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마음의 ‘무인도’가 있다

‘김씨표류기’

여의도에 직장을 둔 사람들, 혹은 강변북로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라면 밤섬의 존재를 잘 알 것이다. 서강대교 아래 마치 동남아를 연상시키는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듯한 한가로운 그 섬 말이다. 바쁜 출퇴근길에 마주치게 되는 그 초현실적인 풍경은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김씨표류기’는 바로 그 섬에 뚝 떨어진 한 남자의 이야기다.한편으로 과연 그것이 2시간가량의 영화 이야기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이해준 감독이라고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천하장사 마돈나(2006)’로 혜성처럼 등장한(이해영 감독과 공동 연출) 그는 두 번째 영화가 가장 기다려져 온 주인공이기 때문이다.엄청난 빚을 진 남자 김씨(정재영 분)는 자살하려고 한강에 투신한다. 하지만 그는 뜻하지 않게 한강 밤섬에 표류하게 된다. 그의 절박한 구조 요청은 번번이 묵살당하고, 어쩔 수 없이 밤섬에서 원시적인 생활을 꾸려나가기 시작한다. 한편 밤섬 건너편 아파트에 사는 여자이자 또 다른 김씨(정려원 분)는 오직 집안에서만 지내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다.오직 달 사진 찍기만이 삶의 낙인 그녀는 우연히 망원렌즈로 밤섬에서 표류 중인 남자 김씨를 발견하고 호기심으로 와인병에 쪽지를 넣어 강물에 띄우게 된다. 두 사람 외에는 특별한 주변 인물이 없고 그 둘도 라스트에 이르기까지 내내 만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한 감이 없는 것은 순전히 감독의 재능 때문이다.죽으려고 했던 김씨는 역설적으로 밤섬에 불시착하면서 야생의 삶에 적응하게 된다. 인스턴트 자장 라면의 ‘스프’만 발견하고는 언젠가 곡식을 길러 꼭 자장면을 만들어 먹겠다는 의지는 너무나 우스꽝스럽지만 한편으로 우리에게 묘한 질문을 던진다. 가장 죽고 싶었던 순간이 어느새 가장 강렬한 생의 의지로 탈바꿈한 것이다.그렇게 와인병에 실려 온 메시지에 그는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그 메시지에 답하기 위해 모래 사장에 써놓은 ‘Hello(헬로)’라는 인사는 다름 아닌 세상을 향한 구원의 몸짓이다. 테마 자체는 낡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이해준 감독은 빛나는 상상력으로 좋은 소재를 건져 올렸다. 감독: 이해준 / 주연: 정재영, 정려원 / 분량: 116분 / 개봉: 5월 14일 / 등급: 12세 관람가하버드대 종교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 분)은 교황청으로부터 의문의 사건과 관련된 암호 해독을 의뢰받는다.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고대 의식인 ‘콘클라베’가 집행되기 전, 가장 유력한 4명의 교황 후보가 납치되고 교황청에 일루미나티(비밀결사 조직)의 상징인 앰비그램(양방향으로 읽히는 문자)이 나타난 것. 500년 만에 부활한 일루미나티는 4명의 교황 후보를 한 시간에 한 명씩 살해하고 마지막에는 바티칸을 폭파시킬 것이라며 가톨릭 교회를 위협한다.제천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초청된 구경남(김태우 분). 프로그래머 공현희(엄지원 분)를 비롯한 영화인들과의 술자리를 핑계 삼아 심사는 뒷전이고 우연히 옛 친구를 만나 그의 집으로 향한다. 술자리에서 친구의 아내 때문에 묘한 분위기로 마무리되고, 다음날 구경남은 뜬금없이 파렴치한으로 몰린 채 도망치듯 제천을 떠난다. 한편 제주도에서 특강을 하게 된 그는 선배인 화백 양천수를 만나 함께 그의 집에 간다. 거기서 양천수의 아내가 과거 자신이 연모했던 후배 고순임(고현정 분)임을 알게 된다.1400년대의 태국. 권력 싸움에 가족을 잃은 티엔(토니 자 분)은 우연히 마적단 두목 처낭의 눈에 띄어 무술을 전수받는다. 성인이 된 티엔은 마적단의 두목으로 혁혁한 공을 세우고, 마침내 가족의 복수를 위해 길을 나선다. 가족을 죽인 왕의 처소에 잠입한 티엔은 왕과 그의 부하들을 해치우고 돌아오지만 그의 복수는 결국 그가 이끄는 마적단을 위협한다. 마적단을 지키고 복수를 끝내야 하는 티엔은 더 치열한 결투에 휘말린다.주성철·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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