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적 화법이 주는 묘한 쾌감

어글리 트루스(The Ugly Truth)

이리저리 휘둘리는 약한 남자들은 가라. 바야흐로 다시 마초의 시대가 다가왔다. 노처녀이자 고품격 교양 방송을 지향하는 아침 뉴스 프로듀서(PD) 애비(캐서린 헤이글 분) 앞에 짐승 같은 남자 마이크(제라드 버틀러 분)가 나타났다. 평소 마음 따스하고 와인과 클래식을 즐기는 남자를 기다려 온 그녀에게 정말 ‘폭탄’같은 남자다.‘마초 9단’ 마이크는 애비의 환상을 무참히 깨버린다. ‘300(2007)’ 한 편만으로도 ‘마초’의 대명사가 된 제라드 버틀러는 지금까지 로맨틱 코미디에서 보기 힘들었던 남자다. ‘왓 위민 원트(2000)’에서 여자들의 속마음을 읽고 거기에 맞춰 행동하던 멜 깁슨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혹은 휴 그랜트를 우상처럼 떠받드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팬들에게 이 짐승 같은 남자는 가히 통제 불가능이다. “성격이 중요하다는 말, 다 거짓말이죠. 터질 듯한 가슴과 풍만한 엉덩이가 남자를 붙잡는 확실한 무기죠”라고 서슴없이 내뱉는 마이크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말과 행동을 가장 경멸하는 남자다. 그의 솔직담백한 입담은 많은 사람들을 화끈거리게 만들지만 그에 못지않은 수많은 팬들을 만들어낸다.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여자들의 묘한 심리를 자극하는 ‘육식남’의 전형이다.그런 제라드 버틀러의 매력과 함께 ‘어글리 트루스’는 직설적인 묘사와 화법이 묘한 통쾌감을 안겨준다. 성적인 농담을 비롯해 남자는 여자에게, 여자는 남자에게 속 시원히 내뱉지 못했던 속어나 숨겨진 얘기들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그렇게 이 영화는 그간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이 보여준 ‘내숭’과는 담을 쌓는다. 그래서 어쩌면 여전히 ‘샤방샤방한’ 이야기에 끌리는 사람들이라면 다소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다.그래도 제라드 버틀러와 환상의 호흡을 과시하며, 전혀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 캐서린 헤이글이 절묘한 균형을 맞춰주니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결정적으로 주목할 만한 사실은 ‘어글리 트루스’를 쓴 시나리오 작가 세 명이 모두 여자들이라는 점. 나쁜 남자를 싫어하는 여자들이라도 공감할 수 있는 요소는 바로 거기에서 생길지도 모른다. 감독: 로버트 루케틱 / 출연: 제라드 버틀러, 캐서린 헤이글 / 분량: 95분 / 개봉: 9월 17일 / 등급: 18세 관람가귀여운 외모와 뛰어난 매너로 남다른 스타일을 갖춘 니키(애시튼 커처 분)는 수많은 여자들이 순식간에 빠져드는 타고난 매력의 소유자다. 니키는 지성과 미모, 재력을 겸비한 변호사 사만다(앤 헤이시 분)를 만나고, 그녀의 펜트하우스에서 럭셔리하고 안락한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매력적인 웨이트리스 헤더(마가리타 레비에바 분)가 니키에게 포착되고, 작업은 하되 사랑은 하지 않겠다는 그만의 법칙이 흔들리기 시작한다.마드리드에서 잘나가는 레스토랑 ‘산타렐라’를 경영하는 막시(하비에르 카마라 분)는 이미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요리사다. 완벽하다고 믿어지던 그의 삶에 갑자기 나타난 전처와 아이들 에두와 알바. 그리고 이웃에 이사 온 매력적인 아르헨티나 출신 전직 축구선수 호라시오가 나타난다. 이들의 등장으로 산타렐라는 한바탕 시끄러워지고 막시와 레스토랑 여지배인 알렉스(롤라 두에냐스 분), 그리고 호라시오 사이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진다.쿠바의 하바나. 무명 뮤지션인 루이(알베르토 요엘 분)와 티토(로베르토 산 마르틴 분)는 자신들의 열정을 담은 첫 콘서트를 기획하던 중 스페인의 유능한 음반 프로듀서를 만나게 되고,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된다. 두 사람은 평생 나가보지 못했던 쿠바를 떠나 큰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설렘으로 음반 준비를 시작한다. 하지만 자신들의 계약이 노예 계약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고민에 빠진다.주성철·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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