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쌈 전문점, 수요층 넓은 스테디셀러’

선배에게 듣는 창업 노하우- ‘원할머니보쌈’ 남영점 이경란 사장

각종 식품 파동 여파로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 전통 음식이 웰빙 음식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전통 음식 전문점 창업에 관심을 갖는 예비 창업자들이 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보쌈 전문점이다. 보쌈 전문점은 가족들의 외식 수요나 직장인들의 술자리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어 수요층이 넓은 데다 수명 주기가 길고 오랜 시간 시장의 검증을 거친 스테디셀러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요즘 같은 불황기에 더욱 주목받는 창업 아이템이다.“보쌈 장사를 4년째 하고 있지만 올해가 매출이 가장 좋네요. 기름기가 쏙 빠진 담백한 돼지고기를 김치나 다양한 채소와 함께 싸먹는 보쌈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웰빙 음식이죠.” 서울 용산구 남영동에서 보쌈 전문점 ‘원할머니보쌈(www.bossam.co.kr)’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란(49) 사장. 지난 2005년 11월 원할머니보쌈을 창업해 4년째 안정적으로 점포를 운영하면서 요즘 월평균 8000만~9000만 원의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이 사장이 자신의 첫 창업 아이템으로 보쌈 전문점을 선택한 것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웰빙 트렌드를 반영해 보쌈이 건강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꾸준히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창업 전 다른 원할머니보쌈 가맹점에서 4년간 일을 하면서 보쌈 전문점의 수익성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검증한 것도 판단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아이들 학원비라도 벌어볼 요량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그게 원할머니보쌈이었죠. 그렇게 크지도 않은 점포였는데 장사가 잘되더군요. 자연스레 나도 이런 가게 하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그때부터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예비 창업자의 자세로 일했다. 식자재 입출고에서부터 재고 관리, 가맹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등 그전까지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일까지 꼼꼼히 배우려고 노력했다. 또 점포 매출과 수익 부문에도 관심을 갖고 시간대별이나 계절별 매출 추이 등을 체크해 보는 등 가상으로나마 자신이 직접 점포를 운영한다는 생각으로 업무를 익혔다.“주인이 된 마음으로 일을 하니까 업무 능률도 높아지고 덩달아 주위의 평판도 좋아지는 보너스까지 얹게 됐어요. 나중에 제가 점포를 열 때도 당시 일했던 가맹점 사장님이 조언도 해 주고 많이 도와주셨죠.”프랜차이즈 가맹 본사에 대해 신뢰를 가진 상태에서 가맹 창업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주위에서 프랜차이즈 가맹 계약을 했다가 피해를 봤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본사 선택에 신중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원할머니보쌈의 경우 4년 동안 일을 하면서 제 눈으로 직접 확인했으니까 본사의 건전성이나 가맹점 지원, 관리 등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 있었죠.”주력 매출 시간대인 저녁은 물론 직장인들의 점심 수요를 흡수해 점심시간대에도 매출을 올리고 근처 주택가 가족 수요를 겨냥한 배달 서비스로 매출을 다각화함으로써 수익성을 극대화한 것도 성공의 비결이다.“점포를 열고 나서 근 1년 동안은 점심 장사가 거의 안 됐어요. 저녁에 매출이 나오니까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었지만 어떻게 하면 점심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가 선택한 것은 반찬 전략. 반찬 가짓수를 늘려 잡다하게 늘어놓는 대신 계란말이, 부침개 등 손님들이 좋아할 만한 반찬들로 1주일치 식단을 짰다.“인기 있는 반찬 몇 가지로 식단을 짜니까 오히려 비용도 덜 들고 품도 절약되더군요.” 보쌈정식, 검은콩순두부, 버섯육개장 등 경쟁력 있는 점심 메뉴에 반찬까지 시너지 효과를 내니 금세 매출이 오르기 시작했다. “점심 매출이 나오기 시작하니까 전체 매출이 늘어나는 게 눈에 보이더군요. 큰 회사들이 말하는 매출 다각화 전략이란 게 이런 것 아니겠어요.”점심 손님과 저녁 손님 간의 ‘호환성’이 크다는 것도 장점이다. 점심 손님은 잠재적인 저녁 손님이 되고, 저녁 손님은 반대로 잠재적인 점심 손님이 되는 셈이다. 이 사장은 “점심에 모임을 갖는 주부 손님들이 많은데 그 손님들이 저녁에 가족과 함께 다시 방문하는 경우도 있고 저녁에 회식을 했던 직장인들이 바로 다음날 점심을 먹으러 온다”고 말했다.배달 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는 매출 다각화 전략이다. 최근 집에서 간단히 외식 분위기를 내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을 감안해 배달 서비스를 강화했다. 주말에 배달 주문이 많은 만큼 금요일에 집중적인 전단지 배포 등으로 홍보 효과를 높였고 배달 전용 용기에 고기, 김치, 야채 등을 각각 담아 정갈하면서도 근사하게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전체 매출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할 정도로 매출 확대에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이 사장은 보쌈류와 족발, 그리고 새싹쟁반무침면 등 모든 주력 메뉴에 인공 화학조미료인 L-글루타민산나트륨(MSG)을 사용하지 않는다. 보쌈이라는 음식 자체가 지극히 건강 지향적인 음식인 데다 인공 첨가물을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손님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사장은 “참살이 바람을 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MSG 무첨가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특히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요즘 한 달 매출은 8000만~9000만 원 선, 여기서 원재료비, 인건비, 임차료, 감가상각비 등 제반 비용을 모두 제하고 나면 1800만~2000만 원 정도가 순이익으로 남는다.창업비용은 155㎡ 규모의 점포 임차비용을 포함해 총 4억 원 정도가 들었다.│보쌈 전문점은 ‘전통 음식=웰빙 음식’이라는 등식이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고 인공 첨가물 무첨가 등 보다 건강한 맛을 위한 업체들의 노력이 이어지면서 최근 더욱 수요가 늘고 있는 업종이다. 삼겹살 등 다른 고기 전문점에 비해 상차림이 간단해 운영하기가 쉽고 고기를 구워 주거나 하는 별도의 서비스 인력이 필요 없어 상대적으로 인건비 절감 효과가 크다는 것도 장점이다.그러나 고기를 냄새 없이 부드럽게 삶거나 보쌈김치의 맛을 균일하게 내는 등 일정 수준의 조리 기술이 요구된다. 따라서 경험이 없는 초보 창업자에게는 독립 창업보다 품질 관리나 가맹점 관리에 강점이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이 유리할 수 있다. 단, 가맹점 창업을 할 때에는 맛은 물론 물류 시스템, 가맹점 지원 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우량 본사를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점포 운영에 있어서는 전통만을 강조하기보다 맛이나 모양, 판매 방식 등에 세련미를 더하는 등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기법들을 가미해 다양한 고객 수요를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가족 외식 수요가 많은 만큼 테이블 간격을 여유 있게 배치한다거나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놀이방 등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볶음밥 등 아이들을 위한 식사 메뉴를 한두 가지 갖추는 것도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추천 입지로는 가족 외식 수요나 직장인 회식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주택가나 3000가구 이상 대단위 아파트 단지, 사무실 밀집 지역 등이 적합하다. 점포 크기는 99㎡ 이상이 적당하며 주차 공간 확보 등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입지를 고르는 것이 좋다.강병오·FC창업코리아 대표 icanbiz@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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