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서 뜬 별들
경기 불황과 낮은 취업으로 온라인 쇼핑몰 창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연예인이 운영하는 쇼핑몰도 주목을 받고 있다. 김준희의 ‘에바주니’, 이혜영의 ‘미싱 도로시’, 황신혜의 ‘엘리프리’, 백보람의 ‘뽀람’ 외에도 인터넷 의류 쇼핑몰 ‘자두야 닷컴’, 그룹 ‘태사자’의 멤버였던 김형준과 그룹 ‘클레오’ 출신의 박예은이 운영하는 ‘바닐라파이’ 등 다양하다. 특히 최근에는 브랜드를 론칭,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선보이거나 화보 촬영 사진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연예인 온라인 쇼핑몰 트렌드도 기존의 소호몰 형태에서 종합 쇼핑몰로 점차 변화되는 모습이다.연예인들이 쇼핑몰 창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적은 투자비용으로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준희가 운영하고 있는 ‘에바주니’는 초기 비용 약 9000만 원으로 시작해 홈쇼핑과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며 월 7억여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하루에만 평균 800건 정도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쇼핑몰의 한 건 평균 매출이 3만여 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에만 2400만 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2008년 4월에 오픈한 연예인 종합 쇼핑몰 ‘헤이요(hey yo)’는 하루 평균 5만 명 정도가 방문하며 1년에 평균 30만 건 정도 판매되고 있다. 평소 절친한 친구인 백지영과 유리(쿨)가 2008년 론칭한 ‘아이엠유리’는 일평균 방문자가 8만 명에 달한다. 하루 판매 건수는 1000여 건 정도. 매출액이 하루에만 3000만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연예인 온라인 쇼핑몰이 단기간 내에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인지도다. 이왕이면 이슈가 되는 연예인 쇼핑몰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그들과 소통하고 싶은 게 대중심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예인 온라인 쇼핑몰이라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성공한 연예인 창업가들은 그들만의 비결이 있는 것이다.패션 공유 커뮤니티 스타일렛(www. stylet.com)이 랭크닷컴 동향과 스타일렛 상품 조회 수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이엠유리(www.iamyuri.com), 에바주니(www.evajunie.com), 헤이요(www.heyo. co.kr), 따따따(www.ddaddadda.co.kr)가 가장 인기 있는 연예인 쇼핑몰로 분석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고 이를 비즈니스에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백성국 스타일렛 운영기획과 대리는 “아이엠유리는 20대 중반, 에바주니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 신기술이나 신제품이 나오면 남보다 먼저 사용하는 사람), 헤이요는 30대 초반이 많이 이용한다”며 “이 쇼핑몰들은 모두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줬다”고 말했다.아이엠유리는 20대 중반 여성들이 좋아하는 트렌드를 신속히 파악, 누구나 쉽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제품을 내세웠다. 유리와 백지영의 털털한 이미지에 맞게 평범한 디자인과 모델 컷을 기본으로 한 게 특징이다. 기존 연예인 쇼핑몰처럼 상품을 화려하게 꾸미지 않았다.남두선 아이엠유리 총괄팀 팀장은 “유리와 백지영 성격에 맞게 직접 제작한 상품들이기 때문에 시중에서는 볼 수 없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며 “소탈한 연예인의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온 것도 매출액 증가에 한몫했다”고 말했다.저렴한 가격에 비해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갖춰 놓은 점도 고정 고객을 잡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인이기 때문에 제품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게 남 팀장의 말이다.‘에바주니’는 평소 꾸준한 자기 관리로 가꾼 몸매와 스타일리시한 김준희의 패션 성향을 상품화했다. 이미지와 상품을 연계, 세련되고 트렌디한 쇼핑몰로 포지셔닝한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판매되는 옷은 질감이나 디자인이 돋보여야 하는 것이 판매 전략의 기본이다. 보다 예쁘게 보여야 하는 게 성공의 키워드다. 김준희는 이러한 점을 잘 이용했다. 주변에서 권유하는 ‘야외사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옷을 보다 돋보이게 했다. 또 직접 촬영한 김준희의 비키니 화보는 각종 포털 및 커뮤니티에서 최고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대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에바주니’ 관계자는 “S라인이 대세인 요즘 김준희의 평소 꾸준한 자기 관리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스타일리시한 패션 성향을 따라가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말했다.3위를 차지한 ‘헤이요’는 패션 감각이 뛰어난 연예인들의 쇼핑몰들이 대거 입점 돼 있는 종합 쇼핑몰로 다른 연예인 쇼핑몰에 비해 많은 제휴를 맺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뉴요커의 시크한 감성의 뉴욕스토리(박경림), 로맨틱 큐티한 여성복의 실버애플(소유진), 럭셔리 시크 오피스 룩의 바이 수(강수정), 캐주얼룩의 몰스룸(차예련), 미국 본고장의 세련됨을 그대로 가져온 키싱캔디(심은진) 등이 입점돼 있다. 이 사이트는 블로거들을 통한 블로그 마케팅을 진행, 매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스타일렛의 최근 6개월간 스타일 픽(style pick:회원이 등록한 패션 상품)은 230%, 조회 수는 180% 상승했다.헤이요 관계자는 “연예인들 각자의 감수성이 묻어난 다양한 디자인을 하나의 사이트를 통해 모두 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연예인 쇼핑몰들이 대거 입점돼 있어 실제 매출액이 상당하다”고 말했다.박경림의 ‘뉴욕스토리’는 월매출 3억 원대를 유지하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지난 5월 25일 오픈한 패셔니스타(fashionista: 뛰어난 패션 감각과 심미안으로 대중의 유행을 이끄는 사람) 차예련의 쇼핑몰 ‘몰스룸(moles room)’은 입소문을 타고 화제가 되고 있다. 몰스룸은 오픈하자마자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하루 쇼핑몰 접속자 수가 20만 건으로 폭주하면서 1주일 만에 주문량이 7000건이 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헤이요 관계자는 “‘대한민국 대표 여성 사이즈’ 박경림이 입어보고 예쁘니 많은 이들이 구매하고 있다”며 “몰스룸은 영화배우 차예련이 수년간 모델 활동을 통해 익힌 남다른 패션 감각을 살려 직접 디자인하고 코디해 의상이 심플하고 세련돼 구매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개그맨 김주현이 운영하는 ‘따따따’는 20대 초반 여성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했다. 김주현은 ‘웃찾사’ 프로그램을 통해 명성을 얻었지만 다른 연예인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박을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상큼하고 발랄한 캐주얼 의상을 선호하는 여성들의 입맛에 맞았기 때문. 사이트도 싸이월드 미니룸처럼 구성함으로써 20대 초반 여성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피팅 모델의 포즈 또한 중요한 변수다. 옷의 주름 잡히는 모습이나 디자인적인 요소가 잘 살아나도록 신경을 썼다. 온라인상에서 옷을 구매할 때 더 예뻐 보이는 것에 눈이 가는 것이 소비자들의 당연한 심리다. 세심한 배려는 매출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앞으로도 연예인 온라인 쇼핑몰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또 기존의 소호몰 형태가 아닌 전문 인력과의 합작 법인을 설립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운영되는 종합 쇼핑몰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백성국 스타일렛 운영기획팀 대리는 “이름만 내놓고 관리하지 않거나 차별화 전략을 쓰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며 “개인이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헤이요’ ‘오가게’ 등 종합 쇼핑몰에 입점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김선명 기자 kim069@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