노정태 옮김/김영사/1만3000원/리처드 탈러 외 지음/안진환 옮김/리더스북/1만5500원/이소무라 다케시 지음/이인애 옮김/더숲/1만2900원/이명옥 지음/21세기북스/1만6000원/고경호 지음/다산북스/1만1000원/김광수 지음/더난출판사/1만3000원/존 디마티니 지음/한수영 옮김/길벗/1만1000원/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4000원/고득성 지음/국일증권경제연구소/1만2000원패트릭 렌시오니 지음/이명민 옮김/272쪽/교보문고/1만3000원기업 경영에 유용한 기법들을 가족에 적용했다. 이른바 가정 경영이다. 넓게 보면 가족도 하나의 조직이며, 그것도 우리 삶에서 가장 소중한 조직이란 점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저자는 가정은 조금만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면 매우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조직이라고 말한다. 투자 대비 수익률이 매우 높은 관리 대상이라는 뜻이다. 가정생활의 체계와 질서를 잡아나가는데 필요한 지침을 제공한다.윤채현 외 지음/336쪽/한빛비즈/1만7800원경기 회복 기미가 보이면서 다시 국제 원자재 시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원자재 가격의 등락은 수출 기업의 실적과 주가는 물론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원자재 시장의 기초 상식에서부터 투자법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이언 커쇼 지음/이희재 옮김/1004쪽/교양인/5만 원세계의 역사를 바꾼 독특한 문제적 개인에 대한 전기다. 이미 히틀러에 대한 전기는 수없이 나와 있지만, 그에 대한 탐구는 여전히 현재적이다. 왜 합리성을 숭상하는 독일 민족이 히틀러에게 열광했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다. 영국의 구조주의 역사학자 이언 커쇼가 30여 년에 걸친 연구 성과를 종합해 분량에서부터 압도적인 두툼한 전기를 내놓았다.김하돈 지음/313쪽/호미/1만3000원호랑이 같은 기상으로 한반도를 장쾌하게 내리닫는 백두대간 그 긴 산줄기에 서린 따뜻한 옛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백두대간연구소 소장으로 백두대간을 보전하기 위한 시민운동을 벌여 온 환경 운동가인 저자가 여러 해 동안 수집한 1000여 편의 설화 가운데 50편을 추려 담았다. 강원도 오세암 다섯 살 동자 이야기를 시작으로 지리산 마고할미 이야기까지 구수한 이야기보따리가 저자가 찍은 풍경 사진과 함께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