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KOREAN SUPER COMPANIES 100

한경비즈니스가 한국신용평가정보와 공동으로 대한민국의 최고 기업 100개를 선정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1790개 기업을 시가총액과 매출액,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긴 다음 일렬로 세워 그중 상위 100개를 가려 뽑은 것이다. 아직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은 몇몇 기업은 대상에서 빠졌지만 한국 경제를 주름잡는 주요 기업이 총망라돼 있다.100대 기업 1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9년 연속 1위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매출액, 순이익 등 3개 평가 항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대한민국 대표 기업’임을 또 한 번 입증했다. 반도체 가격 폭락과 액정표시장치(LCD) 공급과잉으로 작년 하반기 한때 고전했지만 경영진 세대교체와 본사 인력 80% 현장 재배치라는 과감한 개혁 드라이브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2위 역시 지난해에 이어 포스코가 차지했다.3위부터는 순위 변동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5위였던 현대자동차는 순위가 2계단 뛰어 3위에 올랐다.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6위에서 4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이어 SK텔레콤(5위)과 SK에너지(6위), LG디스플레이(7위), LG전자(8위), LG화학(9위), 삼성화재(10위)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SK텔레콤과 LG디스플레이, 삼성화재는 모두 작년보다 순위가 2~4계단 상승했고 LG화학은 작년 19위에서 9위로 무려 10계단 뛰어올랐다. 반면 LG전자는 순위가 1계단 하락했다.SK에너지는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에서 분할된 사업 자회사로 2007년 상장돼 올해 처음 순위에 올랐다. 지난해 3위인 국민은행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함께 상장 폐지돼 빠진 경우다. 지난해 출범한 KB금융지주는 상장 후 1년이 지나지 않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전체적으로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휴대전화 조선 석유화학 철강 LCD 등의 대표 기업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모양새다. 환율 상승 영향으로 작년 한 해 수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1~10위는 100대 기업 중에서도 핵심이다. 이들 상위 10개 기업은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시가총액(30.76%), 매출액(25.90%), 순이익(55.99%)에서 모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순이익 비중이 55.99%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1790개 상장기업이 작년 한 해 동안 챙긴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이들 10개 기업이 벌어들였다는 것을 의미한다.올해 순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 4위를 차지했던 한국전력(한전)이다. 한전은 올해 순위가 무려 399계단 떨어진 403위를 기록해 100대 기업에서 탈락했다. 2008년 2조9500억 원대의 엄청난 적자를 기록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한전은 지난해 환율 급등, 원자재 값 강세, 경기 침체라는 3중고에 시달렸다. 경기 불황으로 전력 수요가 줄고 해외에서 사오는 원유와 유연탄 가격이 치솟았지만 정부의 강력한 물가 안정 정책에 밀려 전기료 인상이 좌절됐다.범위를 100대 기업 전체로 넓히면 결과는 더욱 흥미롭다. 하이닉스도 지난해 24위에서 431위로 순위가 407계단 떨어져 100대 기업에서 밀려났다. 반도체 가격 폭락으로 수익성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산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30위→415위) 두산인프라코어(43위→438위) 두산건설(94위→109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75위→465위) 금호석유화학(78위→423위) 등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화려한 성공 신화를 쓴 기업도 있다. 전반적인 자동차 시장의 침체 속에서 뛰어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112위에서 순위가 78계단 상승해 34위로 올라섰다. TV 브라운관과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에서 벗어나 이차전지 등 에너지 솔루션 업체로 변신한 삼성SDI도 474위에서 74위로 400계단 뛰었다.올해 79위로 100대 기업에 신규 진입한 남해화학(지난해 149위)도 마찬가지다. 국내 1위 비료 업체인 남해화학은 지난해 세계적인 가뭄으로 인한 곡물 가격 급등, 바이오 작물 확산, 게다가 환율 상승까지 겹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이 가장 많았다. 삼성카드(신규 상장), 삼성SDI, 에스원, 삼성정밀화학(이상 순위 상승) 등 4개 자회사가 새로 진입해 100대 기업 수가 9개에서 13개로 늘었다.이어 LG(8개), 현대자동차(5개), SK그룹(4개), 롯데(3개), STX(3개) 순이다. 금호아시아나는 4개에서 2개로, 두산은 4개에서 1개로 각각 줄었다.돋보기│선정 과정 및 지표최고 기업을 뽑는 방법은 다양하다.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글로벌 500대 기업’을 선정한다. 미국의 포천이 발표하는 ‘500대 기업’은 매출액을, 포브스의 ‘미국 500대 기업’은 매출액 순이익 총자산을 잣대로 사용한다. 반면 한경비즈니스와 한국신용평가정보(www.kisline.com)가 공동으로 선정한 ‘한국 100대 기업’은 시가총액 매출액 순이익 등 3개 항목을 주요 지표로 삼아 입체적인 기업 평가가 가능하도록 했다. 시가총액은 2008년의 마지막 영업일인 12월 30일을 기준으로 했고 매출액과 순이익은 2008년 1~12월을 기준으로 삼았다. 선정 지표별로 각각의 순위를 매긴 다음 3개 순위를 단순 합산해 종합 점수를 산출했다. 종합 점수가 같은 경우에는 매출액이 큰 기업에 우선순위를 부여했다.올해 ‘한국 100대 기업’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790개사를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이 중 1차로 뮤추얼 펀드 등 특수 기업(펀드, 리츠 및 선박 투자 회사) 57개사, 관리대상 기업 108개사, 2008년 이후 신설된 기업 20개사, 신규 상장사 60개사(시장 변경 상장인 경우는 제외), 계산 불가 업체(결산월 변경 및 공시 미비 등으로 인한 계산 불가 법인) 8개사, 피합병 법인 1개사(KTF) 등 총 248개사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2차 선정 과정은 1차에서 걸러낸 1542개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우선 결산월이 12월이 아닌 기업들을 대상으로 매출액과 순이익 데이터에 대한 조정이 이뤄졌다. 이는 2008년 1~12월까지 1년 동안의 경영 성과를 똑같은 잣대로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3월 결산법인의 경우 회계연도 기준으로 2008년 1~3분기(2008년 4~12월) 데이터에 전기인 2007년 4분기(2008년 1~3월) 데이터를 합산했다. 따라서 12월 결산법인이 아닌 평가 대상 기업들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 기업의 공식 자료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 회사의 경우 매출액은 영업수익을 적용했다.100대 기업 가운데 3월 결산법인은 삼성화재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코리안리재보험 메리츠화재 등 13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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