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전도사의 전향 선언

‘자본주의는 왜 무너졌는가’

● 나카타니 이와오 지음/이남규 옮김/기파랑/382쪽/1만3000원미국 경제가 미궁에 빠지면서 신자유주의 때리기가 인기다. 급기야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한때 유행하던 ‘전향’과 ‘참회’라는 단어까지 되살아났다. 이번에는 ‘신자유주의’ 또는 ‘글로벌 자본주의’로 불리는 극단적 시장 원리주의가 비판의 대상이고, 불과 수년 전 규제 완화와 민영화를 부르짖던 신자유주의 전도사가 참회의 주인공이다.이 책을 쓴 나카타니 이와오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 이사장은 호소카와 내각과 오부치 내각 경제자문회의 멤버다. 오부치 내각 경제전략회의 의장대리를 지낸 인물로 그가 내놓은 정책 제안들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강도 높게 추진한 구조 개혁안의 밑그림이 됐다. 1973년 31세에 미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학자로 2003~05년 소니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런 만만치 않은 저자의 이력 때문에 지난해 말 일본에서 출간 직후 뜨거운 찬반 논란 속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참회의 고백은 30년 전 미국 유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무렵 미국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여유 있는 중산층 가정은 청결하고 화려했다. 그들의 느긋함과 관대한 마음, 번쩍이는 자가용과 컬러텔레비전은 일본에서 온 가난한 유학생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마디로 넘치는 풍요 그 자체였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은 그때와는 너무나 달라졌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도대체 그동안 미국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바로 미국을 지탱하던 중산층의 붕괴와 소득 격차의 확대다. 빌 게이츠 같은 슈퍼 부유층이 늘어나 미국인의 ‘평균 소득’은 올라갔지만 일반 서민들의 소득은 오히려 악화되거나 제자리걸음이다.저자는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 일본 사회를 풍미했고, 그 자신이 앞장서 주창한 ‘개혁이 없으면 성장이 없다’는 명제에 의문을 제기한다. 개혁은 옳았지만 미국식 신자유주의는 오히려 일본의 장점을 허물어뜨렸다. 확실하게 ‘전향’을 선택한 저자는 글로벌 자본주의는 ‘괴물’이고 ‘악’이며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자멸의 길에 들어섰다’고 맹공을 퍼붓는다. 최근 위기를 한 번 지나가는 ‘감기’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저자가 제시한 대안은 일본 전통과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북유럽 모델이다. 1.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이시형 지음/중앙북스/1만3000원2. 넛지/리처드 탈러 외 지음/안진환 옮김/리더스북/1만5500원3. 4개의 통장/고경호 지음/다산북스/1만1000원4.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4000원5. 필립 코틀러 카오틱스/필립 코틀러 외 지음/ 김명철 외 옮김/비즈니스맵/1만3000원6.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신현만 지음/위즈덤하우스/1만2000원7. 스물일곱 이건희처럼/이지성 지음/다산라이프/1만 원8. 원형지정 주식실전매매1/황호철 지음/나눔터북스/2만 원9.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지음/노정태 옮김/김영사/1만3000원10. 영어천재가 된 홍대리/박정원 지음/다산라이프/1만3000원마틴 메이어 지음/이현옥 옮김/지식노마드/480쪽/3만 원미국 은행업 100년의 흐름을 방대한 취재와 연구를 통해 정리한 책이다. 전통적으로 은행은 다른 사람의 돈으로 대부업을 하는 곳이다. 이런 게 가능했던 것은 은행이 공익적인 기능을 담당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은행업의 성격은 크게 바뀌었다. 탐욕이 공익의 자리를 대체하게 된 것이다.야마다 아리히토 지음/이종렬 옮김/예문/1만2000원회계 개론서 같은 제목을 달고 있지만 비즈니스를 바꾼 회계참모, 즉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이야기다. 구글과 소프트뱅크, 디즈니, 닛산자동차를 최고의 기업으로 키운 것은 바로 뛰어난 CFO들이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컴퓨터 천재이지만 경영에는 문외한이다. 비즈니스의 틀을 잡고 기업 공개를 성공시킨 것은 CFO인 조지 레이에스의 공이다.웨난 외 지음/정광훈 옮김/392쪽/돌베개/1만4000원중국 황제 무덤의 도굴사. 저자는 중국을 대표하는 고고학 전문 작가다. ‘마왕퇴의 귀부인’, ‘진시황릉의 비밀’ 등으로 국내에도 두터운 독자층을 갖고 있다. 사료를 꼼꼼히 읽고 능묘 현장을 답사하고 관계 기관과 공안국 담당자들을 직접 인터뷰해 원고를 완성했다. 최근 수십 년간 중국에서 도굴당한 무덤은 최소 20만여 기에 달한다.장상용 지음/256쪽/비전코리아/1만2000원만화는 상상력의 보고이자 잠든 감수성을 깨우는 종합예술이다. 이제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만화에서 경영의 지혜를 배운다. 초밥에서 심오한 세계를 발견한 ‘미스터 초밥왕’, 국내에 와인 돌풍을 일으킨 ‘신의 물방울’, 한식의 세계화를 예고한 허영만의 ‘식객’ 등 만화 72개 타이틀을 24개 주제로 나눠 소개한다.장승규 기자 skjang@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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