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설계 시작은 ‘가계부 단속’

한경비즈니스·머니트리 공동 기획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재무 상황 파악과 지출을 점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가계부 작성이다. 가계부를 작성하면 매월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비용(고정 지출)에 대한 점검 및 기타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변동 지출, 소비성 지출)에 대해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지출을 확인하면 꼭 발생하지 않아도 되는 소비성 지출을 찾아 줄일 수 있다. 그러면 가계부 작성을 통해 줄일 수 있는 지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확인해 보자.재무 설계 시 고객과의 상담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얘기하는 부분은 신용카드다. 현대사회에서 물품의 구매 등 지출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편리하게 이용되는 신용카드지만, 반대로 계획적인 지출을 방해하는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도 신용카드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보유한 현금만으로 물건을 구입해야 하는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지출을 하기 전에 무척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이 물건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가?’ ‘비싸게 구입하는 것은 아닌가?’ 등 구매에 앞서 많은 확인과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신용카드의 경우라면 현금을 사용할 때보다 이러한 고민을 덜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또한 값비싼 물품의 경우에도 할부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 지출에 있어서 적극적이 되기 쉽다. 이처럼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많은 문제(과도한 사용 시 연체로 인한 신용도의 하락 등)를 가져올 수 있다.카드 사용과 함께 잦은 외식이나 음주 등으로 인한 비용 지출도 충분히 통제가 가능한 지출에 포함될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종종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이다.또한 절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술자리 또한 직장 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외식이나 음주의 빈도가 가끔이 아닌 자주가 된다면 이 또한 불필요한 지출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외식, 음주를 줄여주게 되면 비용의 절감도 얻게 되지만 본인의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다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차량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동의 편리성이나 생활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차량을 구입,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차량이 생기게 되면 가계부의 지출 내역에 세금, 유류비, 차량 유지비 등이 추가로 기록된다. 이런 비용 외에도 차량을 할부로 구입할 경우에는 할부 대금도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비용들이 모두 더해져 보통 한 달에 50만~60만 원 정도의 비용이 차량 유지비 명목으로 지출되게 된다. 따라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차량 구입을 미루거나 재정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차량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마지막으로 점검해 볼 부분은 과도한 보험료의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조사해 보고 본인에게 필요한 보장성 보험과 저축성 보험 등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이처럼 본인의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가입이나 권유에 의해 가입한 경우라면 보험료가 많이 지출되지만 정작 필요할 때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재무적인 면에서 보장성 보험료의 경우에 가족 구성원이나 소득에 따라 차이가 나게 되지만 평균적으로 가계 수입의 8~12% 정도에서 지출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 정도 비율로도 충분히 원하는 보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보장성 보험료 지출이 평균적인 비율을 초과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점검해 주는 것이 좋다.옛 속담에 ‘개처럼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는 말이 있다. 어렵게 돈을 모아 쉽게 써버리는 사람들의 습성을 역설적으로 풍자한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처럼 모으기 어려운 돈을 과연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꾸준하고 장기적인 저축이 어려운 것은 그만큼 우리가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지출이 주는 즐거움이나 편리함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현재의 지출을 포기함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그만큼의 경제적인 보상을 선택할 것인가.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독자들의 미래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조영준·머니트리 재무설계사 yjdream@hanmail.net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