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업의 35%…생산성 ‘굿’

여성 기업의 현황

최근 여성의 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여성 기업인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여성이 운영하는 여성 기업은 전체 기업의 3분의 1을 넘어선다. 통계청이 지난 2007년 조사·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여성 기업의 수는 115만940개로 전체 기업 중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여성이 일하면서 자녀를 양육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과 출산율이 높아지며, 이는 연금 부양률 감소와 출산율 증가로 이어져 인구 고령화와 연금 고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며 “여성 기업의 증가는 여성의 경제활동을 촉진해 여성의 사회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며 남녀 차별 해소와 경제성장, 고용 확대의 효과를 가져 온다”고 강조했다.이처럼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여성 기업의 현황을 가장 광범위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중소기업청과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2년마다 발표하는 ‘여성 기업 실태조사’를 통해서다.지난 2007년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여성 기업의 창업 동기는 직접 창업이 80.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기존 기업의 인수가 16.5%, 가업 승계(남편이나 부친의 사업 승계)가 3.3%로 조사돼 여성의 사회활동이 예전에 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여성 기업이 활발하게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소규모 기업이 대부분으로 보인다. 먼저 여성 기업의 조직 형태는 개인 기업 98.3%, 회사 법인 1.4%로 대부분의 여성 기업이 개인 기업의 형태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35.6%, 제조업이 7.2%, 도·소매업이 0.5%, 음식·숙박업이 0.3%, 기타 업종이 2.1%로 나타나 건설업의 법인화율이 타 업종에 비해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또 전체 여성 기업 92.6%가 종업원 규모가 5인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여성 기업의 94.3%가 비제조업 특히 도·소매업(29.5 %)과 음식·숙박업(37.6%)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업력 역시 대부분의 기업(80.9%)이 창업 후 10년 이하라고 응답했으며 복수 사업장을 가진 기업은 1.8%, 사업장을 자체적으로 소유하고 있다고 대답한 여성 기업인은 14.3%에 불과했다.각종 경영지표상으로도 여성 기업의 규모가 작다는 것은 여실히 나타난다. 여성 기업의 평균 자산 총액은 약 1억1335만 원, 자본금 규모는 8800만 원, 부채는 약 2535만 원, 매출액은 평균 약 1억591만 원, 계속사업이익은 약 954만 원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의 자산 규모가 3억6731만 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제조업(2억9124만 원), 도·소매업(1억5566만 원), 음식·숙박업(7574만 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어려워진 경제 여건을 반영하듯 여성 기업들의 수익성은 2000년 이후 계속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기업의 자기자본 계속사업이익률은 2006년 10.8%로 낮아졌으며 매출액 대비 계속사업이익률 또한 낮아져 9.0%로 나타났다.다행스러운 점은 여성 기업의 안정성과 생산성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 기업의 안정성과 관련 있는 부채비율은 2002년(38.5%)과 2004년(48.4%)에 비해 지속적으로 감소해 28.8%로 낮아졌다. 또 생산성 관련 지표인 종업원 1인당 매출액의 경우 2004년 2873만 원에 비해 훨씬 높아진 4487만 원을 기록해 향후 여성 기업의 수익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그렇다면 여성 기업들은 자금 조달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86.9%의 여성 기업인들이 스스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금융회사 대출이 9.4%, 개인 사채 및 기타가 3.3%, 정부 정책자금이 0.4%로 조사돼 더 많은 정부와 금융권이 여성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또 마케팅과 관련해 여성 기업인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요인은 수요 예측 등 시장 정보 수집 능력(14.8%), 홍보 및 광고 능력(8.8%), 판매망 및 유통 채널 관리 능력(7.7%)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여성 기업은 마케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느끼는 분야로 시장조사 및 관련 정보 제공(47.5%)을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불공정 경쟁 업체 제재 및 하도급 관행 개선(15%), 컨설팅 지원(14.8%) 등으로 응답했다.이와 함께 여성 기업 중 해외시장에서 실적이 있는 경우는 불과 0.3%로 나타나 아직까지는 대다수의 여성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부분의 여성 기업이 향후 해외 지사의 설립 계획이 없다(98.5%)고 응답했다. 여성 기업인들은 이처럼 기업의 해외 진출이 발목을 잡히고 있는 원인으로 해외시장 정보 부족(37%), 무역 전문 인력 부족(29.7%), 해외시장 마케팅 경비 부담(17.1%), 물류비용 부담(11.8%) 순으로 꼽았다.사실 그간 여성 기업인들이 가장 힘들게 생각해 온 것 중 하나가 여성 기업, 혹은 여성 기업인에 대한 차별이다. 하지만 차별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 따르면 여성 기업의 기업 경영 활동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불리하다는 의견이 13.1%, 비슷하다는 의견이 68.2%, 유리하다는 의견이 18.7%로 나타났다. 여성 기업인이기 때문에 차별적 경험을 했다는 의견은 2.4%, 남성 기업보다 금융회사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았다는 의견은 5.2%에 불과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여성경제인협회 측은 “여성 기업의 경영 활동을 남성 기업과 비교했을 때 불리하다는 의견이 점점 줄어들고 유리하다는 의견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라며 “과거에 비해 여성들이 체감하는 기업 경영 활동 여건이 많이 개선됐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여성 기업인들이 기업 활동에 있어서 남성들에 비해 유리하다고 느끼는 점은 여성의 섬세함으로 인해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기가 유리하다는 점이 90.1%로 압도적이었으며 불필요한 간접비를 절약할 수 있다(4.2%), 신용을 얻으면 유지하기가 쉽다(3.0%)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리한 점은 자녀 육아 병행(27.4%), 사회적 편견(27.0%), 남성 중시의 접대 문화(24.5%) 순이었다.여성 기업인들이 기업 활동과 관련해 가장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은 오히려 판로 개척(32.0%)이었다. 뒤를 이어 자금 조달(26.1%), 사업 정보 획득(5.1%), 인력 확보(3.3%), 기술 개발(3.2%) 순으로 조사됐다.한편 여성 기업은 정보화 측면에서 매우 뒤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기업인의 74.5%가 컴퓨터를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것. 실제로 여성 기업의 평균 PC 보유 대수는 0.44대이며 전산 전담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여성 기업은 전체의 4.7%에 불과했다.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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