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환 PMC프러덕션 대표 인터뷰
“뮤지컬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작 뮤지컬이 많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작품이 수출되고 수익성을 높여야 산업 규모도 커지기 때문이죠. 1~2년이 아니라 10년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명력을 가진 콘텐츠를 개발할 것입니다.”송승환(52) PMC 프로덕션 대표는 국내 뮤지컬을 산업으로 성장시킨 일등 공신이다. 그가 지금까지 기획한 공연은 대부분 성공했다. 특히 ‘난타’는 1년에 35만~40만 명 정도의 관객이 다녀갈 정도로 대성공을 거뒀다. 현재까지 37개국 231개 도시에서 공연했으며 6대주를 방문했다.“4년이 지난 현재도 서울에 2곳, 제주도에 1곳 총 3곳의 전용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8월에는 1만4000여 회를 공연했고 450만 명의 관객이 공연을 보았죠. 난타는 1997년 초연 이후 약 9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상반기 흥행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는 지난해 300석 규모 대학로 소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후 600석 두산아트센터, 현재는 800석짜리 코엑스아티움 무대에서 공연 중이다. 특히 ‘어린이난타’는 9년간 90만 명이 관람할 정도로 어린이공연의 바이블로 알려지고 있다.이처럼 성공 곡선을 그리고 있는 그이지만 그에게도 눈물겨운 스토리가 있다. 사업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그는 경제적으로 고통을 당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다.“제 생애 처음으로 1979년에 ‘루브’라는 뮤지컬을 제작한 적이 있는데 자금이 턱없이 모자라 김자옥 씨에게 100만 원을 빌려 해결한 적이 있어요. 난타 초창기 때도 자금난이 심했죠. 그때 친구가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줬어요.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요. 전 주변에 좋은 친구와 동료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저는 있을 수 없었을 겁니다.”창작 뮤지컬을 만들 때도 쉽지는 않았다. 대관, 티켓 판매 등 모든 면에서 여건이 너무 척박했기 때문이다. “라이선스 뮤지컬인 ‘레미제라블’, ‘캣츠’를 한다면 쉽게 대관할 수 있지만 창작 뮤지컬을 하려고 하니 극장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티켓 판매는 더욱 만만치 않았죠. 창작 뮤지컬은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일반 관객만으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워요”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창작 뮤지컬 제작에 매달리는 이유가 있다.“한국 뮤지컬계에는 작가 작곡가 등 크리에이티브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요. 재능 있는 인재들을 뮤지컬로 불러들이려면 결국 창작 뮤지컬을 계속 제작하고 해외에 알려 인지도를 높이고 파이(전체 시장)를 키워야 해요.”현재도 그는 공연 준비에 쉴 틈이 없다. ‘더 카(The Car)’, ‘금발이 너무해’ 등 올해 선보일 공연 준비에 한창이다. ‘더 카’는 PMC프러덕션의 새로운 넌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로 10월 중순 오픈 예정이다. 차량 정비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코믹한 일들을 무대 위에서 펼쳐 보일 계획이다. 또한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에는 이하늬 김지우 제시카 김동욱 김종진 전수경 등의 출연이 확정됐다.“지속적으로 창작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현재 턱없이 부족한 크리에이티브 인력의 양성에도 힘써 한국 뮤지컬 시장이 좀 더 튼튼하고 건실하게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약력: 1957년생. 96년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졸업. 65년 KBS 아역배우 데뷔. 77년 극단 76극장 입단. 89년 극단 환퍼포먼스 창단. 96년 PMC프로덕션 대표(현).김선명 기자 kim069@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