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들의 연기·연출 ‘찰떡궁합’

‘펠햄123’

일단 명단부터 화려하다. ‘더 팬(1996)’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1998)’ ‘스파이 게임(2001)’ 등 중급 규모의 스릴러 액션 장르에서 탁월한 솜씨를 발휘해 온 토니 스콧 감독을 필두로 덴절 워싱턴과 존 트라볼타, 존 터투로, 제임스 갠돌피니 등 언제나 제 역할을 다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한데 모였다.특히 문신에다 검은 가죽 재킷을 걸친 악당으로 출연한 존 트라볼타는 언뜻 ‘스워드피쉬(2001)’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때보다 더욱 잔인무도하고 터프한 악역으로 변신했다. ‘크림슨 타이드(1995)’를 시작으로 ‘맨 온 파이어(2004)’ ‘데자뷰(2006)’ 등 토니 스콧과 거의 단짝처럼 오래 작업해 온 덴절 워싱턴은 말할 것도 없다.뉴욕 도심 한복판, 펠햄 지하철역에서 열차 ‘펠햄123호’가 납치당한다. 국장에서 배차원으로 강등돼 있던 가버(덴절 워싱턴 분)는 뜻하지 않게 열차를 납치한 테러 조직의 리더 라이더(존 트라볼타 분)와 협상을 하게 된다. 라이더는 인질들의 목숨을 담보로 1시간 안에 현금 1000만 달러를 준비해 오지 않으면 1분 늦을 때마다 인질을 한 명씩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평범한 지하철 직원에 불과했던 가버는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게 된다.노련한 배우들의 앙상블도 뛰어나지만 테러 조직이 내건 1시간이라는 제한 시간에 맞춰 러닝타임이 거의 실시간으로 흘러간다는 점이 ‘펠햄123’의 장점이다. 영화는 시종일관 지하철 통제실과 펠햄123 열차, 그렇게 두 공간만을 오가지만 긴박감이 넘친다. 1973년에 발표된 원작을 1974년 ‘지하의 하이재킹’으로 처음 영화화한 이후 TV 영화로도 만들어진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철저히 소시민으로 보이기 위해 몸무게를 처음으로 100kg 넘게 찌웠다는 덴절 워싱턴의 고뇌처럼 영화는 통제 불능의 상황에 직면한 도시의 패닉 상태를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위기에 직면한 다른 인질들의 이야기나 역할들이 좀 더 부각됐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펠햄123’은 토니 스콧의 녹슬지 않은 솜씨를 감상할 수 있는 매끄러운 킬링 타임용 오락 영화다. 감독: 토니 스콧 / 출연: 덴절 워싱턴, 존 트라볼타 / 분량: 105분 / 개봉: 6월 11일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조필성(김윤석 분)은 하는 일이라곤 지역 발전을 위한 소싸움 대회 준비뿐인 시골 마을 예산의 형사다. 소싸움 대회를 준비하던 필성은 강력한 우승 후보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훔쳐 나온 마누라의 쌈짓돈으로 결국 큰돈을 따게 된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탈주범 송기태(정경호 분)에게 순식간에 돈을 빼앗기고 마는데, 송기태는 바로 몇 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가 행방이 묘연해진 이름난 탈주범이었다.제2차 세계대전 후 겉보기엔 또래 보통 소녀들과 다를 바 없는 16세 소녀 사야(전지현 분)는 사실 인간 아버지와 뱀파이어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국가로부터 비밀리에 받은 미션을 수행하는 뱀파이어 헌터다. 사야는 인간들 틈에 끼여 사는 뱀파이어를 찾아내는 비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주일 미군 내 고등학교로 잠입한다. 그녀는 자신의 초인간적인 힘과 검술로 그들을 하나하나 이 세상에서 소멸시켜 나간다.43세의 최(최민식 분)는 우연히 동생의 공장에서 네팔 청년 도르지의 장례식을 목격한다. 그리고 그의 유골을 고향에 전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히말라야 설산 아래 산꼭대기 외딴 곳에 도착한 최는 가족들에게 차마 그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친구로서 들렀다는 거짓말과 함께 도르지의 돈만 건넨다. 최는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곳에 머무르게 된다.주성철·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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