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나게 맛있는 사과 이야기

‘기적의 사과’

기무라 아키노리. 올해 60세로 사과 산지로 유명한 일본 아오모리현의 농민이다. 농약을 전혀 쓰지 않는 ‘기적의 사과’로 일본에서 유명 스타 못지않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기무라 씨의 사과를 먹어본 사람들은 그 생생한 맛에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농약도, 비료도 전혀 주지 않고 키운 이 사과를 ‘기적의 사과’라고 부르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농약을 뿌리지 않고 사과를 재배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상식 밖의 일이었기 때문이다.이는 사과의 품종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에게 영감을 준 사과나 빌헬름 텔이 아들의 머리 위에 놓고 활로 쏘아 맞힌 사과는 지금 우리가 먹는 것과 완전히 다른 사과다. 예전 사과는 지금보다 크기가 작고 떫은맛이 강해 주로 주스를 만들어 마셨다. 그러던 것이 19세기 말 농약의 등장으로 훨씬 달고 크기도 큰 품종이 탄생한 것이다. 이들 새 품종은 강력한 농약 덕에 병충해에서 해방돼 당도와 크기를 높이는 쪽으로만 성장할 수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농약을 한 방울도 쓰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1970년대 말 우연히 ‘자연농법’에 관한 책을 읽고 과감하게 무농약 재배로 전환한 기무라 씨는 그 살 떨리는 무시무시한 결과를 온몸으로 체험해야 했다. 농약을 주지 않자 과수원은 순식간에 온갖 벌레들의 천국으로 돌변했다. 온가족이 비닐봉지를 들고 밤낮으로 벌레를 잡아냈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급기야 사과나무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고 꽃도 피우지 못했다. 사과 재배에 소득의 거의 대부분을 의존하는 그의 가족에게는 그야말로 악몽이었다.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그 후 펼쳐지는 한 고집 센 사나이의 10년간의 눈물겨운 사투다. 생활이 어려워지자 기무라 씨는 겨울에는 혼자 도시로 나가 공원에서 잠을 자며 막노동으로 돈을 벌고 유흥업소에서 웨이터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좀처럼 출구는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잘못된 선택이 가족을 고통으로 몰아넣었다는 죄책감에 결국 자살을 결심하고 산에 오른다. 하지만 그곳에서 기적처럼 해결책을 찾는다.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한 신념으로 끝내 성공에 이른 이야기는 언제나 따뜻한 감동을 준다.● 이시카와 다쿠지 지음/ 이영미 옮김/ 김영사/ 246쪽/ 1만1000원1.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지음/노정태 옮김/김영사/1만3000원2.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안철수 지음/김영사/1만900원3. 넛지/리처드 탈러 외 지음/안진환 옮김/리더스북/1만5500원4.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안철수 지음/김영사/1만900원5.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이시형 지음/중앙북스/1만3000원6. 일본전산 이야기/김성호 지음/쌤앤파커스/1만3000원7. 10 10 10/수지 웰치 지음/배유정 옮김/북하우스/1만3800원8. 왼손에는 사기, 오른손에는 삼국지를 들어라/밍더 지음/홍순도 옮김/더숲/2만2000원9.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4000원10. 4개의 통장/고경호 지음/다산북스/1만1000원수디르 벤카테시 지음/김영선 옮김/김영사/392쪽/1만5000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젊은 시절 시민 활동에 뛰어들었던 시카고 빈민가의 이야기다. 현재 컬럼비아대 사회학과 교수로 있는 저자는 대학원생 때 ‘하루 종일 교실에 처박혀 수학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다른 일을 해보기 위해’ 최하층 도시 빈민이 거주하는 공영주택 단지에 들어갔다. 그 후 10년 동안 마약 판매 갱단과 함께 매일 총에 맞을 위험을 감수하며 그들의 삶을 관찰하고 기록했다.헤더 로저스 지음/이수영 옮김/삼인/360쪽/1만4000원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쓰레기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추적했다. 우리가 버리는 그 많은 쓰레기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오늘날 쓰레기는 인류와 지구가 당면한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쓰레기 생산 국가다. 세계 인구의 4%인 미국인이 지구 자원의 30%를 소비하며 전체 쓰레기의 30%를 만들어 낸다. 더구나 미국은 자신들이 생산한 쓰레기와 폐기물을 다른 나라로 수출한다.서정민 지음/중앙북스/424쪽/2만 원현지인의 시각에서 풀어 쓴 중동 이야기다. 대학에서 아랍어를 전공하고 중동 특파원으로도 활약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 중동아프리카학과 교수로 있는 저자는 중동을 타자의 시각으로 보는 오리엔탈리즘과 서구 중심주의에서 탈피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중동은 폭력과 석유, 사막 등의 획일적인 이미지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곳이다.황태영 지음/휴먼앤북스/320쪽/1만2000원숫자와 계산이 지배하는 금융가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증권 맨의 에세이집이다. 저자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터득한 삶의 지혜를 모아놓은 일종의 잠언집이다. 모든 투자의 기초는 자기와의 싸움이며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다. 모든 고객과의 돈거래는 서로의 믿음, 마음의 소통에서 시작돼야만 한다.장승규 기자 skjang@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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