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여전…펀드 운용 노하우 ‘관건’

안정 되찾은 글로벌 금융주 펀드 투자 전략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진원지가 부동산이라고 한다면 금융은 경기 침체가 일어나게 한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 정책들로 서서히 안정을 찾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글로벌 금융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5월 26일 기준)은 8.57%를 기록했다. 더군다나 3개월 평균 수익률로 봤을 때 31.64%를 기록하며 해외 주식형 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인 28.64%보다 높았다.한편 아직 금융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는 모습은 아니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 섹터의 펀드 자금 흐름은 예상보다 더디게 움직이는 상황이다.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5월 20일 기준 올 초 대비 11억2000만 달러가 유출됐으며 자금 흐름 역시 유출입이 반복되며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각국의 적극적인 금융 정책으로 인해 금융시장 환경이 상당히 호전됐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주 펀드에 대한 관심 역시 예전보다 상당히 높아진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글로벌 금융주 펀드의 보유 종목이 대부분 미국 금융회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미국의 금융 업종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먼저 기술적으로 살펴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금융업종지수는 2009년 3월 저점 대비 100% 올랐고 2007년 기록한 고점 대비로 23% 수준을 되돌린 상황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기술적인 부담이 있는 구간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의 금융 업종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그 이유는 첫째, 펀더멘털 측면에서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미국 금융회사의 자본 건전성을 점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의 가장 핵심적인 목적은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미국의 금융 시스템 붕괴 우려는 일차적으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우량한 금융회사들의 부실 자산 구제 프로그램(TARP) 자금 조기 상환 계획 및 골드만삭스 등이 미 금융회사에 대한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한 것도 금융회사들의 상황이 한 단계 진전된 것을 지지하고 있다.둘째, 미국 금융회사들의 실적이 바닥권을 지났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미국 금융회사의 자산 상각과 신용 손실 규모는 972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지만 2008년 4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2003년 하반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모기지 금리와 급격한 하락세가 진정된 주택 시장을 감안할 경우 손실 규모가 재차 급증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한편 올 상반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주식 및 원자재 가격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투자 자산에 대한 부실화를 제어하고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을 증가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다. 향후 자본 확충과 기업들의 구조조정 이후에는 정부의 보증을 통해 평균 1~2% 금리 수준으로 조달한 부채를 재원으로 대출도 서서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셋째, 신용 리스크 및 자금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것도 미 금융주에 긍정적인 요소다. 현재 은행 간 대출금리인 리보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급격한 신용경색이 진정되고 금융회사들의 단기 유동성에 여유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리보금리 하락에 따라 TED 스프레드(3개월 리보금리와 미국 국채 간의 금리 차이)도 하향 안정되면서 자금 조달이 호전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금융회사들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낮아지고 있다. 이는 자금 및 신용시장에서도 금융 시스템 안정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미 금융업종지수가 낙폭 과대에 따른 단기 반등이 아닌 실제적인 금융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에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한다. 첫째,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의 기준 자체가 불완전하다는 점이다. 먼저 2009년과 2010년 미국의 실업률을 각각 8.9%, 10.3%로 가정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 4월 미국의 실업률이 8.9%를 기록했다. 또한 내년까지 19개 은행의 예상 손실 규모를 6000억 달러로 예상하고 있지만 미국 금융 부실 추정치를 2조7000억 달러(이미 손실 처리한 9000억 달러를 제외할 경우 1조8000억 달러)로 예상한 국제통화기금(IMF)에 비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잠재적 손실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 테스트 이후 은행 간의 옥석 가리기로 인해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둘째, 2008년 4분기와 같이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지만 2009년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시작된 금융 업종의 랠리는 실제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에 주가 탄력이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 이는 시가평가제를 보완한 회계기준 변경의 결과라는 시각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이러한 회계기준 변경에 대한 역효과도 배제할 수 없다. 기업 실적이 바닥권을 지나고 있다는 시각에 무게를 두지만 회복 속도가 시장의 기대와 상이할 경우(프라임 및 상업용 모기지 연체 확산 여부 중요)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셋째, 민·관 투자 프로그램(PPIP)의 성공 여부다. 이번 PPIP에서 시가평가제를 완화했다. 시가평가제 완화는 은행들의 부실 대출을 정부가 보증해 적정한 가격으로 재평가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은행에서 재평가한 가격이 과연 ‘시중 투자가들이 원하는 가격인가’라는 문제다. 분명 둘 사이에는 괴리가 발생할 확률이 높고 그 절충점을 찾지 못한다면 이 역시 금융시장에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한편 글로벌 금융주 펀드에는 유럽 대형 은행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따라서 유럽 은행에 대한 상황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현재 유럽 은행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테스트 결과는 공개되지 않을 예정이므로 투자자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시킬지 의문이다. 더군다나 유럽 은행은 미국보다 동유럽에 대한 노출이 높기 때문에 또 다른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그러나 유럽의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금융 시스템의 붕괴 위험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유럽식 스트레스 테스트가 굳이 나쁘다고 볼 수 없고 유럽 역시 자산 상각이나 신용 손실 규모가 둔화되고 있으므로 최악의 상황이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미국 금융 업종은 리스크 및 추가 확인 요인들이 아직 남아 있지만 밑으로 떨어질 리스크가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 급등했다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고점 대비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따라서 변동성이 수반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 시각에서 글로벌 금융주 펀드를 적립식으로 가입할 것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본다.한편 S&P500 금융업종지수가 100% 상승하는 등 글로벌 금융주가 큰 폭의 반등을 보였지만 글로벌 금융주 펀드는 펀드마다 수익률 차이가 심하게 나타났다. 5월 26일을 기준으로 3개월 수익률이 20~46%까지 무려 24%의 차이를 보였으며 해외 주식형 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보다 낮은 펀드도 있다.이는 글로벌 금융주 펀드 내에서도 펀드마다 어떠한 금융주에 투자하는지 등 금융주에 대한 비중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 위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금융 산업 내에서도 지역 및 섹터별로 진행 단계가 다르므로 운용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유럽이나 미국 등 각국의 은행들에 대한 비중을 어떠한 방식으로 가져가는지 각 운용사의 운용 보고서를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안정균·SK증권 펀드 애널리스트 jkahn@sk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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